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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 결정구(決定球), ‘친화력’ 앞세운 김정태 리더십 등판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3-28 22:19 최종수정 : 2012-03-28 22:38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

막강 결정구(決定球), ‘친화력’ 앞세운 김정태 리더십 등판
카리스마 대신 자발적 협력·지원 샘솟는 조직문화 겨냥

“2015년 ‘글로벌 톱50’ 비전 매조지할 마무리투수” 자임

소통·충분한 보상·자기계발 등 대폭투자 직원들에 약속

하나금융그룹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리딩’보다 ‘헬퍼’ 그리고 ‘팔로워십‘에 기반한 리더십을 표방하며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어 금융계와 그룹 내에서 크나큰 변화를 예고했다. 김정태 회장이 취임식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놓은 경영 비전과 전략 방향은 ‘톱 다운’의 완력을 앞세우기 십상인 여느 신임 CEO와 달리 리더십 패러다임의 궤를 완전히 달리했다.

동시에 김승유 전임 회장이 설정한 전략 방향과 전략의 근간이라 할 ‘2015년 글로벌 톱 50’ 임무의 계승자이며 변화관리와 위기관리에 주력함으로서 경영 비전 완수를 마무리 하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라고 설정했다. 김 회장 스스로 ‘핀치 히터’라는 표현과 ‘마무리 투수’라고 역할을 비유했고 그에게 김승유 전 회장은 영원한 멘토이며 자문을 구할 웃어른으로 섬기겠다는 관계설정 사실을 주저함 없이, 오히려 여러 차례 강조했다.

◇ ‘길’과 ‘금융’과 김승유 전 회장의 ‘아피아 가도’

김정태 회장은 리더가 맡아야 할 가장 큰 역할을 ‘전략 방향 설정’이라고 못 박았다.

그리고 방향은 이미 충분히 잘 정해져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초우량 금융그룹으로 발돋움 하기 위한 길 또한 잘 닦여 있으므로 모든 그룹사 임직원이 하나로 뭉쳐서 달려 갈 일이 있을 뿐이라고 규정했다. 취임사에서 등장한 ‘길’이 있어야 보행자가 안전하게 갈 수 있듯이 금융이 있어야 고객과 금융경제가 멀리 안전하게 갈 수 있다는 논리는 결국 김 전 회장이 마련해 놓은 로마제국의 고속도로 ‘아피아 가도’를 따라 그룹의 꿈을 현실세계에 구현에 나서는 과제가 엄중하다는 상황인식에 가 닿는다.

하나은행의 리테일금융과 PB 부문 경쟁력을 살려 해외 현지화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외환은행의 기업금융 및 무역금융 역량에다 해외네트워크 결합력을 원동력 삼아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기치를 높이 세운 배경이 그렇다. 물론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에 따른 오프라인 경쟁력과 지금껏 결코 뒤진 바 없다고 자부하는 스마트금융 및 온라인 경쟁력으로 국내 무대를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버티고 있어서 글로벌 진출 전략은 탄탄한 추진력을 이룰 수 있다.

◇ 퀄리티 스타트 선발투수가 건넨 공에 실린 따뜻한 체향

김정태 신임 회장은 28일 김승유 전 회장이 퇴임하면서 선물해 준 액자가 있다고 소개했다. 액자에는 GM의 전 최고경영자 Alfred p. Sloan이 주창했다는 경구가 담겨 있다. 경구의 전문은 이렇다. “The circumstances of the ever-cahnging product are capable of breaking any business organization if that organization is unprepared for change”

김 전 회장은 김 신임 회장에게 “지난 30여 년 책상 뒤에 걸려 있던 경구”라며 “변화에 대한 대응은 우리 경영자들에겐 영원한 숙제입니다”라는 친필 메시지를 적어 넣었다. 그 날이 바로 지난 23일 퇴임하던 날이다.

28일 기자간담회 석상에서 김정태 신임 회장에게 김 전 회장은 20년 호흡을 함께 맞추며 동행을 이끌던 ‘회장님’임을 거듭된 호명으로 확인시켜줬다.

◇ 인위적 리더십 배제, 자발적으로 혁신하는 공동체 추구

카리스마를 앞세우는 리더십 패러다임 대신에 ‘헬퍼’를 자처하며 온 조직원이 서로 돕고 협력하는 문화를 그것도 자발적으로 형성해야 한다고 독려하는 사연 경영과제 계승을 위한 포석일 것이다. 하지만 좀 더 내밀하게 살피고 더듬어 보면 강점의 연원과 기반이 다른 데서 오는 분화 과정에 가까워 보인다. 김 회장은 스스로의 역할을 ‘핀치 히터’라고도 했고 ‘마무리 투수’라고도 했는데 이 가운데 뒤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렇다면 김 전 회장은 뭘까. 퀄리티스타트를 이뤘을 뿐 아니라 세이브를 추가할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들어 놓고 공을 건네 준 제 몫 이상을 다한 선발투수 격이라는 셈법이 가능하다. 이쯤 되고 보면 상대 팀의 마지막 반격의 기세를 꺾고 승부의 추를 온전히 끌고 갈 김 회장의 결정구가 무엇이냐에 눈길이 쏠릴 시점이다. 김정태 회장은 “제가 잘하는 일이 인화단결이고 하나금융 모든 임직원이 하나로 뭉쳐 가는 것은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구라는 스포츠의 투수에게는 특히 마무리 투수에게는 초속과 더불어 공 끝 즉 종속과 공 끝의 움직임, 즉 무브먼트 또한 중요하고 승부를 가르는 결정구가 있어야 한다. 김 회장의 결정구는 친화력이다. 게다가 그의 결정구는 공 끝이 생생하게 살아 있을 뿐 아니라 움직임마저 역동적이라는 평가가 깔려 있다. 김 전 회장이 건네준 액자 경구는 변화관리와 위기관리의 막중함을 일깨운 것임을 신임 회장은 마음 깊이 온 힘을 다해 역량을 몰입하는 것으로 화답하는 스토리가 예상 된다.

◇ 어려움을 즐기고 때를 제 때 포착하는 승부사

이번 기자간담회에 앞서 같은날 그룹 임원 및 부점장급 일부를 소집한 조찬워크샵에서 초청인사였던 김성근 고양원더스 감독의 철학과 소신을 언급한 것 역시 김정태 리더십의 문양과 직조 상의 특성을 읽는데 도움이 된다. 김 회장이 소개한 김 감독의 이야기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즐겨라”는 것과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버려라”는 것이었다. 신한은행에 몸담고 있던 시절 한 달 내내 여관방 생활을 하면서 영업에 매진했던 일화를 내비친 것은 결국 업무와 목표에 대한 집중력에는 자신이 있고 어려움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하려는 조명장치일 것이다.

또한 경청과 소통에 힘쓰겠다는 그의 신념 밑바닥은 절대 놓쳐서는 안될 내면이다. 김 회장은 취임식에서 그룹 직원들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헬퍼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경청이라는 낱말의 뜻이 마음으로 듣는다는 뜻이니 소통을 위해 먼저 마음을 여는 헬퍼가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언뜻 보면 예리함이나 묵직함보다는 무디고 성긴 페이스로 보일지 모르지만 김 회장의 소통과 경청은 끌려가려고 착수하는 승부가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는 아들과의 일화도 꺼냈다. 유학을 다녀온 뒤 작곡가의 길을 걷겠다는 아들에게 한 달에 걸친 설득 끝에 ‘아버지’가 보기에 합당한 길을 걷게 했노라는 이야기에 담긴 함의는 뭘까. 친화력을 희구하지만 조직의 비전과 목표를 향한 치밀하고 철저하게 형성되는 인화단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셈이다.

◇ 솔선수범에서 피어나는 신뢰와 충분한 보상

금융계의 통념 가운데 신뢰의 중요성을 신봉하는 점에서 평범하달 수 있는 김 회장의 리더십에서 팔로워십(Follower-ship)이 등장하는 것도 이채로운 부분이다.

최근 핵안보 정상회의 때문에 적용된 차량 2부제를 놓고 그는 자신의 전용차량 번호가 운행이 금지된 날 지하철을 탔으며 임원들에게 방에서 흡연하지 말라고 강조한다는 철저함을 과시했다. 사람과 말이 합해 믿을 신자를, 이야기와 함께 팔로워십을 함께 떠올리면 억지로 만드는 화해와 친교는 배격하겠다는 의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여러 차례 말했다. “직원들이 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헬퍼가 되겠다”는 이야기와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고 팔로워가 될 수 있는데 반박자 앞서서 조직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팔로워가 되라고 강조한다고. 아울러 교감이 충분하면 성공적인 통합과 단결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인위적이고 형식적인 게 아니라 스스로 우러나는 인화단결을 일궈내겠다는 이야기였다.

외환은행 PMI, 매트릭스 조직의 변화, 해외 현지화와 추가 M&A 등 핵심 전략을 그의 리더십이 수미일관 관통한다면 그의 약속과 다짐은 임기가 끝나는 2015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이 26일 취임식에서 관계사 임원 등과 축하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하나은행 김종준 은행장, 하나금융그룹 최흥식닫기최흥식기사 모아보기 사장,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 외환은행 윤용로 은행장, 하나은행 김창근 노조위원장, 하나대투증권 김지완 사장.

▲ 후임 ‘김 회장께’ 친필로 간절한 뜻을 담은 김승유 회장의 액자선물. ‘변화에 대한 대응’과 하나금융의 무운을 비는 마음이 내포돼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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