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BK캐피탈과 IBK시스템 등 일부 기업은행 자회사들이 신임 CEO가 선임되지 못하고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IBK캐피탈의 경우 지난 10일 현병택 사장이 퇴임한 이후 후속 인사가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이종열 부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아 업무를 처리하고 있지만 후임 대표이사 인선이 지연되면서 내년 사업계획 등 중요한 경영 사안 등에 적지 않는 차질을 빚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IBK캐피탈 한 관계자는 “캐피탈이 대부분 시스템으로 운영되다 보니 처음에는 경영공백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낄 수 없지만, 예상보다 CEO 공백이 길어지면서, 점차 불편한 일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인사 절차에 따라 사장 후보들을 추천했지만 청와대 인사검증 작업 등이 지연되면서 2~3주가 지나도 결정이 나지 않아 답답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IBK캐피탈 후임 CEO인사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일부 추천 인사의 내정설 기사까지 흘러나와 해당 후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실제 기업은행 L부행장의 경우 차기 사장 후보로 내정됐다는 일부 지상보도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와관련 IBK캐피탈 고위 관계자는 “차기 사장 후보를 정부에 추천할 때 통상적으로 복수 또는 3배수 등으로 올린다”며 “일부 매체의 L부행장 차기 사장 내정 기사는 언론의 추측성 보도에 불과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과거 2년 전 기업은행이 자회사 CEO 후보로 자행 내부 인사를 강력하게 추천하면서 내정 기사가 나왔지만 청와대 인사 검증 단계를 거치면서 외부 인사가 차기 사장으로 선임되는 사례도 발생했었다. 대표이사 사장이 공백 상태인 것은 IBK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지난 23일 IBK시스템 박종열 사장이 퇴임했지만 후임 사장 인사가 이뤄지지 않아 이날부터 이연재 부사장의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이 회사는 내년 사업계획 등 중요한 경영 사안 등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구나 IBK시스템 홈페이지에는 아직도 박종열 전 사장이 대표이사로 소개돼 있을 뿐만 아니라, CEO 인사말도 그대로 남아있다. 회사 관계자는 “CEO 인선작업이 늦어짐에 따라 주요 의사결정을 할 수 없고 대주주 등과 대외업무를 조율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