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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해외진출 아직은 걸음마 수준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6-04-05 10:45 최종수정 : 2016-04-06 10:50

현지화 차별화 등 전략적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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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베트남 지점/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베트남 지점/사진=신한은행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우리 금융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진출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핀테크 지원센터 개소 1주년에 참석한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작심한듯이 금융회사의 해외시장 진출을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지난해 국내 은행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했는데 단순한 지점 확대가 아니라 모바일 은행 플랫폼 등을 통해 새로운 금융서비스 자체를 수출하고 있어 의미있게 생각한다"고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5대 시중은행의 해외 진출 성적표는 임 위원장의 발언이 무색할 정도로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국내은행들이 해외 진출에 요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당기순이익이 전체 순이익의 20%를 넘는 곳은 KEB하나은행 뿐이다. 더욱이 KEB하나은행도 전체 순이익이 줄어 해외 부문 순이익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KEB하나은행의 지난해 해외 당기 순이익은 2079억원으로 전년(1852억원)보다 227억 증가했다. 그러나 은행 전체 순이익은 1조 2395억원에서 9699억원으로 준 것이라 해외 순익 비중만 14.9%에서 21.4%로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난 모양새이다.

하나은행은 24개국에 126곳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고 올해에는 멕시코 현지법인, 인도 구르가온지점 신설방침이다. 그 외에도 체코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으로의 네트워크 확장 검토해 최종적으로 총 18곳 정도의 해외 네트워크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해외점포 순이익은 2015년에 1070억원을 기록해 2014년 1230억원보다 160억원 줄었다. 전체 순이익에서 해외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19%에서 13%로 떨어졌다. 그러나 수익은 줄었지만 해외 진출은 확장할 계획이다. 우리은해의 해외 네트워크는 지난해 205개로 국내 은행 최초로 국외점포 200호점 개점한 바 있다. 올해는 95곳 늘려 300곳까지 해외망을 늘릴 방침이다. 필리핀, 베트남, 멕시코, 폴란드로의 진출 추진 중이고 지난해에는 미얀마 금융당국으로부터 소액대출사업을 할 수 있는 MFI(Micro Finance Institute) 자격을 획득해 우리파이낸스 미얀마 법인도 신설했다. 당장의 순이익보다 앞으로 소매금융 교두보 확보전략을 취한 것이다. 또한 지난 12월에도 필리핀 저축은행 인수 성공했고 오는 4월말 인수를 매듭 지을 예정이다.

신한은행 해외점포 순이익은 2014년 1270억을 기록해 비중이 8.7%에 머물렀는데 작년에는 1560억으로 증가해 비중도 10.5%로 늘었다. 해외 네트워크도 같은 기간 70곳에서 작년에 140곳으로 늘리고 현재는 멕시코 법인 등 8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가장 중점을 두는 곳은 베트남 해외 네트워크로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내 외국계은행 최초로 2년 연속 4개 지점 설립 동시 인가를 받았다. 올해 말까지 모두 개점 예정. 총 18개 영업점 확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외국계 은행으로서 최대 채널망을 가졌고 현지인 고객비중이 90%를 웃돌아 연간 400억원이 넘는 당기 순이익 올린다는 점이 앞으로 해외 진출 사업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상대적으로 규모와 진출 수준이 떨어진다. KB국민은행은 작년 해외에서 293억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도에 360억에 비하면 67억원 줄은 것이다. 또한 오사카 지점 폐쇄라는 악재도 오는 5월에 남아있다. 전체 해외 순익 비중도 3.5%에서 작년에는 2.65%로 0.85%줄었다. KB국민은행도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 중심으로 지점 개설이나 사무소의 지점 전환 추진 중이다.

NH농협은행은 2014년 12억 6000만원 실적을 냈고 지난해에는 61억원의 순이익 올렸다. 전체 순이익 대비 해외지점 순이익 비중도 같은 기간 0.39%에서 3.49%로 늘어남. 농협은 뉴욕지점 베이징 사무소 하노이 사무소 운영하고 올 상반기 인도에 사무소, 베트남에 영업점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등 아시아 국가 위주의 진출 계획도 검토 중이다.

국내에서의 저금리 기조로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드는 가운데 은행들의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국내은행들이 전반적으로 이익이 줄어드는 가운데 해외 운영 수익 실현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권 및 신흥국으로의 진출 뿐만이 아니라 시장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으로 진출도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한다. 글로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자산 포트폴리오 위험 분산이 필요한 것이다.

여전히 ‘국내’은행에 머무르는 시중은행들을 위해 국책은행도 나서고 있다. 최근 KDB산업은행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첫 중국 출장을 간다.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산업은행 상하이 지점 개점 20주년을 기념해 현지로 가서 해외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영업기반을 재점검하기 위해서이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열렸던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글로벌"이라며 "재임 기간 동안 글로벌 사업에 역점을 두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기본적으로 산은의 한 축이 구조조정이지만 수익성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먹고 살 부분은 벌어야 하는데 그 길이 글로벌에 있다"는 지론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이회장의 의지를 반영해 산업은행은 국내 기업이 해외 진출시 협조융자를 17억 달러 배정했다. 작년보다 38% 늘어난 규모다. 시중은행들이 해외 진출의 한 축으로 해외IB를 추진 중이지만 자문 실적(트랙레코드)이 떨어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가운데 산업은행이 시중은행과 협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것이다. 산업은행은 올해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KIC, 국내 민간은행들과 '해외인프라 공동 투·융자 프레임워크'를 만들어 해외 진출 협업모델을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산업은행이 기존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거래를 성사시키면 시중은행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해외 진출 반경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독려 시그널 속에 국내은행들이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성과한 미흡한 것은 현지화와 차별화가 제대로 안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한 동남아시아지역에 너도나도 진출하려는 쏠림현상도 경쟁력 약화를 자초하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해외 진출을 위한 글로벌 인재 양성에 소홀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국내 은행들이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금융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혁신과 차별화된 전략수립이 필요해 보인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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