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F1 컬럼] 리스크관리의 어려움을 이해하자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10-18 18:00

F1컨설팅 조재범 컨설턴트

[F1 컬럼] 리스크관리의 어려움을 이해하자
리스크관리의 실패로 158년 리먼의 명성도 한 순간에 날라가

리스크 관리자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격려해 주는 분위기 필요

우리 속담 중 삼척동자도 아는 ‘누워서 떡 먹기’ 혹은 ‘식은 죽 먹기’란 말이 있다. 금융 뿐만 아니라 비금융 업무에 역여반장(易如反掌,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이 쉽다)과 같은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대부분의 세상만사가 자신의 의지대로만 해결되지 않는 경우를 종종 경험했을 것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지난해 9월에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를 촉발시켰던 4대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되새겨 본다면, 리스크관리의 범위가 얼마나 방대하며 또한 그 관리방법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리먼브러더스의 직접적인 파산원인으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증권에 지나치게 투자한 것이 문제였지만, 월가의 투자은행들을 위기의 수렁에 빠뜨린 근본 원인이 임직원의 지나친 고액 연봉과 상여금에 기인한 결과라고 보는 일부의 진단도 있다. 고무풍선처럼 빵빵한 배낭 가방을 축 늘어진 어깨에 메고, 보기에도 무거워 보이는 누런 종이 박스를 양 손으로 힘겹게 들고 쓸쓸히 본사의 현관문을 빠져 나오는 월가 직원들의 모습을 TV 화면을 통해 보았다. 나 역시 금융업과 관련한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인생과 회사의 미래를 위해 묵묵히 헌신한 많은 직원들이 무책임하고 부도덕하게 몰려 떠나는 것은 아닌지 패잔병으로서의 그들 모습에 매우 안타까웠다.

만약 리먼브러더스가 금융투자에 성공했다면 세인들의 평가는 아마도 180도 달랐을 것이다. 정확한 시장예측과 철저한 리스크관리, 그리고 과학적인 선진투자로 무장한 최고의 엘리트들을 활용하여 리스크와 수익의 최적화를 이루었다고 한층 추켜 세웠는지도 모른다.

이렇듯 ‘투자’라는 행위는 항상 ‘리스크와 수익’이라는 칼날의 양면을 다스려야 하는 힘들고도 어려운 일이다. 어느 한쪽이라도 무뎌지면 칼로서의 기능은 상실한다. 더구나 칼날의 양면을 세우면서 베이지 않도록 만전을 기울여야 하니 여간 스트레스 받는 일이 아니다. 개인도 개인이지만 국가경제와도 매우 밀접한 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 실패의 영향은 158년 동안 쌓아온 일류기업의 명성을 너무도 한 순간에 날려 버린 리먼브러더스의 사례가 말해 주듯이 매우 심각하다.

‘고위험과 고수익(High risk & High return)’ 원칙은 투자의 기본이다.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은 아예 리스크가 없거나 극히 낮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또한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발생할 개연성이 존재하면 즉시 위험을 중립화(neutralization)시키는 투자전략을 수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리스크란 단면의 칼날은 관리했지만 수익이란 나머지 단면의 칼날은 누가 보장해 주는가? 우도할계(牛刀割鷄)란 말이 있다. 소 잡는 칼로 닭을 잡는다는 뜻인데, 리스크를 잡는다고 수익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버리는 투자전략을 수행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영속기업(on-going business)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이며 충분한 수익이 지극히 당연한 요소인 것을.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리스크관리는 종종 상품의 딜링과 대출업무를 수행하는 프런트 오피스(front office)와 충돌을 일으킨다. 리스크와 수익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쫓아야 하는 리스크관리의 어려움이 바로 이것이다.

게다가 금융기관의 리스크가 상품투자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리스크 발생의 원천은 사람이나 사물 외에도 정책 등에 의해 발생한다. 발생원인을 살펴보면 주가, 금리, 부동산 등과 같은 기본적인 시장요인의 변화 뿐만 아니라, 국가 정책변화, 대내외 경제 및 금융 환경의 변화, 천재 및 인재, 감독기관의 규제 대응 실패, 글로벌 금융정보의 부재, 경영진의 경영정책 실패, 임직원의 도덕적 불감증 등 너무 다양하여 일일이 열거하기 불가능할 정도다.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를 이러한 상황들을 정확히 예측하고 사전에 대처 능력을 요구하는 분야가 바로 리스크관리이다.

미국의 대표적 경제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올 8월에 침체된 세계경제가 상승 후 다시 하강하는 W자형의 더블딥 가능성을 경고하였다. 그러나 9월에는 U자형의 세계경제 회복가능성을 언급하였다. 물론 출구전략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향후 경기가 W자형이냐 U자형이냐에 따라 보수적 접근을 지속적으로 취할지 아니면 다소 공격적 접근으로 전환할지 리스크관리 전략은 분명 달라진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 리스크관리를 수행해야 할지 헷갈린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 힘드니 역시 리스크관리가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우리는 흔히 리스크관리의 성공요인으로 1) 경영진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적절한 대응 2) 시장환경변화에 부응하는 시스템의 구축, 3) 인센티브를 통한 적절한 보상체계의 구축, 4) 리스크관리자에 대한 권한 확대 등 여러 요인을 제시한다. 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향후 수십년 아니 수백년의 명성과 전통을 지키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힘들고 어려운 리스크관리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리스크관리자에게 먼저 용기와 격려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국내 여자 핸드볼 대표팀을 배경으로 한 영화 ‘우생순’과, 우피 골드버그가 농구감독으로 나와 뉴욕 닉스를 강팀으로 이끌었던 ‘에디’란 두 편의 영화가 떠오른다. 승리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선수이고, 고로 선수 개개인의 고충과 그의 일에 먼저 귀 기울이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교훈이 새삼 와 닿는다.



관리자 기자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진짜 경쟁은 두 번째 구매부터 시작된다 요즘 뉴욕에서 새로운 한식 매장을 준비하다보면 메뉴 하나를 정할 때도 같은 질문을 반복하게 된다.“처음 봤을 때 먹어보고 싶을까?”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 “한 번 먹은 사람이 다시 사러 올까?”두 질문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 사업을 준비하다 보면 꽤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는 사람의 관심을 어떻게 끌 것인가에 가깝다. 무엇이 새롭고, 무엇이 눈에 띄며, 어떤 이야기가 사람을 매장 안으로 들어오게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그런데 두 번째 질문부터는 조금 달라진다. 이 음식이 고객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는지, 다시 그 가격을 지불할 이유가 있는지, 다음에도 같은 만족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 2 콘크리트 도시가 '알아서' 움직인다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챗봇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그림을 뚝딱 만들어내는 AI의 환호성은 이제 과거의 풍경이 되었다. 전 세계 기술 혁신의 최전선은 이미 소프트웨어의 경계를 아득히 넘어서고 있다. 최근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주관한 글로벌 플래그십 콘퍼런스 ‘EmTech Future 2026’에서 세계적인 석학들과 테크 리더들은 AI가 바이오나 제조를 넘어 사회기반시설(Infrastructure)과 국가 물리 인프라의 두뇌로 어떻게 안착하고 있는지 생생한 청사진을 풀어놓았다. 회색빛 콘크리트와 철강으로 묵묵히 버텨오던 전통적 인프라가 실시간으로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로 변모하는 흥미진진한 기술 세계, 그리고 그 속에서 한국이 직면한 현실 3 책임질 줄 알았던 축구선수 요한 크루이프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80] 요한 크루이프를 키운 감독70~80년대를 토탈풋볼로 세계를 풍미한 네덜란드 축구 선수 요한 크루이프는 1999년에 20세기 유럽 최고의 선수로 선정되었고 20세기 세계 최고의 선수에는 펠레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10살 때 아약스 유소년팀에 입단한 크루이프는 판 데르 페인 감독으로부터 축구만이 아니라 규범과 가치를 배웠다. 그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실수를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연습할 수 있다고 했다. 판 데르 페인 감독은 슈팅, 헤딩, 드리블, 패스, 볼 컨트롤 이 다섯가지 기본기를 핵심으로 하는 구체적인 훈련 방식을 고집했고 이는 크루이프에게 가장 쉬운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크루이프는 한번에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