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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의 방식을 따르라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06-03 22:05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지난 5월은 ‘가정의 달’이자 종합소득세를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는 달이었습니다. 매년 이때가 되면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나이가 든 탓에, 그리고 부모님이 계시지 않기에 ‘가정의 달’ 때문에 신경 쓸 일은 별로 없지만, 지난 1년간 발생한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는 것은 여러모로 신경이 쓰입니다. 어떻게 하면 절세를 할 수 있을지 지출된 비용을 챙겨야하는 것도 그렇고, 또한 혹시라도 본의 아니게 누락되는 세금이 있어 나중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세무사에게 도움을 청했더니 작년에 사용한 신용카드의 1년 치 내역을 카드사로부터 메일로 받아놓으라고 했습니다.

◇ 역시 일류는 다르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는 대충 3~4개입니다. 세무사의 지시대로 일단 카드사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상상했던 대로 자동응답장치가 작동했습니다. 아! 저는 그때 그 기계적이고 단순한 절차에서도 일류기업은 왜 일류인지를 깨달았습니다. S카드사의 콜센터는 응답체계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기서 특정한 회사를 홍보하거나 비난할 생각이 없습니다. S사에 대하여 특별한 호감이나 악감정도 없습니다. 비판할 것이 있다면 비판해야겠지요(언젠가 S그룹에 속한 호텔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었다). 그러나 칭찬할 것을 굳이 외면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카드사(내가 거래하는 범위에서다)의 콜센터는 응답체계가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고객이 왜 전화를 거는지 가장 근본적인 것에서부터 ‘개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쯤에서 스스로 물어봅시다. 고객이 왜 카드사에 전화를 겁니까? 응대하는 여성과 장난질을 하려는 ‘이상한 놈’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급한 용무가 있어서일 것입니다. 설령 급하지는 않더라도 해결해야할 답답한 일이 있어서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객의 입장에서는 가장 빠른 시간에 자신의 용무가 정확히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그러기에 마음이 조급해지고 조급한 만큼 속이 답답해지며, 따라서 뭔가 일이 빠르고 쉽게 잘 해결되기를 기대합니다.

이치가 이러함에도 다른 카드사의 콜센터 응답체계는 답답함을 더욱 부채질했습니다. 쓸데없는 음악소리에서부터(마음이 급하거나 답답할 때는 음악도 쓸데없는 소음일 뿐이다),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안내멘트, 그리고 군더더기가 잔뜩 들어간 인사말 하며…(예컨대, 통화내용을 녹음하겠다면 그냥 “통화내용이 녹음 될 것”이라고 간단히 알리면 될 것을 “서비스 품질”운운하며 마치 고객을 위해서 녹음하는 것처럼 잔소리가 많은지 저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게 시간을 끌고는(이때 고객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드디어(?) “개인카드는 ##번, 법인 카드는 **번”하는 식으로, 마치 미로찾기 게임을 하듯 고객을 ‘갖고 노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인내심의 한계를 테스트하고 나서야 마지막에 상담사와 연결될 수 있는 체계입니다. 하마터면 전화기를 방바닥에 내동댕이칠 뻔 했습니다. 그 정도로 신경이 거슬렸고 답답함을 더욱 부채질하여 화가 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S카드사는 달랐습니다. 전화를 걸자마자 “상담사와 통화를 원하시면 0번, ARS 이용을 하시려면 1번을 눌러 달라”는 멘트가 나왔습니다. 다른 카드사와의 통화에서 답답함이 극에 달했던 터라 저도 모르게 “아, 역시!”라는 감탄사가 터졌습니다.

모르겠습니다. 혹시 제가 거래하지 않는 다른 카드사도 그렇게 하는 곳이 있는지를. 있다면 함께 칭찬하고 싶습니다. 아니, 사실은 이게 칭찬거리가 아니라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않은 걸까요? 지극히 상식적인 것조차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고객만족”, “서비스 품질” 운운하는 것은 허구입니다.

한 가지 묻고 싶습니다. 이 칼럼은 금융기관을 상대로 하는 신문에 실리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금융기관의 CEO중에 자신의 회사와 다른 회사의 콜센터의 응답체계를 비교하며 전화를 걸어본 사람이 있는지를 말입니다. 그랬다면 과연 어떤 느낌을 받았습니까? 어떤 조치를 했습니까? 조치를 했다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은 했습니까? 한 가지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그런 일련의 조치를 주기적으로 실행하면서 더 나은 방법으로 진화시키고 있습니까?

◇ 일류가 되려면 그 방식을 따르라

어느 회사할 것 없이 ‘일류’를 꿈꿉니다. 글로벌이니 뭐니 하며 표현은 좀 달라도 목표는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말뿐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제가 즐겨 쓰는 말에 ‘NADO’라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만든 신조어인데(인터넷에 떠도는 ‘NATO’, 즉 ‘No Action, Talk Only’의 준말에서 따온 것이다) ‘No Action, Dream Only’의 약자입니다. 즉, 꿈만 있고 행동이 없는 것을 비웃는 표현입니다.

정말로 일류를 꿈꾼다면 일류의 방식을 따라야 합니다. 남을 능가하지는 못할망정 선두주자의 방식을 따라할 수는 있는 것 아닙니까? 최소한 따라하려는 의지만 있어도 일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지가 있으면 머지않아 능가하려는 의욕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 콜센터가 생긴 지가 언제입니까? 신용카드가 일상화된 지가 언제입니까? 고객만족을 부르짖은 지는 그보다도 훨씬 오래됐습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구태의연한 방식에 머물거나, 심지어 경쟁업체가 어떤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면 ‘일류’는 헛꿈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상담사를 더 채용해야 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고요? 그러기에 당신네 회사는 일류가 못됩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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