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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은행은 왜 한국시장을 떠나는가?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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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07-02 22:05 최종수정 : 2014-07-03 02:09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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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은행은 왜 한국시장을 떠나는가?
한국의 금융산업은 준(準)공공적 성격이 있어 이익을 내는 성장산업으로 보지 않아

가계부채 증가와 인구문제 등 구조적 한계로 투자자본의 보상없이는 외국계 어려워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190개 지점 중 56개를 이달 말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한국SC은행도 조만간 지점 폐쇄를 포함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영업해온 글로벌 은행들이 지점망을 대폭 줄이고 있다.

최근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은행 지점은 없는 반면 국내에 들어왔던 외국은행들은 상당수가 한국을 떠나고 있다. 외국은행들은 한국이 가장 장사하기 어려운 시장 중의 하나라고 보는 것 같다. 국내은행, 외국은행을 막론하고 그동안 경기침체와 정부의 규제개입 등으로 은행의 저수익 기조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HSBC가 한국을 떠난 것은 외국금융기관이 한국시장에 발붙이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근래에 한국의 저축률은 현저하게 떨어졌다. 우리는 더 이상 80년대, 90년대의 높은 저축률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국내 저축률이 줄어든 것을 보충하기 위해서 더 많은 외국자본과 외국금융기관을 유치해야 하며 국내 금융시장도 경쟁력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 한국은 제조업 부문에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있다. 그러나 금융산업에는 경쟁력이 있는 글로벌 은행이 없다. 이제 한국도 선진국 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은행을 갖추어야 한다.

2000년대 초부터 정부는 한국 금융시장을 보다 글로벌화하고 국제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한국을 동북아시아의 금융허브(financial hub)로 만든다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기 위해서 폭넓은 금융개혁, 규제완화 등을 추진하고 글로벌 은행들을 국내로 유치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은 지지부진했고 국제금융허브로서 한국은 홍콩, 싱가포르 등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

외국은행들은 왜 한국을 떠나는가? 국제신용평가사인 핏치(Fitch)는 외국은행이 떠나는 것은 한국의 금융 환경 악화로 은행 수익성이 떨어지는데 대한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높은 가계부채, 인구의 급격한 노화현상, 성숙한 소매금융시장의 치열한 경쟁 및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강화 등은 국내 금융환경을 크게 바꾸면서 은행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가계부채 문제는 정부의 다양한 구제조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상당 기간 소비수요를 짓누를 전망이다. 2013년 한국의 가계소득에 대한 부채상환비율은 170%에 근접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가깝다. 높은 가계부채 부담은 특히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들에 집중되고 인구 고령화와 함께 대출수요를 위축하는 요인이다. 출산율 또한 세계에서 가장 낮기 때문에 인구구성상 양질의 소비자 대출 기회가 가까운 장래에 회복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에서 은행은 이러한 환경변화의 어려움을 피할 수 없다.

외국은행은 그밖에도 다른 두 가지 이유로 인해서 수익성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첫째는 성숙하고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는 소매금융시장에서 지난 10여 년 동안 고(高)성장기에 외국은행은 소극적인 확장전략을 추구한 결과 ‘규모의 경제’의 이점을 거두지 못한 것이다. 둘째는, 규제조치가 저(低)신용 차입자 대출을 확대해서 은행의 수익률을 떨어트린다. 특히 이들의 신용관리 비용은 늘어나는데 순이자마진이나 수수료는 정책당국의 규제개입으로 줄어든다.

한국에서는 금융산업이 준(準)공공부문 같이 인식되어서 제조업 부문의 성장을 지원할 뿐 그 자체가 이익을 내고 성장하는 하나의 산업으로 보지 않는다. 금융시장에 대한 정책당국의 규제개입이 금융위기로부터 한국 금융시장을 보호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은행들이 모기업의 국제도매금융이나 보다 수익성 있는 투자은행에 활용하기 위해 자본을 재배치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이다.

한국을 떠나는 외국은행들은 한결같이 글로벌 금융위기 및 규제환경 변화에 따른 본국 차원의 구조조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 금융시장이 당면한 구조적 문제와 장기적 인구 문제를 고려하면 투자자본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외국은행이 한국시장에 다시 돌아와서 영업활동을 확대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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