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자협의체 활용 해외지원 박차…후속타는?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신한은행을 신호탄으로 해외 감독당국과의 감독자 협의체(Supervisory College)를 통해 국내 은행이 진출한 국가와의 협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다른 은행으로 확대해 국내 은행들이 해외진출에 앞서 현지 감독당국의 협조를 이끌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감독자 협의체는 글로벌 은행에 대한 효율적 통합감독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본국과 현지감독당국간 정보교환 및 협력강화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협의체다. 해외 진출에 의욕적으로 나선 국내 은행들이 타깃으로 삼은 지역의 정치·경제적 리스크와 법제도적 특수성 파악에 원스톱 지름길을 확보하는데 감독자협의체 만한 루트가 없다는 점에서 당초 큰 기대를 모았던 일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주관으로 설립한 감독자 협의체를 활용해 해외 감독당국과 긴밀한 관계를 만들어 현지인가절차 등 해외진출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5월 말 현재까지 신한은행에 이어 추가로 감독자협의체를 통해 해외진출을 도와 줄 은행 선정조차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상태다.
◇ 중장기 로드맵과 당면 실행과제 구분 등 구체적 실천 기대감
이에 감독당국의 현지 제도, 거래관행 등 리스크를 파악하는 등 해외진출에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기대했던 은행권이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당국이 현지 제도나 문화적 특성을 파악하는 등 해외진출 원활화에 든든한 서포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해외진출 지원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 연속성과 지속성이 필요한데 상반기 말이 끝날 갈 무렵인 현재까지 어느 정도의 윤곽이 잡혀 있지 않는 건 말이 안된다”며 “이는 결국 의욕만 앞세운 탁상행정으로 끝날 개연성을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해외진출 지원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수립에 착수하고 지속적인 지원에 나선다면 국내 은행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미국,중국,일본 등의 나라들은 지난 2009년부터 당국이 앞장서서 현지 제도와 문화적 특성을 파악하고 현지 감독당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해외진출 여건을 형성하는데 적극적이다”면서 “우리나라 감독당국도 국내 은행들이 해외 진출을 원활히 할 수 있게 사전조사·리스크관리를 하는 등 해외감독당국과 긴밀한 관계유지 및 해외진출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올 하반기쯤에 구체적인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에 감독자 협의체를 개최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하반기에 시행하는 것 뿐”이라며 “탁상·전시행정에 그칠 거라는 시각은 오해”라고 일축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