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사회가 원안대로 통과된 경우가 무려 97.5%에 이르는 것은 바로 이런 사정 때문이라는 주장에 결정적 신빙성을 제공하는 대목이다.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은 국회 정무위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학연 △거래기업 △계열사 △법률자문 관계 △정부 및 감독당국 등 5가지 특수한 관계로 연결된 사외이사 숫자가 은행권에선 139명 중 29명, 보험업계는 198명 중 78명, 금융투자업계는 178명 중 57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해관계 유형별로는 경영진과 고등학교 및 대학 동문관계로 얽힌 학연 관련 인사가 64명으로 가장 많았고 기획재정부, 금융위(금감위), 금감원 등 금융당국 출신이 34명으로 뒤를 이었다.
또한 거래기업 출신 30명에 계열사 출신이 20명에 이르렀고 법률자문 관계에 있는 법인 소속도 17명에 이르렀다. 금융권역별로는 은행은 금융당국 출신 11명을 빼면 학연 또는 거래기업 출신인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와 달리 금융투자업계와 보험업계는 학연으로 얽힌 사외이사가 각각 22명과 35명으로 압도적이었다. 여기다 거래기업 출신이 각각 10명과 14명, 계열사 출신도 9명과 7명인 등 특수한 관계인이 대거 포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금융회사들의 이사회 의결 현황을 확인한 결과 전체 안건 2862건 가운데 원안가결 된 경우가 2791건으로 97.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바로 이점을 들어 “형식적인 사외이사 선임에 따라 ‘거수기’ 사외이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이번 조사는 경영진과 사외이사 프로필, 법률자문거래, 계열사 및 주거래 기업 명단 등 매우 제한적인 자료 근거로만 확인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이해관계가 각별한 사외이사 비중은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 이해 관계 유형별 사외이사 현황 〉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