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신증권은 지난 6일 보고서를 통해 주식하락방향으로 배팅하는 대차잔고가 연중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는 하락방향으로 포지션을 취하는 배팅과 성격이 달라서 주가하락 시그널로 보기엔 어렵다고 분석했다. 대차잔고의 증가가 롱숏 포지션의 진입/청산의 성격이 강한 점을 감안하면 대차잔고가 늘더라도 프로그램매매와 동행하는 모습을 보이며 지수에 미치는 영향을 서로 상쇄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일 대차거래 잔고는 26조5000억원으로 시종대비 2.55%의 비중을 차지하며 연중 최고치다. 하지만 이는 주가가 연일 고점을 갱신하면서 상대적으로 고 평가된 종목에 대한 숏베팅에서 비롯한 현상으로 주가하락에 미칠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그 근거로 역사적으로 대차잔고의 증가가 주가하락에 선행한 경우는 거의 없는 점을 꼽았다. 대차잔고의 감소가 주가상승에 힘을 싣지만 그 반대현상이 연출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것. 최근 증시상승에서 이뤄지는 대차잔고의 증가도 하락방향에 배팅하는 일방적인 숏포지션이 아니라 ‘사고 파는’ 롱숏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최근 롱숏을 구사하는 헤지펀드의 한국 투자규모가 2009년 이후 7억달러 이상 급증한 반면 숏위주의 헤지펀드는 제자리에 맴도는 것도 이를 뒤받춰준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위원은 “롱숏헤지펀드는 일부 종목을 공매도하면도 동시에 다른 종목을 매수하거나 코스피200 선물을 매수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며 “이는 최근 대차잔고 증가에도 외국인이 현선물을 동반 매수하는 것에서 개연성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차잔고가 롱숏포지션의 성격이 강해짐에 따라 프로그램매매를 유발하며 증시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먼저 추가로 대차잔고가 늘면 외국인의 선물매수가 증가할 가능성이다. 이 경우 개별종목의 공매도 증가가 수급에 부담이나 선물매수가 차익 프로그램 매수를 부추겨 지난 9월같은 큰손의 유입이 재연될 수 있다.
반대로 대차잔고가 줄면 이는 숏커버 물량이더라도 롱숏 포지션 청산에 따른 외국인의 선물매도 및 프로그램 차익매도가 발생할 수 있어 주가의 상승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승재 연구원은 “최근 대차잔고가 롱숏 포지션의 진입/청산을 감안할 때 향후 대차잔고와 프로그램 매매는 동행하는 모습을 보이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서로 상쇄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