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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파괴력 ③ 해외 핀테크경쟁] 숨가쁜 혁신 금융업 외연 확장 중

김효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09-13 23:47 최종수정 : 2015-09-16 18:00

‘커머스+뱅킹’ 기존 은행업 뛰어넘는 Biz 확산
웨어러블·가상현실 접목 / 영업점 중고차 거래도

[인터넷은행 파괴력 ③ 해외 핀테크경쟁] 숨가쁜 혁신 금융업 외연 확장 중
“불과 7~8년 전과 비교해 유럽 은행들은 상전벽해 수준의 변신을 일궈냈는데 국내 은행들은 그렇지 않다.”

국민은행 부행장과 KB금융지주 부사장을 지낸 최인규 투이컨설팅 사장은 해외 사례를 통해 국내 핀테크 외연확장 가능성이 굉장히 넓다고 전한다.

지난 10일 투이컨설팅과 데브멘토가 주최한 ‘디지털 금융을 위한 핀테크와 금융혁신’ 세미나에서 그는 핀테크를 도입해 은행업 경계를 허물며 영업기회를 확장하고 있는 해외은행들의 사례를 일목요연하게 소개했다.

이날 최 사장이 발표한 선진 금융사들의 핀테크 대응 전략은 국내 기존 금융사는 물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거나 핀테크 사업기회를 넓히려는 ICT 업체 기업 모두에게 중대한 시사점을 던졌다. 기존 금융사냐 ICT기업이냐가 아니라 누가 새롭고 혁신적인 고객접점을 밀착하면서 고객 니즈를 더 많이 충족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교훈을 준다.

기존 금융사들은 도전자들로부터 수성할 수 있을지, 새로운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의 필요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앞서 치고나간 해외 금융회사들의 핀테크 대응 사례를 통해 국내 은행들의 미래를 조금은 가늠해볼 수 있을 듯하다.

은행권 중심으로 금융정책을 펼치던 우리 정부는 비은행 금융사조차 주도권을 쥐지 못하는 사이에 갑자기 핀테크 육성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등을 통해 혁신과 경쟁을 꾀하려하고 있다. 이러한 현재 정책방향에 비춰볼 때도 의미 있는 분석이 제기됐다.

◇ 발군의 변신 사례 배울 점 많아

최 사장은 “해외 대형금융사 CEO들이 조직의 특성상 자체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루는 것이 쉽지 않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외부 스타트업과 협업을 하거나 아예 핀테크 기업을 인수해 디지털 혁신전략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적극적 규제완화와 핀테크 생태계조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 역시 뒤따른다고 했다. 그는 해외 금융사들의 핀테크 대응 유형을 대략 6가지로 분류했다.

첫 번째가 각종 핀테크 지원 프로그램 운영이다. KB금융 ‘KB 핀테크허브’, 신한은행 ‘신한퓨처스랩’, KEB하나은행의 ‘핀테크 1Q랩’, 우리은행 ‘우리 핀테크 늘품터’ 등 국내 다수 시중은행들이 시행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 핀테크지원 강화 모바일·스마트뱅킹 심화

이 유형 우수 사례로 미국 씨티그룹을 꼽았다. 씨티그룹은 씨티벤처스를 통해 한 해 약 1억불 정도를 핀테크 기업에 투자한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터먼트’, SK플래닛이 지난해 9월 인수한 O2O 쇼핑 플랫폼 ‘샵킥’ 등이 씨티벤처스의 투자를 받았다. 실리콘밸리 ‘플러그&플레이 테크센터’를 통한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운영은 물론 디지털뱅킹 앱 경진대회인 ‘씨티 모바일 챌린지’를 대륙별로 개최한다.

두 번째 유형은 모바일·스마트뱅킹 심화다. 프랑스 BNP파리바은행 모바일사업부로 2013년 출범한 헬로뱅크는 유럽 최초의 모바일은행으로 계좌번호 대신 휴대폰번호나 QR코드를 이용하고 이메일과 SNS 등을 활용해 24시간 고객 상담이 가능하다. BNP파리바 순이익에서 헬로뱅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3~4%에 불과하지만 전체 은행 고객 가운데 헬로뱅크 사용자는 40%에 달한다. 현재 약 18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7년까지 50만명 유치가 목표다.

◇ 은행서 쇼핑하고 물건 찾는 파격 선도

세 번째는 고객체험(Customer experie nce·CX) 강화다. CX요소를 활용해 은행 업무 업그레이드는 물론 소비자 이익과 편의성도 제고한다.

최 사장이 CX강자로 지목한 미국 웰스파고는 고객 개인별로 최적화된 ATM화면으로 호평 받았다. 예를 들어 ATM 사용 시 주로 100달러를 출금하는 고객이라면 ATM 첫 화면에서 100달러 출금 버튼을 최상단에 배치한다. 최 사장은 “국내 은행들의 ATM은 물리버튼이 터치스크린으로만 바뀌었을 뿐 UX 등은 과거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웰스파고는 지난해 10월 오픈한 디지털랩에서 구글글래스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와 가상현실 헤드셋 등 신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도 테스트 중이다.

네 번째 핀테크 대응 유형은 오픈API 도입이다. 우크라이나 최대 은행인 프리밧뱅크(PrivatBank)는 2009년 세계 최초로 오픈API를 공개했다. 또한 프리밧뱅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믿지 않는 점에 착안해 지점에 쇼핑공간을 제공한다. 지점에서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하면 해당 지점으로 배송돼 찾아갈 수 있다. 영업점에 중고 자동차를 전시해 거래서비스를 제공하고 필요하면 대출도 시행한다.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은 API를 넘어 ‘CAStore’라는 뱅킹앱스토어를 2013년부터 운영한다.

◇ 제휴 넘어 아예 핀테크 기업 인수

다섯 번째는 외부 테크기업과의 제휴 확대다. 미국 US뱅크는 체크프리페이와 제휴해 모바일 간편이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뉴앙스커뮤니케이션즈와의 제휴로 모바일뱅킹에 음성인식 서비스를 도입했다. 머니타이즈와의 제휴로는 이미지·소리 인식이 가능한 모바일 쇼핑앱 ‘페리(Peri)’를 제공한다.

마지막은 아예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해 기술과 수익원을 획득하는 것이다. 스페인 BBVA가 대표적이다. BBVA는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심플’을 1억 1700만달러에 인수했다. BBVA는 비트코인거래 플랫폼 코인베이스를 비롯해 인디테로, 위페이 등 다수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 민간 업계 역동성 살리면 혁신은 저절로

최 사장은 국내 은행들의 핀테크 대응 추이에 대해 “신한이나 국민 등 리딩뱅크들은 기존 모바일을 강화하고 팔로잉뱅크들은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은행들은 관계형뱅킹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금융산업의 붕괴는 이미 시작됐다”며 “은행이 생산부터 유통, 사후관리까지 다 하는 닫힌 생태계를 해체하고 외부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해 열린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계에선 ICT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사실은 국내 ICT업체들의 핀테크 역량이 기존 금융회사들에 위협적이지 않을 뿐, 해외에서는 금융계 안에서도 생존을 건 핀테크 접목 금융혁신이 거세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자금중개는 반드시 사전 사후 관리시스템이 중요하고 넉넉한 자본금과 높은 신용도에 바탕을 둔 영업력이 필요한 법이지만 국내 금융권조차도 고객니즈 밀착형 혁신을 무한정 미룰 수 있을 만큼 여유로운 처지는 아니다. 정치권에선 은산분리 법개정과 관계 없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늘려서 본격적 경쟁촉진에 나서라고 정부를 두둔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이운룡 의원은 지난 11일 “IT산업 발전 속도는 빠른 속도와 정비례 관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경쟁 촉진 단계에서는 과감하게 시장의 문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술·자본·보안 요건이 충족되면 인가를 내주어 인터넷전문은행을 빠른 시일 내에 본궤도에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CT업계 주도의 인터넷은행이나 국내 업체 핀테크 공세만 넘어선다고 국내 금융산업이 낙후된 채 있어도 좋은 시대는 이미 흘러갔다는 인식은 이렇듯 광범위 하게 번져 있는 셈이다.

▲ 미국 웰스파고가 2013년 도입한 ATM 화면. 고객 개인별 ATM이용내역을 분석해 주로 사용하는 메뉴를 첫 화면에 배치했다. 또한 월간 인출액 한도를 설정, 관리 가능한 ‘ATM Cash Tracker’ 기능 등을 제공한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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