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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성장·조직 축소 은행지주 새바람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6-17 01:22

당국보다 먼저 바로서기 자발노력 만개
이순우 회장 인사·조직개편 본색 발휘
임영록 “효율 조직” 임종룡 “장기 저력”

역시 최고경영자 교체가 금융그룹 조직과 지향책략 변화에 직결되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가동 중인 금융사 지배구조 선진화 TF 논의 결과가 나오기 전에 최근 취임했거나 취임을 앞둔 은행지주 회장들이 조직슬림화를 통한 자회사 독립성 강화와 경영 효율성 극대화 등의 쇄신에 나섰거나 나설 예정이다.

지난 정부 때부터 비판 타깃으로 꼽혔던 지주 회장의 자회사 경영간섭이 사라지는 대신 경영독립성 강화와 비대해진 지주 조직 슬림화는 공통적일 전망이다. 그룹내 은행의존도가 두 번째로 낮고 지주 조직 설계 초기부터 극효율성을 꾀했던 농협금융에 취임한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회장 만이 장기 성장과 핵심경쟁력 제고에 집중하는 행보가 가능했다.

◇ 조직 슬림화 급류 올 것이 왔다

지난 14일 오전 취임한 이순우닫기이순우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소수정예지만 강한조직 전환은 이런 것이라고 파격을 선보였다. 5개 본부는 모두 폐지하고 17개 부서를 9개로 줄이면서 170명이던 인원을 90명 안팎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상무대우급 부서장도 없애는 충격적 슬림화가 이뤄졌다.

앞서 발표 난 우리은행 조직개편에서 주택금융사업단을 부동산금융사업본부로 승격하는 대신 자금시장본부를 사업단으로 조정했으며 부행장으로 셋을, 상무 승진은 넷으로 비교적 큰 폭 인사 물갈이를 단행했다. 이 회장은 △계열사 자율경영 강화 통한 경쟁력 강화 △수익창출역량 강화와 해외진출 확대 △민영화 달성과 이를 위한 전 계열사 경쟁력 업계 최고 수준으로 제고 △창조금융 사회책임 경영 앞장 등을 다짐했다.

KB금융 임영록 회장 내정자 또한 “꼭 필요한 자리는 새로 만들겠지만 불필요한 감투는 과감히 줄일 것”이라며 “굉장히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한 조직 개편을 예고했다. 3월 말 기준 KB금융지주 조직은 박동창 부사장이 해임되지 않았다면 회장과 사장 말고도 부사장 이하 임원만 10명에 이르고 직원 수는 6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180명에 이르는 비대 조직이었다. 주력 자회사 국민은행 의존도가 지난해 말 현재 90.1%로 사실상 가장 높은 금융그룹이면서 지주 조직은 가장 비대한 가분수 형태였던 셈이다. 이 때문에 사장직 없이 부사장과 임원 자리가 적잖이 줄고 지주사 직원 역시 통합리스크관리 등 필수 조직 및 그룹시너지 강화, M&A 추진 분야 등으로 역동적인 몸집 수준에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 은행의존도 낮은 산은·농협의 이유 있는 정중동 혁신

이와 달리 산은금융지주는 정책금융재편 방안이 확정되기 전까지 겉으로는 아무런 변화 없이 물밑으로는 경영효율성 극대화와 탈민영화 이후를 대비하는 경쟁력 추스르기에 집중하고 있다. 변화 폭과 강도와 관련 금융계 초미의 관심사로 꼽혔던 다이렉트뱅킹 및 소매금융 점포는 추가 확대를 하지 않으면서 수익성을 급속도로 끌어올리는 쪽으로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다른 은행 요구불예금 금리보다 월등히 높았던 다이렉트뱅킹 금리는 격차를 최종적으로 얼마나 줄일 것인지 검토하고 있으며 다이렉트 추가 확대 보류에 따른 고졸 인력 등 전담요원 인력수요가 줄어 들 경우 전환배치를 통해 영업력 강화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사 슬림화 여부나 인력 조정은 정책금융재편 방안 방향에 따라 가변적인 가운데 현 체제에 큰 변동이 없다면 산은금융지주 또한 큰 폭의 고위직 감축과 인력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때문에 6대 금융지주 가운데 취임이 가장 빨랐던 홍기택 회장은 기업구조조정을 비롯한 현안 해결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정책금융 재편 안이 나오는 즉시 조직개편과 역량극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만반의 채비를 해두는 데 주력할 수 있는 상황. 아울러 지주 조직슬림화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11일 취임한 임종룡 회장이 곧바로 현안 챙기기에 나섰다. 일단 그는 “부당한 외부 경영간섭은 단호히 대처하여 계열사의 자율적인 경영을 보장하되 상호 협력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며 지주사와 자회사 역할 정립을 통한 시너지 제고 선언대열 만큼은 보조를 같이 했다.

그럼에도 핵심과제 부각엔 집중력이 넘쳤다. 첫째 과제로 그는 “리스크관리체계 선진화와 수익성·장기적 성장을 고려한 경영기조를 견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자본충실도를 끌어 올려 외부충격을 흡수할 역량을 키우고 생산성이 높은 대표적 금융조직으로 탈바꿈 하겠다는 뜻도 앞세웠다.

IT 업그레이드를 비롯해 지역사회와 농업인, 그리고 서민과 중소기업까지 보듬는 지속가능 경영으로 신뢰 받는 금융회사로 나아가는 동시에 그룹 계열사와 임직원들이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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