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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은행지주 지배구조 의제 가열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1-12-11 22:37

금융계 일각·정치권 “지주사 취지와 달라” 우려
도입 목전 우리銀 갈등 첨예, 신한지주 신중 행보
이중 관리체제 논란 겸업화정책 재조명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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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지주사와 국내 첫 도입 역사를 남긴 하나금융에 이어 은행지주사의 매트릭스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금융지주사 제도의 근간에 대한 논의까지 덩달아 낳고 있다.

매트릭스 시스템 특성상 이중, 삼중의 의사결정과 통제로 작동된다는 점 때문에 국내 은행권 도입 또는 적용에는 법제도적 정합성 논란이 전혀 없다 하더라도 문화적 갈등과 충돌은 불가피하다. 그런데 이 참에 매트릭스 도입 여부를 뛰어 넘어 금융지주사의 경영구조 내지는 지배구조 수준의 지적과 우려가 맞물려 나오고 있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귀결될지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 직수입 이은 자발적 도입 확산에 우려 증폭

국내 금융계에 매트릭스 조직문제가 등장한 것은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와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제일은행 인수에 따른 자동적인 운영체제 직수입이 불길을 댕겼다.

이들 초국적 금융자본이 국내 시중은행 통합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것이 매트릭스 체제 적용이었고 크든 적든 충돌음이 외부에 전달되기도 했다. 원인과 전개과정이야 어떻든 SC제일은행 노조가 64일 동안 총파업에 이른 것도 매트릭스 체제를 포함한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의사결정 및 조직운영과 관리 방식과 무관하지 않다고 금융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리고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는 지난 2008년 하나금융지주가 도입한 데 이어 최근 우리금융그룹과 신한금융지주가 도입을 앞두고 있다. 당장 우리은행 노조는 다른 자회사 노조들과 손잡고 매트릭스 반대 활동에 돌입해 갈등이 첨예해 졌다.

WM(자산관리업무) 부문과 CIB(기업금융 및 투자금융)부문에 한해 우선 도입하기 위해 세부 실행방안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한지주 내에서도 신한은행 노조가 구체적 방안이 나오면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며 예의주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KB금융그룹의 경우 어윤대 회장이 국내에 맞지 않기 때문에 도입하지 않겠다고 판단해 내부 충돌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 여야 의원들 “매트릭스 지켜보자 & 지주사 제도 문제 있다”

여기다 복수의 은행지주사가 매트릭스 제도 도입에 나선 상황이 엉뚱한 파장을 낳고 있어 주목된다. 매트릭스 도입을 떠나서 은행지주사 지배구조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거나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는 일이 잇달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은 “매트릭스 구조 하에선 통상 장기 성장에 목표를 둔 은행 부문과 단기 업적 강화에 집중하는 비은행영역 간의 업무혼선 발생 가능성이 크고 권한과 책임의 한계가 흩트러져서 경영지휘권의 혼란과 갈등 역시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경영권의 혼란과 갈등, 이중 삼중의 의사결정 구조, 내부구성원간의 갈등, 금융지주사 권력강화 수단으로 악용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조 의원은 “실질적 사업기능과 권한은 지주사가 가지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은행 등 자회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 이중적 구조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의 우려는 비단 매트릭스 자체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매트릭스 체계의 중장기적 장단점을 정확하게 짚어 보고 매트릭스 도입 이외에 금융시너지 발전을 위한 또 다른 전략은 무엇이 있는지 치열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지금 국내 금융지주 계열사들은 지주회사 경영진에 권한이 집중돼 있는데 매트릭스 제도는 지주사 경영진에게 더 큰 권력을 집중시킬 것”이라며 “자원배분 및 인력이동 등 경영권이 지주사로 집중됨에 따라 고용불안과 노사분쟁이 확산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 지주사 권한 집중논란은 겸업화 제도의 구조 때문

국회 정무위 소속 여야의원들 다수는 지주사에 쏠린 권한과 영향력이 매트릭스 도입으로 더 커질 것을 우려한다는 점에서 교집합을 이루고 있다.

매트릭스 도입에 따른 논의는 어쩔 수 없이 은행지주사의 자회사 지배 관련 논의와 연동되고 있고 정치권의 우려와 더불어 금융계 안에서도 지주사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로 확산됐다. 신동규 은행연합회 전 회장은 퇴임 직전 매트릭스 도입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지적을 쏟아 냈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공직자 출신 한 국책은행장은 최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 나라 금융지주사 제도는 겸업화와 대형화를 위해 도입된 것인데 비은행 부문이 너무 약하고 은행 비중이 높다 보니 은행 경영에 눈길을 쏟으면서 본래 취지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지금도 지주사 경영진이 자회사 경영진에 대한 인사권 행사와 전략적 방향 설정 및 그룹차원의 관리를 주로하는 핵심 임무 대신 권한의 과도한 행사 논란을 빚고 있다는 점을 이들 공직자 출신 인사들은 공감한 셈이다. 물론 해당 금융지주사 관계자들은 지나친 우려라며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신한금융그룹 한 고위관계자는 “시너지 영업 극대화가 시급하고 협업구조를 만들기 용이한 부문에 도입한 것이고 자회사 CEO가 책임경영에 힘쓰는 가운데 BU(사업부문)장이 시너지 극대화를 보좌하는 쪽으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지주는 시행 이후 문제점이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고치고 만약 구조적이거나 근본적 문제가 드러나면 철회하겠다며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우리금융과 신한지주가 도입할 매트릭스 체제는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평가 역시 이른 상태지만 지주사 지배구조 논란에 직면한 이상 대안과 활로 마련은 중대 과제로 등장한 것만은 사실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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