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방향 결론 글귀를 보면 앞으로 통화정책을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안정 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운용할 것"이라고 나와 있다.
국내 경기와 관련 "수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내수가 완만하게 증가하는 등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고용사정도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개선추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긍정적 시각은 단 하나 대외 변수 걱정에 파묻혀 버렸다.
"앞으로 국내경기는 해외 위험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은 결국 견조한 성장세를 띠고 있긴 하지만 위협요인이 걱정스러우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귀결되는 모습이다.
특히 6월 물가상승률이 다시 4.4%로 뛰면서 통화당국 물가안정목표 허용치인 4.0%를 웃도는 물가상승세가 여섯달 연속 고공행진 했다. 게다가 근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올라 25개월 만에 최고치에 올랐는데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결국 물가불안 걱정보다 경기를 더 살려야겠다는 목표에 우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기에 충분하다.
김 총재는 "앞으로도 경기상승기조에 따른 수요압력,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으로 높은 수준의 불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근원물가도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동결 선택을 했던 이유는 바로 "금리정상화는 타이밍이 문제며 그런 면에서 좀 더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과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신중함을 요한다. 상방 위험보다는 하방 위험에 조금 더 신경을 쓰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 좋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경기 상승도 뒷받침해야 하는데 물가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될까 걱정되지만 인상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순환논리는 결국 추가 인상을 통한 금리정상화를 기약하는 선에서 정리하고 넘어가는 모양새다.
실물경제 흐름와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그리고 충분하게 살핀 다음에, 후행적 또는 사후적으로 기준금리 변경을 포함한 통화당국으로서 가동할 수 있는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