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처럼 작년에 호성적을 거뒀지만 VC업계의 2016년은 기대 보다는 우려가 많다. 정부의 VC업계 지원이 감소했고, 모태펀드의 지원도 지속 줄어들고 있어서다. 이용성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이하 VC협회, 원익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는 “올해 더 많은 민간 자금 유치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 회수금액 1조원 돌파… IPO 비중 30% 육박
24일 VC협회에 따르면 작년 VC사들이 투자자산 매각을 통해 회수한 금액은 1조219억원으로 전년(7821억원) 대비 30.7%(2398억원) 증가했다. 지난 2010년 이후 6년간 6000억~7000억원 수준이었던 연도별 회수금액이 작년에 1조원을 돌파한 것. 그간 VC업계 고질병으로 지적됐던 회수시장의 불안정선이 일정부분 해소된 모양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IPO의 비중이 30% 가량 늘어난 점이다. 작년 IPO를 통한 VC투자 회수금액은 2784억원으로 전체 회수방법(M&A·프로젝트·장외주식·장외채권·기타) 중 27.2%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1411억원, 18.0%) 대비 9.2%p(1373억원) 비중이 증가한 수치다.
회수금액 증가뿐 아니라 3년 연속 수익률이 7% 이상 달성하는 고공행진도 이어졌다. 작년 VC펀드 해산조합(25개) 수익률은 7.48%를 기록했다. 2013년(8.73%)·2014년(7.00%)에 이어 3년 연속 고수익률을 나타냈다. 이용성 VC협회장은 “2015년은 VC업계가 신규 투자금액과 함께 회수시장에서 호성적을 올린 시기”라며 “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투자환경 개선, 해외자금 유입 등의 효과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 한국투자파트너스, 신규·창업초기기업 투자에 압도적 행보
개별 VC사로는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 대표 백여현)가 가장 압도적인 행보를 보였다. 한투파는 작년에 전체적 VC 신규투자 및 창업초기기업(1~2년)에 대해 가장 많은 투자를 실행했다.
24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한투파는 작년에 1551억원, 65개 업체에 VC투자를 실행했다. 이는 2위사 보다 투자금액에서 2배, 투자업체는 3배 가량 많다. 한투파에 이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960억원, 27개 업체)·프리미어파트너스(807억원, 7개 업체)·KTB네트워크(778억원, 38개 업체)·SBI인베스트먼트(774억원, 34개 업체)·LB인베스트먼트(743억원, 24개 업체)·IMM인베스트먼트(707억원, 24개업체)·스마일게이트(613억원, 47개 업체)·에스브이인베스트먼트(569억원, 21개 업체)·네오플렉스(567억원, 29개 업체)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창업초기기업 투자 역시 한투파가 가장 많았다. 한투파는 작년에 504억원의 창업초기기업(23개 업체) 투자를 실시했다. 이어 KTB네트워크(384억원)·디에스씨인베스트먼트(305억원)·LB인베스트먼트(250억원)·스마일게이트(216억원)·캡스톤파트너스(208억원)·SBI인베스트먼트(207억원)·소프트뱅크벤처스(175억원)·에스엠콘텐츠(169억원) 등이 투자 TOP10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VC업계의 수위권을 달리고 있던 스틱인베스트먼트(대표 곽동걸·이상복)가 작년에 VC투자 보다 PB쪽에 눈을 많이 돌렸다”며 “이에 따라 작년 한투파의 성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 올해 신규예산 삭감…민간모태펀드, 해외자금 유치 필요
이처럼 작년에 호성적을 거뒀던 VC업계지만 올해는 기대 보다 우려가 많다. 정부의 VC업계 지원 예산이 대폭 삭감돼 VC펀드 결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용성 VC협회장은 올해 민간모태펀드 설립 추진, 해외자금의 적극적 유치 등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용성 회장은 “올해 정부의 VC업계 신규 지원이 대폭 삭감돼 VC펀드 구축 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민간모태펀드 도입, 해외자금 유치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민간자금을 많이 VC업계에 유입하는 것이 목표”라며 “대표적인 타깃은 공제·연기금”이라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