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가 금년부터 농작물재해보험 재보험 풀에 추가된다. 이로써 풀에는 코리안리와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 메리츠화재 등 총 7개사가 참가하게 됐다. 농작물재해보험은 농협손보가 유일하게 취급하지만 1개사가 단독으로 인수하기엔 규모와 위험성이 커 다수의 보험사가 풀을 구성해 재보험을 받는 구조다.
예컨대 농협손보가 보험료를 거둬 일부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재보험 풀에 넘겨주면 풀에 소속된 손보사들은 보유능력에 따라 일부를 갖고 나머지는 코리안리에 재재보험으로 내준다. 농협손보 역시 리스크 관리를 위해 개별적으로 코리안리의 재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한화손보가 풀에 참가하게 된 배경에는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의 안정화가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농가 경영안정을 위해 지난 2001년 도입된 정책성보험인 농작물재해보험은 가입자가 계속 늘고 있지만 손해율이 극심해 민영손보사들이 꺼렸던 종목이다. 2013년 기준으로 농작물재해보험의 원수보험료는 2057억원, 3년여 만에 2배 이상 늘었으나 2010년부터 손해율이 100%을 초과했으며 2012년엔 357%라는 사상 최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큰 손해를 입은 손보사들은 재보험 풀 참여를 기피했고 결국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가 협의해 국가재보험 손해율 기준을 180%에서 150%로 낮춘다는 조건을 걸어야만 했다. 이는 손해율이 150%를 넘으면 나라에서 보험사들의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난해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율이 21.9%로 낮아지면서 5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자 풀에 참여한 손보사들은 이전에 입은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역시 국가재보험 손해율 기준을 150%로 유지해 민영사들의 참여를 촉구하는 등 분위기도 한층 가벼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2년 전만해도 모두가 기피하고 안 들어오려 했던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한 손보사들의 눈초리가 많이 부드러워졌다”며 “참여사들이 많을수록 보험위험이 분산되고 더 많은 가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재보험 풀이 커지는 게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