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은 지난 6일 국·실장급 이상 모든 간부진이 참석한 ‘확대연석회의’를 열고 ‘2012년 금융감독 방향과 과제’를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권혁세 위원장은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신뢰받는 금융감독기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감독방향을 철저하게 현장중심 위주로 설정하고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 대내외 경제·금융여건 악화가 금융회사의 부실로 전이되지 않도록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경기침체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서민·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보다 강화하는데 감독역량을 집중함과 더불어 ‘터놓고 이야기하기’워크숍, ‘캠퍼스 금융토크’ 등 국민 대중과 일선 시장 관계자와의 대화와 소통을 강화해 신뢰받는 금융감독원상(像)을 정립하자고 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터놓고 이야기하기 워크숍에는 소비자단체 관계자, 금융회사 임직원, 금감원 간부 등이 머리를 맞대고 인식 공유에 나서는 자리였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5대 감독목표를 정하고 목표별로 주요과제들을 3가지로 압축해 감독업무에 반영하기로 했다.
◇ 1목표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감독 강화
금융시스템 안정을 맨 먼저 앞세운 까닭은 유로존 재정위기 등 대내외 여건악화에 대비하여 선제적 노력을 집중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 과제로는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금융회사의 충당금 적립 확대 등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유도하는 것이 첫 손 꼽혔다. 이어 취약업종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면 시스템 리스크로 돌변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경기민감업종 밀착 모니터링 및 신속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오는 2013년 말 생명을 다할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대체할 금융권 자율협약 제정을 추진한다.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을 지속하고 풍선효과 예방을 위한 비은행부문 모니터링 강화에도 나선다.
◇ 2목표 현장중심 소비자보호 향한 감독서비스 강화
소비자보호 정책의 실효성과 대중적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융권 전반의 불합리한 관행을 지속적으로 발굴, 개선하고 상습적인 소비자 피해유발 5대 테마에 대한 미스터리쇼핑을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소비자 피해유발 5대 테마에는 펀드, 변액보험, ELS, Wrap상품, 신용카드 등이 지목됐다. 불합리한 관행과 영업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소비자 권익 침해 가능성이 있는 금융상품 및 약관 정비 작업이 지속되고 무인가 금융투자업자, 불법·부당 카드거래 단속을 강화한다. 친절·신속·공정한 민원서비스 제공을 보장하는 ‘민원미란다 제도’가 새로 도입되고 지방출장소를 새로 열고 전국 주요 시군구청에 ‘금감원 교육강좌’를 마련한다.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감시체계 확립을 겨냥한 ‘부실위험 유형별 심사가이드라인’ 마련 등 위험부문에 대한 공시심사를 강화하고 불공정거래 지능화 등에 대응한 조사·공시·회계부문의 연계조사를 강화하는 것도 눈에 띈다.
◇ 3목표 서민·중소기업 보호 적극 전개
서민대상 4대 불법 금융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대기업·중소기업간 공정한 경쟁여건을 조성하는 등 중소기업의 금융애로 해소에 박차를 가하기로 한 점이 신선하다.
대출사기 피해발생 때는 유선을 통한 선(先)지급정지 등 피해구제를 강화하고,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 심사평가원·공제기관 등과 합동조사단 운영에 나서며 허위·과장된 루머유포 행위 특별조사를 다짐했다. 보이스피싱을 예방을 위해서는 금융위·방통위·경찰청 등과 합동대책반을 운영하겠다고 공언했다.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여건 마련을 위해 대기업 및 중소기업간 상생보증·대출제도를 확대하고 적격기관투자자(QIB) 제도 활성화를 통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원활화를 꾀한다.
◇ 4목표 감독시스템 혁신해 금융권 책임경영 기반 조성
금융감독시스템 혁신의 이유가 금융산업선진화를 집중 겨냥하고 있다. 금융권 지배구조 선진화 및 사회책임경영 기반 조성을 유도하고, 글로벌 금융회사 유치 및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사회 권한 및 책임강화 등 경영지배구조를 꾸준히 개선하고 금융권 사회공헌기금 확대 및 전담인력 배치에다 조직 확충을 유도하면서 사회공헌활동을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고강도 처방이 포함됐다. IT전자금융거래를 비롯한 보안 강화를 위해 내부통제를 재점검하고 CEO 등에 대한 관리책임을 엄정히 하기로 했다.
◇ 5목표 열린 금감원상 정립해 신뢰 제고
감독시스템 전반에 대한 경영진단을 통해 경영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금융수요자와의 소통을 강화하여 국민의 신뢰회복을 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서민, 소비자단체 및 금융회사와의 소통은 더욱 강화하고 금융감독 혁신방안 이행 등 경영혁신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감독기구 스스로 검사역량 강화 및 검사품질 제고 등 검사선진화 노력 역시 지속할 계획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