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9일 연 3%였던 기준금리를 0.5% 전격 인하하면서 각종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CD의 금리가 2%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CD금리 하락으로 기존 채무자들은 이자부담이 크게 줄어 시름을 덜었지만 지난해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놓은 은행들은 대출금리 하락으로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 금리 하락세에 대출자 부담줄어
지난 18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현재(16일기준) 91일물 CD금리는 연 2.97%를 기록했다. 이는 증협이 집계를 시작한 지난 199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지난해 말 3.98%보다 1%P 가까이 떨어졌다.
즉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로 1억원을 빌린 사람들은 한달만에 연간 100만원이 감소한 것이다.
현재(16일기준) 신한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84∼5.14%이다. 우리은행도 3.94~5.14%로 전날보다 0.07%내렸고 국민은행도 18일부터 4.01~5.51%에서 3.74~5.24%로 햐향 조정했다.
이처럼 CD금리 인하로 대출금리도 하락하면서 채무자들은 그동안 짓눌렸던 이자 부담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이다.
지난해 초 집을 담보로 4000만원을 대출받은 김모씨(33)는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금리로 대출이자가 날로 늘면서 불안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지금도 적은 이자가 아니지만 금리가 내린 것만으로도 불안감이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유동성 공급조치로 단기자금이 풍부해지면서 CD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재만 동양종금 애널리스트는 “시중에 유동성 자금이 많이 풀려있지만 마땅히 자금을 운용할 데가 없다”며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CD금리는 2%대 초반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 CD금리 급락에 은행들 비상
반면 CD금리 급락에 은행들은 비상에 걸렸다.
CD금리의 하락으로 CD발행 비용은 줄어들지만 이와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동반 하락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7%대 후반의 후순위채와 6~7%대 고금리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놓은 상태다.
예금금리는 만기까지 고정금리인데 대출금리까지 급락하면 결국 나가는 돈보다 들어오는 돈이 적어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대출금리도 올릴 수 없는 형편이어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해결책이 마땅치가 않다”고 하소연했다.
일단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금리하락에 따른 대비책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주 리스크심의위원회는 대출금리에 적용되는 네고금리 폭을 축소하는 등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CD금리가 지난주보다 더 하락하면서 내부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방안을 찾고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도 금리하락에 따른 경영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획 및 재무부서를 중심으로 은행 수익성 상태에 대해 논의하는 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