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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만 배불리는 단통법, 폐지되나

오아름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6-20 01:25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 ‘첩첩산중’
중저가 폰·요금제 활성화 ‘찬물’ 우려

이통사만 배불리는 단통법, 폐지되나
[한국금융신문 오아름 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은 과잉 지원금 경쟁으로 단말기와 통신 요금이 치솟는 상황을 바로잡고자 도입됐지만 ‘통신 요금 안정에 기여했다’는 호평과 ‘경쟁을 무리하게 억누르고 소비자 혜택을 없앤다’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 방통위, 지원금 상한제 폐지?…오락가락

방송통신위원회가 휴대전화 구입 지원금 상한을 출고가 수준으로 올릴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상한이 올라가면 신형 휴대전화도 발매와 동시에 공짜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원금 상한제가 그동안 중저가폰 활성화, 휴대전화 출고가 인하 등의 긍정적인 역할도 했다며 반대 의견도 나온다.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방통위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지원금 상한액에 관한 규정’을 고쳐 지원금 상한을 현행 25만∼35만원에서 ‘50만∼60만원’ 또는 ‘단말기 출고가 이하’ 등으로 높이는 방안을 내부 검토하고 있다.방통위는 이에 대해 “검토한 적 없다”고 해명했으나, 단통법의 다른 담당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최양희 장관은 “방통위가 (단통법 지원금 상한 폐지와 관련해) 심도 깊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방통위가 대외적으로 부인했지만, 이 사안과 관련된 부처의 수장이 지원금 상한제의 폐지 검토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셈이다. 이동통신사가 새 휴대전화를 사는 소비자에게 주는 지원금 상한제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의 핵심이다. 지원금 상한을 이렇게 대폭 높이면 소비자가 실제 느끼는 혜택은 2014년 시행 전 수준에 근접하게 될 전망이다.

방통위의 지원금 조정 검토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침체한 이동통신 시장을 살리고 경기를 활성화하려면 애초 소비자 반발이 적잖았던 단통법 규제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 여야서도 뜨거운 감자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곧 20대 국회에 지원금 상한제 철폐를 골자로 한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선 방통위 검토를 두고 반발이 크다. 단통법의 지원금 상한제는 애초 시행 3년 후인 내년 10월 자동으로 없어지는 한시 규제인데, 1년여가량 앞당겨 폐지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단통법의 장단점을 치밀하게 논의하지 않고 고시 개정으로 상위법의 핵심을 뒤엎으려고 한다는 ‘편법’ 비난도 적잖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9일 원내 대책회의에서 “휴대전화 지원금 상한제를 없애면 이동통신 시장은 정글로 바뀌고 소비자는 ‘공짜폰’ 상술에 휘말려 고액의 통신비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그러나 “전혀 확정된 것이 없고 청와대·여당의 요청에 따른 검토 주장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위원회의 현재 입장은 올해 4월 최성준 위원장이 대외 인터뷰 등으로 밝힌 지원금 상한제 유지 원칙에서 전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지원금 상향을 위한 고시 개정안이 추진되더라도 난관은 적잖다. 방통위는 여야 추천 인사로 구성된 합의체이기 때문에 일방적 결정이 쉽지 않다. 현재 방통위 상임위원 구성은 여권 3명 야권 2명이다. 또 고시가 상위법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에 국회에서도 반발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 지원금 상한제 구체적 방향 안 정해져

논란이 되고 있는 휴대전화 지원금 상한제 폐지는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지난 13일 “휴대전화 지원금 상한제 관련 정책은 단말기유통법 관련 조항에 근거해 이동통신시장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논의·결정하는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방향은 정해진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실무적 차원에서 개선 방안을 검토해 왔다”며 “의견 수렴, 논의 등을 거쳐 정책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휴대전화 지원금 상한제는 현행 단통법의 핵심 조항이다. 그러나 방통위는 고시를 개정해 지원금 상한을 출고가 이하 수준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25만~35만원 수준인 지원금이 오르게 되면 고객이 체감하는 지원금 혜택은 지난 2014년 단통법이 시행되기 전 수준에 달할 수 있다. 사실상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하는 셈이다.

◇ 단통법 개정 논란에 알뜰폰 업계는 속탄다

(단통법) 핵심 조항인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단통법 최대 수혜자로 꼽혔던 알뜰폰 업자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 2014년 10월 1일 단통법이 시행되자 음성적으로 지원되던 보조금이 줄고, 단말기 구입비용이 늘어났다. 이에 고가 제품 위주로 돌아가던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중저가형 제품과 알뜰폰에 조금씩 자리를 내주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단통법으로 인해 스마트폰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저렴한 제품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00만 원짜리 스마트폰도 돈 한 푼 내지 않고 살 수 있었던 상황에서 누가 저가폰을 내놓거나 사려고 했겠는가”라며 “단통법 시행 후 소비자들이 제품 가격과 요금제에 더욱 민감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가 요금제에 대한 수요도 줄면서 자신의 통신 소비 패턴에 맞춰 적정한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는 알뜰폰이 각광받았다. 과거에는 단말기 보조금을 받기 위해 억지로 고가 요금제를 쓰는 경우가 있었지만, 단통법 시행 후 굳이 비싼 요금제를 쓸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이동통신사의 지원금 경쟁이 다시금 촉발될 것이란 우려와 함께 규제 완화에 따라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서로 엇갈리고 있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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