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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11년 겸업화·글로벌 크게 미흡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2-09-05 22:28

금융겸업화 대형화 ‘총아’ 기대감엔 부응 미흡
M&A조차 은행부문 편중 비은행은 구색 갖추기
은행권이 금융산업 재편 주도 모양새 궤도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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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11년 겸업화·글로벌 크게 미흡
오는 2013년이면 대한민국에 금융지주사가 출현한 지 12년이나 되지만 ‘상전벽해’급 혁신은 간 데 없이 덩치는 커도 체력이 의문시되는 ‘우량아’들만 양산했다는 류의 싸늘한 눈초리가 쏠리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금융산업의 중요성을 깨달은 정부와 감독당국이 금융강국 육성 전략의 한 축으로 상정했던 게 금융지주사 제도다. 그런데 사실상 은행 성장에만 유효했다고 평가해도 무방할 지경이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모델이 당초 각광받은 이유는 명료했다.

금융회사 대형화와 겸업화를 촉진시켜 또 다시 외화유동성 때문에 경제위기가 걷잡을 수 없는 뼈아픈 사태 재발을 막는 동시에, 대한민국 금융산업이 글로벌 무대를 누빌 만큼 질적 성장 또한 담보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던 것이다. 미지의 모델을 국내에 도입한 결과는 아직까지도 썩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라는 것은 대부분 공감을 할 정도다.

◇ 97년 위기 후 격동기 주도했던 금융사적 의미?

물론 금융지주사 모델이 아니었더라도 대형화는 은행 중심으로 흐른 게 사실이다.

첫째 대형합병 모델은 정부가 주도한 1999년의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합병이다. 동반 부실 상태에 있던 은행을 대등합병해 우리은행의 전신, 한빛은행이 출범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추가 대형합병 노력과 금융지주사 제도 도입이 추진됐고 그 열매는 2001년 집중해서 개화했다. 2001년 4월 우리나라 첫 지주사로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했고 같은 해 9월 신한금융지주가 뒤를 이었다.

당시 당국 및 해당 금융사 관계자들의 본 뜻이 어찌 됐건 이들 금융지주사 체제 출범은 자의반 타의반의 선택이었다고 해석하는 이도 없지 않다. 옛 국민은행과 옛 주택은행 합병으로 당시로서는 초대형은행 탄생이 임박한 상황에서 활로를 열기 위한 경쟁사로서의 승부수로 해석될 여지 또한 있다.

국민·주택 합병은 내부구성원 반발에도 불구하고 관치금융 영향력이 큰 상태에서 그것도 정부 지분이 많았던 두 은행 사이에 큰 문제 없이 추진되나 했지만 노조가 총파업의 배수진을 치는 등 진통 끝에 2001년 4월에야 본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2001년은 금융지주사 두 곳의 출범과 외형이면 외형, 영업력이면 영업력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초대형 합병은행 탄생이 집중됐던 역사적 한 해로 꼽을만 하다고 적지 않은 금융인들이 지적한다.

그러나 이후 흐름은 금융당국의 ‘대계’와 어긋난 것이었다. 2003년 방카슈랑스 제도를 도입해 은행이 보험을 팔고 후에는 펀드를 팔 수 있도록 길을 터주었지만 은행계 금융그룹이 시장을 선도하는 양상은 좀체 나타나지 않았다.

◇ 10년 남짓 우리 2.43배, 신한 4.37배 성장

같은해 지주사를 선택했건만 우리금융지주는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경영정상화 MOU에다 경영진의 연속성 단절 등으로 비은행 부문 사업 강화가 제한적이었다.

반면에 신한지주는 옛 굿모닝증권 인수, 신한생명 자회사 편입, 옛 LG카드 인수 등 비은행 사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전기를 마련했다.

이와 달리 2011년 11월 출범 당시 경제계 전체를 뒤흔들었던 통합 국민은행은 부침을 거듭하며 금융계 리딩 컴퍼니로서 위상을 수성하는 데 만족스런 결과를 내지 못했다. 금감원 공식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출범 당시 총자산 93조 606억원에서 지난 3월 말 319조 466억원으로 242.84% 성장했다. 신한지주는 비은행 라인 말고도 옛 조흥은행 인수까지 더하는 등 출범 당시 55조 610억원이었던 총자산이 지난 3월 295조 9190억원으로 437.44% 도약했다.

국민은행의 절치부심은 2008년 지주사 체제 전환에 가세하는 것으로 이어져 금융계 선두권 다툼에서 다시 가속도를 올리는 계기로 삼았다. 은행 4강 체제가 트로이카 체제로 전환하는가 했지만 지주사 체제 전환을 KB금융보다 3년 앞서 단행하고도 정체를 거듭하던 하나금융 역시 지난해 외환은행 인수에 명운을 건 끝에 올해 자회사 편입을 마치며 빅3에 근접한 외형을 갖췄다.

여기다 2009년 민영화 큰 그림에 따라 지주사로 새출발했던 산은금융지주와 농업협동조합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지난 3월 금융그룹 체제를 갖춘 농협금융그룹까지, 약 11년 간의 은행사이자 금융사는 외형성장에 관한 한 긴박하기만 했다.

◇ 경기 따라 수익급변 천수답, 은행편중 심화 못 벗어

다만, 그 결과 대형화엔 성공했다 손 치더라도 겸업화 깃발은 남루하다는 데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은행권 안에서도 은행 편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국내 비즈니스 의존도가 97%를 웃도는 변화를 구하기 위해 숱한 인력감원과 회사 줄이기를 진행한 것이냐는 비판적 정서가 짙게 도사리고 있다.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이 출범 당시와 최근 총자산이익률(ROA)을 살펴보면 지주사 전환이 큰 의미를 둘 정도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은 2001년 0.71%에서 최근 1분기 0.73%였고 하나금융은 2005년 한 해 0.90%에서 최근 1분기엔 1.09%였다.

은행 의존도의 경우 신한지주가 올해 상반기 약 64%에 그쳤을 뿐 비은행부문 비중이 게 중 낫다는 산은금융지주와 KB금융이 각각 17.82%와 16.02%로 비은행 비중이 2할을 넘지 못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은행시장을 박차고 전략적 토착화에 주력하는 해외진출’을 권한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뱅커들만 포진한 지주사 인력구조를 개선해 전문인력 영입 등으로 겸업화를 크게 진척시키지 않고서는 금융지주사 제도 도입 취지는 무색한 채 유지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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