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수은에 따르면 포페이팅 취급에 나선 지 10년을 채운 지난 9월까지 총 누적 실적은 14조 5000억원이고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4조 2045억원에 이른다. 최근에는 점포망이 많지 않은 수은이 수수료를 나눠 갖더라도 더 많은 기업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시중은행과 연계 영업에 나선 데다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경우 재무개선 효과가 크다는 점이 폭발적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지난 2010년 연간 1조 7945억원이었던 포페이팅 실적은 지난해 2조 9943억원으로 늘어난 바 있다. 시중은행을 통한 취급실적 역시 2010년 1064억원에 그쳤던 것이 지난해 2436억원에 이어 올 들어서는 벌써 5099억원에 이른다. 총 누적 15조원 돌파에 이어 올해 연간 5조 돌파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 거래위험 안고 나선 수출기업에 만점 보약 ‘포페이팅’
포페이팅이란 수출기업이 신용장(L/C)을 근거로 발행한 수출환어음을 ‘무소구조건(Without Recourse)’으로 사들임으로서 수출거래에 따른 현금화시기를 크게 앞당기는 선진적인 금융기법이다.
우리 수출기업으로부터 제품을 사들인 해외 수입업자가 대금을 내지 않더라도 수출기업에 대금을 내놓으라고 청구하지 않는다는 뜻을 지닌 무소구조건이기 때문에 일단 환어음을 파는 순간 수출기업이 모든 위험에서 벗어난다. 조속한 유동화에 무역거래 부담을 없애는 일석이조 효과가 컸지만 수은이 처음 도입할 당시만 하더라도 일부 외국계 은행을 통해 매우 비싼 수준의 수수료를 물어야 했기에 그림의 떡이었던 기법이다.
특히 포페이팅 기법은 개발도상국과의 거래를 비롯해 거래위험이 커서 신용장이 필요한 경우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것이어서 무신용장 수출환어음을 매입해 주는 팩토링금융보다 효용가치는 더욱 큰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수은은 외국계은행보다 낮은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무소구조건의 환어음 매입에 나선 지 10주년 넘어 선 셈이다.
◇ 수수료수입 줄더라도 시은과 손잡고 수혜 기업 늘리기
포페이팅의 효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수은은 2008년까지만 하더라도 점포망이 11개에 그쳤다. 포페이팅 방식으로 수출환어음을 팔아서 유동화를 앞당기고 대금회수 위험을 털어 내고 싶어도 수은 점포를 찾아 먼 길을 나서야 하는 기업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수은은 2008년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신한은행과 협약을 맺고 2009년부터 신한은행 창구에서 포페이팅 수출환어음 매입에 나섰다. 수수료를 시중은행과 나누는 한이 있더라도 더 많은 기업들이 혜택을 보게 하려는 선택이었다.
신한은행 주거래 고객들이 포페이팅 기법으로 유동화 한 것은 2010년 1064억원 수준이었지만 이 은행 거래고객 사이에 입소문이 확산되고 지난해 국민은행이 가세하자 시중은행 연계 취급 연간 실적은 2436억원으로 뛰었고 올 들어서는 3분기 만에 5000억원을 돌파, 지난해의 갑절 넘는 규모를 일궜다. 나아가 올해엔 무역금융 부문 최강을 표방하는 외환은행에 이어 10일 하나은행이 가세한 만큼 남은 4분기와 내년 이후 실적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 K-IFRS 기준 따르니 부채감축되는 재무구조 개선 ‘덤’
여기다 IFRS 시대에 접어들어 선진금융기법 포페이팅 효과는 일석이조에서 일석삼조로 진화한 것도 최근 지원실적 증가세에 폭발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은 관계자는 “K-IFRS에 따르면 무소구조건인 포페이팅과 팩토링은 수출환어음 매입 후에도 차입금, 즉 빚으로 계상되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의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일반 수출환어음에 비해 크게 유리한 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대금 현금화 △거래위험 제거 △부채규모 감축효과 등 재무구조와 경영안정성을 다각적으로 높이는 효과가 지원실적을 끌어올리는 셈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