
이번 라운드테이블에는 40여명의 전문가 및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등 국내 금융기관 관계자가 참석하여 투자은행의 필요성과 발전 전망에 대해 열띤 논의를 펼쳤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기업구조조정이나 향후 성장동력 활성화 등 한국경제의 주요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투자은행이 절실히 필요하나 투자은행을 발전시키는 게 쉽지 않다는 데 공감하였다. 또한 투자은행 발전에 대한 역사적 접근, 해외의 규제변화 분석, 그동안의 국내 투자은행 육성정책 평가 등 다양한 의견과 정책제언을 공유했다.
경북대학교의 박경로 교수는 긴 역사적 관점에서 투자은행 산업의 발전을 살펴보고 이에 따라 큰 틀에서 투자은행의 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투자은행 산업의 발전을 중세 유럽 무역상인들의 무역금융과 정부금융으로부터 시작하여 이후 현대 자본주의의 발전과정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변모하였는지 추적했다. 박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네가지의 장기적인 정책 시사점을 제시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박기홍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은행과 관련된 규제가 해외 주요국에서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검토하고 한국의 규제 현실과의 비교 분석을 통해 다양한 정책제안을 제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규제흐름을 살펴보면, 우선, 겸업과 고위험상품 운용으로 인한 시스템리스크에 대한 우려문제가 크게 작용됐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증권업 사내겸업이 제한되면서 위험 전이 방지와 예금자 보호가 강화되고, 과도한 신용팽창에 의한 시스템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부보은행의 건전성 규제, 대형 투자은행의 파생상품 등 고위험상품 운용 규제도 강화되었다. 그러나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임직원 겸직, 정보 공유 부문의 제도 변화는 크지 않았으며, 투자은행에 대한 낮은 규제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자본시장 내 창의성과 활력이 지속되도록 했다.
박 연구위원은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국내 주요은행의 경우 금융지주를 통해 은행업과 증권업의 계열 분리는 잘 되어 있으나, 제한된 한도 내에서 은행과 증권회사가 각각 고위험상품 운용도 가능하다. 아직까지 거래의 규모가 크지 않아 규제의 실효성이 낮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규제 트렌드에 맞춰 시스템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임원 겸직과 고객 정보부문은 해외규제 대비 상당한 제약이 있어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지원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는 금융지주회사 설립 목적에도 배치된다. 특히 진입장벽과 건전성 규제가 높아 다양하고 전문화된 투자은행의 설립과 성장이 저해될 소지가 많아 시장의 창의성과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규제완화가 검토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고려대 박경서 교수는 국내 투자은행 육성과 관련하여 그동안 추진된 정부정책들을 분석 평가하고 향후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라운드 테이블’은 하나금융그룹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와 (사)한국금융연구센터의 주최로 매년 각 분야의 전문가 및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등 각 업종별 금융 전문가로 구성된 패널들이 모여 주요 이슈에 대한 발표와 종합토론을 통해 다양한 의견과 정책제언을 공유하고 있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