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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최대순익 꿈 접고 부실흡수 집중시대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1-11-16 21:47

15조 넘보는 은행 순익 부실키우며 부풀린 허상
05~07년 황금기 때와 이익 비슷 부실지표는 2배
부실 비롯한 리스크관리 벽 넘어야 ‘신성장’ 가능

이젠 최대순익 꿈 접고 부실흡수 집중시대
적어도 국내은행을 놓고 탐욕을 추구했다는 비판은 착시현상을 극복하지 못한 단견임이 확인됐다. 아울러 은행권으로서는 부실 흡수 능력을 돌아보는 총체적 리스크관리에 집중한 다음에야 차세대 경쟁력을 논할 수 있는 상태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상황이다.

1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은행 부실채권 지표는 개선 속도가 더딘 가운데 카드대란 직후 수준에 견줄 만하고 국내외 경기 영향을 타면서 신규부실 발생 역시 간과하기 어렵다.

반면에 부실 부위를 도려내려는 적극성은 띠지 않고 부실채권 수준에 대한 불감증이 강하게 자리잡은 것으로 짐작된다. 만약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경영안정성의 황금기 당시 수준으로 부실정리를 충분히 한다면 순익 규모는 대폭 줄어드는 결과가 불가피해 보인다.

◇ 카드대란 이래 가장 부실한 건전성 왜?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부실채권비율은 1.66%다. 지난해 말 1.90%와 견주면 0.24%포인트나 줄었으니 단기 비교로는 나아진 수치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시계열을 좀 더 늘어뜨리고 내용을 뜯어보면 내실은 상대적으로 빈곤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첫째로 부실채권 비율 자체가 부실보유 수준이 여전히 높은 상태라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 게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이후 은행권의 경영지표는 순이익 규모를 빼고는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보는 것이 온당하다 할 정도로 부실흡수 역량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정 이하로 분류해야 하는 부실채권 절대규모는 지난 6월 말 23조원에서 단 1000억원 줄어든 22조 9000억원을 유지했다.

금감원이 지적한 대로 신규부실 발생규모가 줄자 부실 정리에 힘을 덜 쏟았고 그 결과 부실채권비율이 줄어든 것에 불과한 것이다. 은행 부실채권 잔액은 9월 말 현재 22조 9000억원. 2008년 글로벌 위기로 인해 그해 말 14조 7000억원이던 것이 지난해 말 24조 8000억원까지 치솟았다가 간신히 1조 9000억원 줄여 놓은 상태다. 부실채권 비율은 2004년 말 1.90% 이후 최악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처지다.

◇ 뛰는 신규부실 대비 부실정리 의지 미흡

부실채권비율이 크게 낮아지지 않는 이유는 부실정리 규모를 과감하게 키우지 않았고 전체 자산이 늘어난 것 못지않게 신규부실 또한 여전히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대외충격에 화들짝 놀란 은행들은 2008년과 2009년 각각 29조 7000억원과 27조원 가량의 부실 부위를 도려 냈다.

2005~2007년 안정기 12조 2000억원에서 20조 1000억원 정도 정리하는 것 만으로 부실채권 비율이 1.22%, 0.84%, 0.72%로 하향 황금기를 누렸던 일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다.

감독당국은 2009년만 하더라도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을 1% 수준으로 맞추라고 독려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맥이 빠진 모습이다.

16일 감독당국이 ‘회초리’를 흔들며 되뇌인 부실채권비율 목표치는 1.5%다. 2008년 1%를 돌파했던 부실채권비율은 2009년 1.24%로 늘더니 지난해엔 1.9%로 아예 2% 경고등을 켜 간신히 1.66%로 숨이 살짝 죽은 상태다. 단기적으로 1.5%를 맞추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감독당국 지도에 따라 내부유보를 많이 쌓는 동시에 지금껏 소극적이었던 부실정리 규모를 대거 늘리면 1.5%는 맞출 수 있을 전망이다.

◇ 잠재부실 간과 어려워, 결국 리스크역량이 경쟁력

당기 순이익 결과치를 단순히 환원하기 어렵지만 은행들은 부실채권 증가를 용인함으로써 순이익 규모를 유지했고 올해는 사상최대치를 넘볼 수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은행권 부실채권 잔액은 2007년 말 7조 7000억원에서 2008년 14조 7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2008년 순익은 7조 7443억원 부실채권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고자 했다면 조 단위 순익을 남기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009년과 2010년 각각 6조 9300억원과 9조 3134억원의 순익을 남기는 과정에서 부실채권 잔액은 16조원과 24조 8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신규 부실발생 규모가 2009년과 2010년 연 이태 30조원을 웃돌았기 때문에 속수무책이었다.

따라서 다시 문제는 리스크관리역량과 손실흡수능력으로 돌아온다. 잠재부실이 현실화하면 장부에 적어 놓았던 순이익 규모는 의미 없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1997년 외환위기 직후, 2003년 카드대란 직후 이미 경험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은행들의 부실규모에 대해 직접 언급 없이 내년 경영과제로 리스크 대응과 손실흡수능력을 꼽았다.

이자마진이 하락추세에 있고 부동산 PF대출과 집단대출 잠재부실도 큰 데다 대외 불안요인 현실화로 수출이 둔화되는 등 실물경제 악재가 닥치면 설령 올해 15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남겨 둔댔자 의미가 없다. 신성장동력 확보, M&A를 통한 덩치 키우기, 해외진출 역시 여력이 남아 있을 리가 없다는 지적이 전문가들이 던진 2012년 금융산업의 과제를 열거한 행간에 담긴 묵직한 화두인 것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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