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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금리 장기 모기지론 ‘불똥’이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9-05 01:13

추석 이후 실수요 몰려도 흥행열기 불확실
앞서 판 은행, 적극권유 전환에 겨우 고개
하나·농협 최근 출시해 방향 가늠 불가능

고정금리 장기 모기지론 ‘불똥’이오
감독당국이 가계부채 대책 압박수위를 높이면서 공정금리 모기지론 판매에 드라이브가 걸렸지만 지금까지 판매 실적을 놓고 볼 때 흥행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9월 들어 고정금리와 비거치 분할 상환 상품 판매 강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뒤늦게 관련 상품을 출시한 하나은행과 농협의 경우에는 호기심 차원의 문의에 그치고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리 팔고 나선 3대 은행에선 엄밀한 의미에서 고정금리 대출상품은 여전히 박대 받고 있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다.

◇ 신한금리안전모기지론 가계대출 증가액 6할 육박, 그런데…

판매실적을 보면 지난 4월 초 은행권 처음으로 장기 고정금리 모기지론을 내놓은 신한은행이 독보적이다. 8월 말 현재 신한은행 ‘신한 금리안전모기지론’은 모두 1조 4103건에 1만 1357억원이 나갔다. 〈그림 참조〉

특히 7월과 8월에만 7497건에 5817억원 늘어났다. 이 기간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은 1조 421억원이다. 금리안전모기지론이 7, 8월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55.82%를 차지한 셈이다. 정부의 6.30 가계부채 안정화 대책이후 압박하고 나선 약발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고정금리로 빌리는 기본형 판매 규모는 7~8월 동안 1159건에 497억원이 고작이다. 3년~5년 동안만 고정금리 적용 후 대부분의 기간을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혼합형 대출이 대부분이라는 이야기다.

지난 8월 10일 ‘금리고정 모기지론’을 내놓고 추격에 나선 우리은행도 사정은 같다. 겉보기엔 한 달도 지나지 않은 1일 현재 2480건에 2341억원을 팔아 히트를 쳤다.

그런데 이 상품 역시 첫 5년 동안만 고정금리를 쓰고 나머지 기간은 코픽스 기준으로 6개월 변동을 할 것인지 1년 변동 주기로 할 것인지 정해서 금리를 문다. 기존에 CD연동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들에게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리지 않고 이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게 한 덕에 판매실적이 좋았다.

국민은행 판매 실적으로 눈을 돌리면 고정금리 장기 상품은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권 밖이라는 사실이 확고해진다. 국민은행은 6.30 가계부채 대책 직후 가장 빠른 지난 7월 4일 ‘KB 장기분할 고정금리 모기지론’을 들고 나왔다. 10년부터 5년 단위로 최대 30년까지 만기를 정할 수 있는 장기 대출이다. 금리가 만기에 따라 최저 연 4.82%에서 5.32%라는 파격적인 수준이고 DTI(총부채상환율) 가산 혜택까지 있다.

그럼에도 8월 말 현재 4610건에 3121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정부 가계부채 대책에 부응하고 서민들의 이자부담 완화에 도움이 될 획기적인 상품이라고 높이 평가했던 것을 떠올리면 뜻밖이다. 오히려 1조원으로 설정한 판매 한도가 소진되려면 얼마나 더 지나야 할지 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 구입자금 대출이어서 판매급증엔 한계가 있다”면서도 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 상품 수요층이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 온전한 장기 고정금리대출 경쟁력 없단 사실 일깨워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본형 상품 금리는 만기에 따라 최저 연 5.0%에서 최고 연 5.8%까지인데 장기 대출상품에 이 정도 금리 조건에는 고객들이 손길을 뻗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당초 최초 5년간 고정금리를 연 4.54%~4.98%로 팔아서 순조롭게 판매되기는 했지만 마진이 좋지 않아 이달 들어 최저 4.85%~최고 5.29%로 올렸다.

금리가 올랐기 때문에 판매 열기에는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3개 은행 사례는 대한민국에서 고정금리로 장기모기지론을 팔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 경쟁력의 현주소를 알려 준다. 전문가들이 금리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 또한 뚜렷해진다. 전문가들은 기업은행이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판매 실적이 호조를 띠는 이유 역시 금리 경쟁력에 있다고 풀이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과 2일 각각 상품을 출시한 하나은행과 농협에는 호기심 차원의 문의와 관심만 감지될 뿐 흥행여부를 판단하기 이른 상황이다.

하나은행 ‘하나고정금리모기지론’과 농협 ‘채움고정금리 모기지론’은 신한은행과 비슷하게 완전히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고정형과 혼합형 두 가지를 내놨기 때문에 혼합형 판매 호조가 예상된다.

다만 농협의 기본형은 고정금리 장기모기지론 금리 경쟁력을 판별한 시금석 노릇은 가능할 전망이다. 농협은 신규대출의 경우 최대 0.9%포인트 우대금리 적용을 당근으로 제시했는데 이 경우 최저 연 4.61%의 금리가 나온다. 국민은행보다 낮은 금리라면 많이 팔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나은행 기본형은 최저 연 5.04%여서 다른 은행에 비해 금리 경쟁력의 우위를 논하기 어렵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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