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는 지난 6일 “로펌과 학계 법률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정책적 관점에서 설정비 부담주체를 은행으로 변경하는 것은 허용될 수 있을지 모르나, 이미 지출한 비용을 소급적으로 고객들에게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허용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설령 고객의 설정비 부담이 무효로 해석되는 경우에도 은행은 반대급부로 이에 상응하는 금리할인,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했기 때문에 은행이 부당한 이득을 취득하거나 고객이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는 없다”는 주장을 명확히 했다.
일단, 은행권이 지난해 8월 최종 패소한 ‘공정위의 표준약관 개정 취소 또는 사용권장처분 취소’ 소송의 판결 취지를 보면 약관 개정과 수정 사용을 권장한 처분이 부당하지 않다는 것일 뿐 기존 약관의 효력이 무효라고 판시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연합회는 “기존 약관이 공정위의 심사를 거쳐 승인 받아 모든 금융기관이 공통으로 사용해 오던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담보대출은 고객이 신용대출을 받을 때보다 더 큰 금액을 대출받거나 더 낮은 금리로 대출 받고자 할 때 이용하는 것이므로 그 수익자는 당연히 고객”이라고 주장하고 “수익자 비용 부담의 원칙에 따라 고객이 근저당권 설정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지극히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국, 영국, 일본 등의 경우에도 개정 전 국내 표준약관과 비슷한 규정이 존재하고 프랑스 민법전 등은 아예 저당권 설정비용을 채무자 부담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은 고객으로서는 설정비용을 부담하기로 선택함으로써 대출이자율이나 중도상환수수료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 받을 수 있었고 은행은 그 반대로 불리한 대출조건을 받아들이는 대신 설정비를 부담하도록 할 수 있었다는 논리를 폈다.
이 때문에 “공정위의 표준약관 개정과 사용권장처분은 경제사정의 변화, 정부 정책기조 전환 등 다양한 배경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표준약관이 효력을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불공정성이 중대한 경우에만 개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종전 표준약관에 의한 모든 업무처리가 불법이 되는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같은 공식 설명과 입장 정리는 설정비 반환 여부에 대해 은행권은 법원의 판단을 받아 조치할 예정이지만 불필요한 오해로 여론이 호도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최소한의 조치로 풀이된다.
〈 근저당 설정비 관련 약관개정과 소송경과 〉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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