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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 페어플레이, 첫술부터 ‘초긴장’

최성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10-12 01:07

시장질서교란행위규제 시행, 펀드매니저 등 과징금 부과
중요정보 기준 ‘모호’ 기업탐방보다 기관대상 세미나 선호

리서치 페어플레이, 첫술부터 ‘초긴장’
시장질서교란행위규제가 지난 7월 1일 실시된 뒤 약 100일이 지났다. 미공개정보이용 대상자가 확대되며 애널리스트의 기업탐방 등 리서치활동의 제약이 많아 졌다는 불만이다. 주요 사례별 가이드라인만 제시할 뿐 디테일한 객관적인 지침이 없어 실무에 어떻게 적용할지 난감하다는 목소리다.

◇ 시장의 투명성, 공정성 강화, 기업탐방 실효성 하락

시장질서교란행위규제 실시 이후 금융투자업계는 시범 케이스에 걸리지 않을지 초긴장 상태다. 애널리스트뿐만 아니라 펀드매니저까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규제는 미공개정보이용대상자의 확대다. 이전까지 미공개정보이용관련 처벌대상은 △회사내부자(임직원, 주요주주 등) △준내부자(인허가권자, 계약체결자 등) 및 그로부터 정보를 직접 전달받은 1차 정보수령자였다.

하지만 시장질서교란행위규제 신설로 1차 정보수량자뿐만 아니라 미공개중요정보인 점을 알면서 이용하거나 타인으로 하여금 이용하게 행위를 하는 2차, 3차 정보수량자에게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애널리스트가 상장사 IR담당자 등으로부터 미공개중요정보를 전달받았고 그 정보를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에게 알려줬을 경우 1차 정보수령자인 애널리스트는 형사제재 대상이다. 과거 2차 정보수령자에 해당해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던 펀드매니저는 이번 규제신설로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받게 됐다. 상장사의 IR담당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상호간의 정보교류 행위들을 기본적으로 상장사와 기관투자자간 부당한 유착관계에 의한 차별적 정보전달 및 이용행위로 보아 감독을 강화하고, 부당이익을 환수하는 등 기존 불공정거래규제의 사각지대를 해소한 셈이다.

이같은 시장의 투명성, 공정성강화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우려할 대목은 정보생산자이자 분석자인 애널리스트의 리서치활동의 위축이다. 기업분석의 경우 리서치의 첫 단추인 상장기업의 IR담당자부터 주요 경영현안에 관한 내용을 탐방하지 못해 기업탐방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애널리스트는 “규제 이후 기업탐방이 상당히 어려워졌다”라며 “과거에는 탐방도 직접 얼굴을 보고, 경영현안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 지금은 말할 수 있는 부문이 정해져 전화로 물어보거나 탐방을 통해 직접 질문을 하나 크게 차이가 없다”고 했다.

주로 애널리스트들로부터 기업관련 궁금증을 푸는 펀드매니저도 사정은 비슷하다. 리포트 외에 정보에 대해 함구하다보니 서로 할 말이 없어 전화를 끊기가 일쑤다. 한 펀드매니저는 “전화로 질문을 하더라도 리포트에 있는 것만 이야기하니까 통화시간이 길지 않다”라며 “리포트 밖의 내용은 더 이상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니 더 묻기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의 리서치채널이 막히자 증권사 리서치는 기업탐방보다 세미나, PT 쪽으로 비중을 확대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운용에 관련있는 컨플라이언스 규정뿐아니라 중국경제, 유가 등 최근 시장의 주요 현안부터 해외채권, 부동산 등 신투자상품까지 다루는 주제도 다양하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기업탐방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니까 기관대상 세마나의 비중이 늘었다”라며 “기관들의 관심이 많은 이슈들에 대해 PT를 진행하며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접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중요정보에 대한 기준 불분명, 리서치활동제약도 부담

과거 리서치관행을 무너뜨린 강력한 규제로 업계가 적응하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처벌대상이 되는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금지와 관계 등에 대해 구체적 항목은 제시되지 않은 탓이다. 실제 처벌의 잣대인 중요정보의 경우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 △유가증권의 거래에 관한 의사결정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하는 정보 △정보에 상당한 구체성과 정확성이 인정되는 정보 등 기존의 판단기준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중요정보인지 아닌지 가늠할 수 있는 구체적 수치나 객관적 지침이 없다보니 대부분 미공개정보관련 오해를 없애는 선에서 매듭짓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메신저를 끊거나 기업탐방시 펀드매니저와 동행을 중단하는 등 가급적 오해의 소지가 있는 관행은 모조리 없앴다”라며 “하지만 실무에서 어떻게 위반을 찾고, 적용하고, 처별할지 당국이 구체적 지침을 내놓지 않아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사례별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금융사들이 이를 근거로 스스로 내부통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모두 다 구체적인 항목으로 나열할 수는 없지 않느냐”라며 “가이드라인(사례)으로 제시하지 않은 이외의 부문은 시장에 적용되는 합리적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시장질서교란행위에 저촉되는지 혼란스러운 항목은 당국에 문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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