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대출과 가계대출마저 이상 신호를 띠기 시작하면서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이 치솟았다.
여기다 올해 들어 부실채권 정리도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건전성 지표는 상반기 말과 연말에 대폭 개선하곤 했다. 따라서 올 상반기 말 건전성 지표 개선에 적극 나서려면 그 만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형편인 것이다.
◇ 4월 말 연체채권 규모 지난해 10월로 컴백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원화대출 연체채권 잔액은 13조 1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 들어 넉달 동안 새로 생겨난 연체채권이 11조 2000억원인 반면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7조 7000억원 정도에 그쳤기 때문이다. 13조원대의 연체채권 규모라면 지난해 10월 13조 7000억원과 엇비슷한 수준. 올 4월에는 건설 및 부동산PF대출과 조선 관련 업종 현금흐름이 악화됐고 일부 제조업체가 기업회생절차(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바람에 대기업 연체율이 0.29%포인트 늘어난 0.76%로 솟았다.
중소기업 역시 0.15%포인트 오르면서 기업대출 연체율은 1.49%가 됐다. 지난해 9~10월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기업대출보다 안정세를 보였던 가계대출 마저 우려를 품게 한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79%로 지난 연말 0.61%에 비해 상승폭이 적다지만 집단대출이 1.84%의 연체율로 지난해 상반기 말 수준에 근접했다. 주택담보대출을 뺀 신용대출 등의 가계대출 연체율도 덩달아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말 건전성지표를 대거 개선하기 위해 금감원은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늘어난 원인을 놓고 “부동산 경기부진에 따른 시세 하락 등의 영향으로 분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4월 새로 생겨난 연체채권은 3조 2000억원 가량. 기업대출 쪽에서 유난히 늘었기 때문에 5~6월 두 달 동안 지난 2~3월 수준으로 증가폭이 제한된다 해도 5조원 가량은 연체채권이 새로 생겨날 것으로 추정된다.
◇ 연체 5조원만 더 생겨도 정리부담 8조 웃돌아
4월까지 새로 발생한 연체채권 가운데 정리하지 못한 규모 3조 5000억원 가량을 합하면 어림 잡아 8조 5000억원 정도 정리해 줘야 연체채권 잔액이 지난해 말 수준으로 말끔해질 수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감독당국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건전성 지표를 대거 개선시키면서 매각 또는 상각으로 처리한 비중이 약 4할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8조 5000억원 정도의 연체채권을 다시 정리하면서 매각 또는 상각 규모가 4할에 이른다면 3조 4000억원 수준이란 이야기가 된다. 물론 매각하는 경우 파는 값 만큼은 회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권의 부실 정리 부담 총액이 3조 4000억원 전액인 것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외 실물경제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어 연체대출을 대환으로 돌리는 것도 사실상 부담으로 남는다는 점을 또 감안해 보면 수조원대의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은 “은행의 적극적인 연체채권 관리 및 정리를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 가운데 수조원을 도려 내는 2분기라면 당기 순이익 등 수익성 지표에는 적잖은 마이너스 요인으로 귀결될 전망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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