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주최한 ‘은행권 노동자 장시간 노동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권현지 킹스칼리지 교수는 은행원들은 평균적으로 주당 56시간 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권 교수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시한 한도인 주 52시간 이상 일하는 비율이 95%에 달해 대부분의 은행원들이 법정 초과근로시간보다 더 많이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바쁠 때에는 하루 평균 12.6시간, 주당 60.3시간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별에 관계없이 80% 정도의 은행원들이 8시까지 출근하고 있으며, 자녀가 있는 은행원들도 평균치와 비슷한 초과노동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 교수는 “은행원들이 이처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이유에 대해 은행산업의 과도한 성과문화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규 근무시간에는 부족한 인원 탓에 내점 고객 업무처리 등에만 집중해야 하고 은행 셔터가 내려진 뒤에는 낮에 미뤄둔 업무를 처리하고 실적을 채우기 위한 영업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 권 교수가 신한은행 등 19개 은행에서 일하는 51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들의 40%가 실적 압박 등의 과도한 성과문화를 초과노동의 원인으로 꼽았다. 권 교수는 “직위별로 다른 패턴이긴 하지만 은행권 초과노동의 공통원인은 업무량 과다”라며 “특히 마감 업무 자체보다는 폐점 후 마케팅 및 여신관리 업무 집중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들이 지속적으로 인력을 감축해 왔으면서도 은행원들의 헌신적인 다중 역할이 요구되는 ‘린 방식’ 조직 관리를 확대하면서 인력구조가 왜곡돼 만성적인 인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일자리 창출 가능성과 연계해 적정인력을 확보하고 초과근로시간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수량적 유연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체계적이지 못한 은행의 시간 관리와 인력효율화 원칙에 따른 과중한 업무 부담을 개선하는 것이 일차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