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통3사가 보급형 스마크폰을 앞세워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 중저가폰 계의 고급 ‘아이폰SE’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중저가폰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마케팅에 변화를 주고있다. 이통3사는 이달 초순 아이폰SE를 동시에 선보이고 보급폰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아이폰SE의 출고가는 고급폰인 아이폰6S보다 30만원 정도 저렴한 56만9800원(16GB), 69만9600원(64GB)으로 각각 책정됐다.
그러면서도 아이폰SE의 성능은 고급폰 못지않다. 아이폰6S에 탑재된 A9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내장됐으며, 2GB 메모리도 포함됐다. 성능 측면에서는 6S와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 다만, 전면카메라는 아이폰6S(500만화소)보다 다소 떨어지는 120만화소이며, 압력을 감지하는 3D 터치 기능도 담지 않았다.
화면 크기도 4.7인치(아이폰6S)에서 4인치로 작아졌으나, 종전 아이폰의 정체성을 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통사들은 아이폰SE에 최대 12만원대의 공시지원금을 책정했다. 최저 실구입비는 40만원 초반대다. 20% 요금할인 가입 시 최저 요금제로도 4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출시된 중저가폰 가운데 가장 비싸다. 이를 감안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중저가폰으로 반격에 나섰다.
◇ 삼성, 갤럭시J·X시리즈로 다변화
KT는 지난달 말 삼성전자의 신형 갤럭시J7을 단독 출시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말 KT가 역시 단독으로 선보인 갤럭시J7의 후속 작이다. 전작은 출시 4개월만에 2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신형 갤럭시J7은 대화면 디스플레이(5.5인치), 탈착형 배터리, 1300만화소 카메라 등 전작의 실속을 유지한 제품이다. 전작이 1.2Ghz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했으나, 신작은 1.6Ghz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내장해 성능을 높였다. 메모리도 1.5GB에서 2GB로 늘렸고, 배터리도 전작대비 300mAh 증강된 3300mAh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36만3000원. 공시 지원금은 최소 10만7000원에서 24만2000원으로, 실구입비는 8만원대에서 최대 24만원대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삼성전자의 중저가폰 갤럭시J3을 단독 출시했다.
갤럭시J3은 갤럭시J 제품군 가운데 가장 사양이 낮은 스마트폰이다. 5인치 디스플레이와 1.5㎓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1.5GB 메모리를 탑재했다. 후면 800만, 전면 500만화소 카메라와 2600mAh 착탈식 배터리도 적용됐다. 출고가는 23만1000원이다.
SK텔레콤은 자사의 최저 요금제에도 17만원의 지원금을 책정, 실구입비를 6만원대로 낮췄다. 5만원대 요금제 가입 시 3만원, 최대 요금제로 가입 시는 공짜 구매도 가능하다.
◇ LG전자, X스크린으로 ‘맞불’
LG전자도 X스크린으로 맞불 작전을 편다. 이통3사는 시간이나 날짜 등의 기본 정보와 문자 등을 디스플레이에 항상 표시하는 X스크린을 3월 내놨다. 이 제품은 퀼컴 스냅드래곤 410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2GB 메모리를 내장했다. 후면 1300만화소, 전면 500만화소 카메라도 탑재했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31만9000원. 공시지원금은 최저 20만원에서 최대 28만원으로, 실구매가는 최저 11만원대다.
LG전자는 보급형 폰 X캠의 출시도 앞두고 있다. X캠은 G5에 적용한 듀얼 카메라를 지녔다. 이 제품은 후면 1300만화소의 주카메라와 500만화소의 120도 광각 카메라가 각각 달렸다. 이 같은 이통사와 제조사들의 전략 변화는 아이폰SE에 따라 내수 시장이 중저가폰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 이통사·제조사, 중저가폰으로 ‘복귀?’
2014년 하반기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고급폰 대신 중저가폰을 구입하는 고객들이 급증한 점도 여기에 힘을 보탰다.
실제 50만원 미만 중저가폰 판매 비중은 2014년 7월~9월 21.5%에서 올해 1분기 38.4%로 늘었다. 출시된 중저가폰도 2014년 15종에서 지난해 30종으로 2배 급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들은 종전 고급스마트폰을 선호했지만, 최근 보급형폰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실속형 스마트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제조사와 통신사는 고부가 가치의 고급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게 유리하지만, 적극적인 박리다매 마케팅으로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