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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부실 기업에 낙하산 인사 논란 (보류)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6-03-17 19:01 최종수정 : 2016-03-1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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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KDB산업은행장, 유승식 STX조선해양 감사, 이건우 오리엔탈정공 신임 감사 내정자, 세 사람을 하나로 묶는 두 가지 키워드가 있다. 하나는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낙하산 논란이다. 세 사람 모두 전,현직으로 산업은행과 관계를 맺고 있으며 현재 직책과 관련해 낙하산 논란을 부른 바 있다.

가장 최근의 논란은 이건우 오리엔탈정공 감사 내정자이다. 오리엔탈정공은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이건우씨에 대한 신규 감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이씨는 2011년 산업은행에서 퇴직했으며, 기업금융4실 수석부부장을 지낸 경력을 가지고 있다.

적절한 후보자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 가는 것은 일견 옳은 일이다. 그러나 산업은행과 오리엔탈정공을 관계를 살펴보면 이번 인사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만 하다. 오리엔탈정공은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다. 더욱이 감사 후보자 추천도 ‘경영진추천위원회’를 통해 진행되는데, 위원회 구성이 회사 관계자 1명, 산은 관계자 1명, IBK기업은행 관계자 1명, 삼일회계법인 관계자 1명, 자금관리단장(산은) 1명으로 구성된다. 산업은행의 영향력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건우씨 이전 감사도 산업은행 출신 이남수씨이다.

작년 10월에 선임된 유승식 STX조선해양 감사도 낙하산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당시 STX조선 감사는 전임 송재용 전 산업은행 부행장이 2015년 6월 사퇴하면서 석달 째 공석인 상황이었다. 문제는 송 전임이 사퇴한 이유가 비리 의혹으로 두 달만에 구속되었기에 벌어진 상황이란 점이었다. STX조선해양에 대한 산업은행의 감사가 부실하다는 지적 속에서 오리엔탈정공과 마찬가지로 감사 자리를 산업은행 출신이 연속으로 채운 셈이다. 유승식 감사는 산업은행 시절 조선업과는 거리가 있는 외환 자금 관리 업무가 주 담당이어서 자격 시비까지 있었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 모두 산업은행이 주요 주주로 있는 상태에서 채권단의 관리를 받는 부실기업이라는 점이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2일 기준 오리엔탈정공의 지분 253만 5252주를 가지고 있다. 전체 지분의 30.92%에 달하는 양이다. STX조선 대주주도는 지분의 48%를 가지고 있는 산업은행이다. STX조선은 유동성 위기로 2013년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오리엔탈정공은 산업은행과의 채권거래에서 파킹(주식 소유주가 보유한 주식을 감추기 위해 다른 사람의 계좌에 임시로 맡겨 두는 것, 현행법 상 금지.) 의혹까지 있었던 전례가 있다.

산업은행의 낙하산 논란은 매번 지적되온 문제다. 2015년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학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퇴직 임직원 90명이 산업은행이 지분을 갖고 있거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기업에 낙하산 취업했고, 2015년에도 12명의 퇴직자가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혀졌다.

이러한 병폐를 가장 앞장서서 단속해야 할 산업은행장이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현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취임 전부터 '비전문가형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를 졸업했고, 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이다. 당시 금융인들의 잇단 박 대통령지지 선언에는 이 회장의 힘이 컸다는 후문이다.

낙하산 논란은 지난 2013년 홍기택 전 회장의 취임 때도 발생했다. 홍 전 회장은 박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이며, 현 정부가 처음으로 임명한 공공기관장이었다. 하지만 그에 맞는 실무 경험이 없는 교수 출신이기에 전문성과 무게감이 모두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낙하산 논란이 전방위적으로 퍼지는 과정에서 병드는 것은 산업은행 자체이다. 낙하산 인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문성 부족으로 해당 기업에 유무형의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는 주장인데, 현재 산업은행의 상황을 보면 이 말이 타당해 보인다. 최근 감사원은 5개월에 걸친 조사를 통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에 대한 부실 지원을 발견했다며 관련 징계 착수에 들어갔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3조 원 이상의 추가 손실이 드러나면서 사실상 이를 관리 운영해 온 산업은행이 점검하지 못했다며 질타를 받았다.

부실이 증가하는 사이 산은은 국책은행이지만 건전성 부문에서 낮은 성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산은의 부실채권 비율은 2.35%이다. KB국민은행 1.1%, 신한은행 0.8%, KEB하나은행 1.15%, 우리은행 1.47%, NH농협은행 2.27%이 기록했는데 가장 낮은 신한은행에 비하면 3배에 달하는 비율이다.

이러한 낙하산 논란은 금융권의 주요 과제인 성과주의 문화 확산에도 치명적이다. 부실은 증가하고 비전문가 인사가 끊이지 않는다면 성과주의는 이룰 수 없다. 병폐부터 고쳐야한다. 역대 산업은행장들의 주요 공약이 인사 청탁 금지였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끊이지 않는 산업은행의 논란은 국책은행으로의 위상을 깎는다.

이동걸 현 산업은행장이 경제 교수이자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역임으로 현장 경험이 있는 만큼 낙하산 낙인을 떼고 구조조정이 시급한 산업은행의 현안들을 잘 처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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