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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1조9900억 배당 누굴 위한 것인가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3-23 08:29 최종수정 : 2016-03-23 09:24

조환익사장 "부채 107조에 전기료 인하 못한다"면서 배당 잔치

한국전력 1조9900억 배당 누굴 위한 것인가
[한국금융신문 고영훈 기자] 한국전력이 당초 예고한 배당 잔치가 현실이 됐다.

한전은 22일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1주당 3100원의 현금배당 의결안을 승인했다. 이는 전년도 주당 500원의 6배가 넘는 수준이다.

앞서 한전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 13조2891억원 가운데 1조9900억원을 올해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시가배당률은 6.2%에 해당한다.

한전은 지난해 연간매출 58조9577억원, 영업이익 11조3467억원, 당기순이익 13조289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96.1%, 당기순이익은 379.2% 늘어났다.

이같은 수익은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를 현대차에 판매한 대금 10조5500억원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조환익 한전 사장은 “매각대금 10조5500억원 가운데 7조원을 선수금으로 받고 현재 3조5000억원이 남아 있다”며 “배당은 대주주와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계획은 매각대금을 부채 감축에 가장 먼저 쓰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한전 부채 규모는 107조원에 이른다. 한전은 6년 전부터 부채가 급증해 지난해 12월 기준 부채비율은 158%였다.

하지만 조 사장은 지난해 말 한전의 수익을 주주 가치를 높이는데 쓰겠다고 밝혔다. 결국 한전의 막대한 수익은 유동성 해소가 아닌 주주 배당으로 가닥을 잡게 됐다.

한전은 지분율의 대부분을 국가 기관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으로 지분 32.9%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정부가 18.2%, 국민연금공단이 6.73%를 갖고 있다. 이번 배당으로 산업은행과 정부의 배당액은 1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전은 국민이 낸 전기료를 바탕으로 운영하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이번 현금배당은 세금잔치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한 정부는 세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이번 한전 배당은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전이 토지 매각 차익을 부채상환에 우선 사용할 거라는 전망과 달리 배당규모를 크게 확대했다”며 “정부 및 산업은행 재무 상황도 이번 배당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업계는 배당소득 증대세제도 이번 한전 고배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내다봤다. 2014년 경제활성화 대책 중 하나인 배당소득 증대세제는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에 대해 원천징수세율을 줄여 주는 제도다.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 평균의 120% 이상, 총배당금액 증가율 10%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출 경우 배당금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이 15.4%에서 9.9%로 줄어든다.

지난해 한전은 전기판매 유통만으로 3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마진율은 25%에 이른다. 하지만 조 사장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전기요금 인하 요구에 대해선 난색을 표한 바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수익이 났을 경우 이를 부채율을 낮출 것인지 주주에게 환원할 것인지에 대해선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배당에 관한 비판여론에 대해 “배당금이 얼마인지는 한전이 결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건에 대해 특별한 입장은 없다”며 “배당은 대주주인 정부가 진행했고 한전은 관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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