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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 속 '4세 경영'시대 연 두산 박정원 회장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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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3-03 02:45 최종수정 : 2016-03-03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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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회장 승계자로 내정된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제공 두산

차기 회장 승계자로 내정된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제공 두산

[한국금융신문 고영훈 기자] 박정원닫기박정원기사 모아보기 두산 지주부문 회장이 두산그룹의 차기 회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4세 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박용만닫기박용만기사 모아보기 두산그룹 회장은 2일 열린 두산 이사회에서 “그룹회장직을 승계할 때가 됐다”며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박정원 회장을 천거했다.

한국 주요 대기업에서 4세 경영이 시작되는 것은 두산그룹이 처음이다. 1세대 박승직 창업주와 2세대 박두병 초대 회장을 거쳐 박용곤 회장, 고 박용오 회장, 박용성 회장, 박용현 회장, 박용만 회장의 3세대를 지나 4세대로 이어졌다. 25일 서울 중구 퇴계로 충무아트홀에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변경 안건이 처리되면 두산은 바야흐로 4세 경영시대를 열게 된다. 두산은 지주사인 두산 이사회의장이 그룹회장직을 수행해 온 전통으로 정기 주총을 거쳐 이사회에서 의장 선임절차를 거친 후 박 회장은 그룹 회장에 정식으로 취임한다.

차기 박 회장은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준비된 리더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보유한 개인지분도 보통주 133만7013주 6.29%로 집계돼 오너 일가 중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대일고를 나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회장은 1985년 두산사원으로 입사하며 그룹에 첫발을 들였다. 이어 동양맥주 이사와 오비맥주 상무를 거쳐 1998년 두산 관리본부 전무로 승진한다.

박 회장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다양한 직급을 거쳤다. ‘남의 밥을 먹어봐야 안다’는 두산 전통에 따라 1992년에는 일본 기린맥주 과장으로 근무했다. 두산 상사BG 대표이사,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을 지내고 현재 두산 지주부문 회장과 두산건설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박 회장은 승부사 기질을 가진 기업인으로 불리며 그룹경영을 진두지휘해왔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두산 부사장으로 상사BG를 맡은 뒤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익 사업 위주로 과감히 정리해 취임 이듬해 매출액을 30% 이상 끌어올렸다. 또한 박 회장은 주요 변화 과정에서 실무자 및 의사결정자로 참여하면서 두산을 글로벌 기업으로 이끌었다. 박 회장이 지주 회장을 맡은 이후 성공적인 평가를 받는 대표적인 사례가 연료전지와 면세점 사업이다.

두산은 2014년 연료전지 사업을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국내 선도업체인 퓨얼셀 파워와 건물용 연료전지 원천기술 업체인 미국의 클리어엣지파워를 인수한다. 연료전지 사업은 2년 차인 지난해 수주 5870억원, 매출 1680억원, 영업이익 55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또 다른 미래 성장 동력으로 면세점 사업 특허권을 취득한 두산은 5월 오픈 목표로 2년 이내 매출 1조 원 이상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지역 상생형 면세점을 목표로 동대문 상권을 랜드마크화 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SK면세점 인력들을 영입해 새롭게 동대문 면세점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두산의 핵심 경영철학은 2G(Growth of People, Growth of Business) 전략으로 인재를 중요시한 성장 선순환 구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런 두산의 경영철학으로 인해 박 회장 역시 신입사원 채용 시 최종 면접에 매년 참석해 두산에 적합한 인재를 직접 선발해왔다.

두산베어스의 구단주이기도 한 박 회장은 야구팀 운영에서도 이같은 경영철학을 실천했다. 유명선수를 데려오기 보다는 실력 있는 무명선수를 발굴해 육성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두산베어스는 화수분야구, 연습생 신화로 종종 불리기도 한다.

박 회장은 “박승직 창업주의 근자성공(勤者成功) 정신을 중시한다”며 “부지런하면 안 될 것이 없지만 여기에 전략적 사고가 더해지면 그 효율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의 그룹 회장직 승계에 대해 업계와 시장은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두산그룹 경영 승계 소식이 공식 보도되면서 2일 두산의 주가는 7.82% 오른 8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인프라코어도 공작기계사업 부문의 매각 소식으로 인한 기대감을 반영해 15.04% 증가한 4705원에 장을 마쳤다. 더불어 두산중공업(6.36%), 두산건설(5.50%), 두산엔진(1.56%) 등도 동반 상승했다.

한편 박정원 회장은 두산 그룹의 위기탈출을 책임져야할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두산 그룹이 직면해야 할 현안은 산적해 있다. 올해로 예정된 두산밥캣의 국내 증시 상장을 마무리해야 하며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장기신용등급을 각각 A에서 A-로 두산인프라코어를 BBB+에서 BBB로, 두산건설을 BBB-에서 BB+로 강등했다.

두산의 높은 차입금이 문제가 된 것으로 두산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는 총 3조8000억원에 이른다. 1896년 박승직 상점에서 출발한 두산 그룹의 미래는 지금 4세대 박정원 차기 회장에게로 넘어갔다. 박 회장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두산을 다시 본궤도에 올려 놓을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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