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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에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03-04 20:52

공병호경영연구소 공병호 소장, 경영학 박사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에
불황은 이제 시작이지만 하반기 낙관론이 아직은 우세해

“미국의 시대는 갔다”는 일부 비관론에도 주의 기울여야

“저에게 지금처럼 분위기가 무서워지는 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며칠 전 필자의 홈페이지에 대전에서 자영업을 하는 분이 ‘모든 사회가 동작 그만 같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 가운데 한 대목을 인용해 보았다. 경기의 흐름이나 소비자의 추세를 길거리의 움직임을 보면서 느끼는 현장의 목소리는 지표상의 불황보다도 훨씬 심각하다. 그 분은 “가까운 5월 정도면 심각한 사회적 현상이 올 것 같기도 하구요.”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한다. 대부분 자영업의 경우 매출 감소폭이 전년 대비 30%를 웃도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지난 10월 이후 점점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한 이 같은 추세가 얼마나 갈지 그리고 어느 정도에서 바닥에 머물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하반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어느 정도 바닥을 다질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 섞인 낙관론은 새해에 비해서 더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에 발표한 경기전망 보고서에서 “경제성장율 -2.4%에 하반기에는 ‘U’자형의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하지만 “경기가 상승국면으로 진입하더라도 그 속도는 매우 더디게 될 전망”이라는 낙관과 비관 중간에 어중간한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 부족과 급격한 소득 감소가 소비마인드의 위축과 기업의 급격한 매출 감소로 연결된다면 기업들이 사회적 압력 때문에 언제까지 고용 조정을 미룰 수 있을 까? 결국 상반기를 지나게 되면 고용 조정이 불가피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소비감소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바깥 사정이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올 상반기에 어느 정도 바닥을 다질 것으로 보이던 미국의 주택 시장 역시 추가적으로 2009년에도 10-20% 정도의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도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 경제의 회복이 하반기에 들어서까지 그렇게 낙관적인 전망을 가질 수 없다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래저래 경제 주체들은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심각한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하는 지경에 처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 진정이 하반기에 이루어지게 되고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아직은 상대적으로 더 많다.

그러나 늘 소수 의견은 있게 마련이다. <연쇄하는 대폭락>의 저자이자 2007년에 이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의 가능성을 경고한 소에지마 다카히코 일본국가전략연구소장은 단기적인 낙관론은 물론이고 중장기적인 낙관론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서 가장 불행한 대통령 중 한 명이 될 수도 있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 “취임 초기 3,4개월은 미국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지만 결국 침몰하는 미국 경제를 되살려내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단호하게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는 경기부양책으로 발행하는 대규모 국채로 말미암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달러화 폭락을 불가피할 것이며 이는 곧바로 2012년 이후에는 새로운 금융질서의 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그는 한마디로 ‘미국의 시대는 갔다’는 과감한 비관론을 펼치고 있다. 물론 모든 비관론에 대해서 일일이 가치를 둘 필요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늘 낙관론에 비중을 두고 싶은 본능을 한번쯤은 황당하게 들릴 수도 있는 비관론으로 점검을 해 볼 필요는 있다. 물론 필자는 앞으로 상황이 지금보다 훨씬 악화될 것이라는 소에지마 소장과 같은 비관론에 대해서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다만, 그런 주장의 행간에 실린 의미를 충분히 읽어둘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그런 주장에서 참고할 만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다. 금융위기는 상반기를 기점으로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하반기에 접어들게 되면 실물 경기의 회복세가 지표상으로 뚜렷한 시그널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각국의 행정부들이 경쟁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지출의 증가와 저금리정책이 가져온 통화팽창을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고 본다. 급한 불을 끄고 나면 또 다시 인플레 압력, 달러화 가치 하락,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곤욕을 치루 게 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지금은 생존을 걱정하지만 살아남고 나면 우리 앞에도 또 다른 해결과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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