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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 “채무자 인권 보장하는 서민금융 시스템 필요”

전하경 기자

ceciplus7@

기사입력 : 2016-08-16 00:21 최종수정 : 2016-08-16 01:06

편법·불법 채권추심 근절 앞장
무분별 대출 금융권 책임 추진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대한민국은 ‘빚의 나라’다. 가계부채는 1223조에 달하고 정부에서는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서민금융의 중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곧 출범할 인터넷전문은행도 중금리대출 첨병으로 만든다는 입장이다.

비례대표 의원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한 제윤경 의원은 채무자를 보는 시각을 뒤집는다. 돈을 빌려준 채권자, 즉 금융권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 사업을 진행할 때 CEO가 선택에 따른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처럼 금융권도 채무자의 갚을 능력을 제대로 보지 않고 빌려줬으니 금융권이 이를 감수해야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제 의원이 말하는 ‘빚 못 갚을 권리’다.

주빌리은행 상임이사에서 국회의원이 된 제윤경 의원은 사회 전반 ‘빚 못갚을 권리’ 확산을 위해 법제 마련에 힘쓰고 있다.

◇ 대출은 합리적 판단이 기본

제윤경 의원은 지난 7월 대부업체 TV광고와 연대보증을 금지하는 ‘대부업 3+1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대부업 뿐 아니라 저축은행, 카드사 대출광고도 전면 금지한다.

이 법안이 발의된 후 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광고가 주 영업채널인 대부업·저축은행에게 광고 전면 금지는 영업 기반을 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제 의원은 이에 대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대출광고는 상환능력 없는 소비자가 대출을 받게 해 금융권의 ‘약탈적 금융’을 가능케하는 근본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생각하는 대출의 개념은 ‘상환능력이 되는 사람이 급전이 필요할 때 빌리는 것’이다. 제윤경 의원에게 저축은행, 대부업 등 금융권은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대출을 행하는 기관이다. 상환능력이 충분하지 않는 사람에게 대출을 실행해주는 데서부터 약탈적 금융이 시작된다. 그 기저에는 ‘광고’가 근본 원인이라는게 제 의원의 인식이다.

그는 “대출은 그 무엇보다 냉정하고 합리적 사고에 기반해 선택해야 하는 문제”라며 “대출광고는 소득없어도 빌려준다고 광고하면서 소비자가 충동적으로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다”고 비판했다. 2금융권의 대출광고가 대출의 본질을 왜곡한다는 뜻이다.

그의 ‘합리적 대출관’은 타당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에 대출로 생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자금 통로를 막을 수 있어서다. 제2금융권 고객은 1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저신용자가 대부분이기에 2금융권이 이들에게 고금리더라도 자금창구가 될 수 있다는게 업계 의견이다.

제윤경 의원은 이에 대해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생활비가 없어서 대출까지 실행하는 사람은 명백히 상환 능력이 없다고 볼 수 있다”며 “상환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생활비를 빌려준다는 명목으로 법정 최고 금리를 매기는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제 의원은 생활비는 절대 급전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는 “급전은 특정 달에 잠깐 유동성 위기를 겪을 시에 쓰이는 말”이라며 “해당 달에 대출을 시행해도 계속 대출을 받게되는 마이너스 상태는 급전이 아닌 부실”이라고 말했다.

◇ ‘약탈적 금융’ 가능케하는 법제 바뀌어야

제윤경 의원이 금융기관의 폐지를 주장하는건 아니다. 제 의원은 금융기관의 대출 영업은 법과 제도 안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기업의 당연한 본성이라는 데 동의한다. 때문에 약탈적 금융의 근본 원인은 법과 제도의 미비에 있다고 본다. 제윤경 의원은 법과 제도가 약탈적 금융을 허용하다보니 상환 능력이 없는 소비자에게도 대출이 행해져 지금의 ‘과잉대출’을 초래하고, 채무자의 삶을 옥죄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진단한다. 특히 채권 추심이 채무자의 인권을 보장하지 않아 문제가 크다고 말한다.

제 의원은 “금융기관이 소멸시효 완성된 채권을 추심이 가능하도록 소비자에게 이자를 면제해줄테니 1만원이라도 갚으라는 식으로 대출을 유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제 의원은 “현행 법에 추권 추심은 하루 3통까지만 하도록 되어있는데 예를 들어 1000만원을 대출하게 되면 일부러 300만원으로 나눠서 대출을 실행해준다”며 “대출을 나눠서 실행할 경우 하루 3번을 3배 더 많이 추심할 수 있기에 금융기관은 채무자에게 상환을 과도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제윤경 의원은 이러한 법제의 허점이 채무자를 불법 사금융까지 손대게 한다고 분석한다. 그는 “한국의 채권 추심이 숟가락만 제외하고 모두 압류하다보니 채무자들은 공포감에 악착같이 상환하려 한다”며 “빚을 갚기 위해 또다른 빚을 지게 되는 ‘돌려막기’를 시행해 사금융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금융권이 불법 사금융으로 소비자가 손을 뻗지 않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과도 상반된 이야기다.

법제 미비는 금융권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를 초래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제윤경 의원은 “일본의 경우 소득의 3분의 1 이상을 대부업 대출로 받지 못하도록 법제화가 되어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상환능력에 따른 대출 제재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보니 금융기관이 소득없는 사람에게 대출을 주는 모럴해저드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서민금융 담당 기관과 제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행복기금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제윤경 의원은 “국민행복기금 구조는 은행연합회 회원이 주주로 되어있으면서 이익이 나면 은행에 배당을 할 수 있는 구조”라며 “이러다보니 채무자에게 상환을 강요하는 업무가 주가된다”고 설명했다.

◇ 금융권, 채무자의 채무조정 의무 시행 추진

그가 발의한 죽은채권 부활 금지법은 채무자의 모럴해저드를 일으키고 성실상환자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제 의원은 채무자의 모럴해저드로 몰고가는건 채무자를 벼랑 끝으로 몰고가는 ‘프레임’이라고 말한다.

제윤경 의원은 “대출을 갚지 않을 경우 소비자 개인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므로 채무를 일부러 갚지 않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지금의 채무자들은 정말 안갚아서가 아닌 못갚아서 어쩔 수 없이 연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무자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채무자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채권 조정을 통해 상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제윤경 의원은 “금융권이 갚지 못하는 채무자를 복지기관으로 안내하는 노력과 함께 채무조정을 해야 한다”며 “어차피 채권 추심 기관에 채권을 헐값에 매각한다면 채무자의 채무를 일정부분 면제해주고 갚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인식에서 시작해 제 의원은 금융기관이 신용소비자를 보호하도록 의무하는 조항 등이 담긴 ‘신용소비자보호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기관의 채권 추심 판매 배경에는 은행법에서 요구하는 ‘건전성 비율’이 있다. 은행에서는 건전성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채권을 추심업체에 팔거나 상각해버린다. 제 의원은 “은행법을 개정해 채권 상각을 쉽게 못하도록 제도화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복지상담센터를 지역 별로 정착시키는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 금융복지상담센터는 상환능력이 없는 채무자들에게 임대주택, 일자리 등을 연결해주고 채권도 조정해주는 서민금융기관이다. 상담센터를 통해 채무를 모두 갚고 재기에 성공한 사례가 많다. 제윤경 의원은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서민금융진흥원이 제대로 되려면 금융복지상담센터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 의원은 “서민금융진흥원은 하루에 30분 상담에 채무자의 인권 고려 없이 결국 강제조정으로 상환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판했다.

낙후된 서민금융 시스템을 선진국형 시스템으로 바꾸고자 한다. 채무자의 인권을 고려하는 채권 추심을 정착시키는 것. 미국에서는 자동차 압류를 금지하고 채권 조정, 복지제도로 상환을 장려한다. 제윤경 의원은 “호주의 ‘컨슈머 로 센터’ 방문했을 때 센터장이 한국의 추심제도를 듣고 ‘최악’이라고 탄성을 내질렀다”며 “우리나라처럼 모든 세간을 압류하는 식으로 추심하는 것보다 외국식 추심제도가 채권 회수율이 더 높다”고 말했다.

〈 학 력 〉

- 1991. 덕성여자대학교 심리학과 학사

〈 경 력 〉

- 2007. 에듀머니 대표이사

- 2012.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원순후보 캠프 부대변인

- 2012. 희망살림 상임이사

- 2015. 제18대 대통령선거 민주통합당 문재인후보 담쟁이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

- 2015. 주빌리은행 상임이사

- 2016. 5월 제20대 국회의원(비례대표/더불어민주당)

- 2016. 6월 제20대 국회 전반기 정무위원회 위원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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