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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건주의 국감’ 멍드는 금융권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08-10-19 18:35

통계 이해 못하고 무책임한 폭로 등 주장
“알맹이 없는 의원 PR장 전락 우려”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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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건주의 국감’ 멍드는 금융권
“국감 요청자료 보내주고, 다시 해명자료를 만드는 게 요즘 일과입니다.”

최근 만나 금융권 한 종사자의 하소연이다. 지난주 국정감사를 앞두고 쏟아지는 요청자료를 챙겨 보낸 뒤 통계 오류나 잘못된 해석을 바로잡는 일을 되풀이 하고 있다는 말이다.

국정감사가 언론을 의식한 이벤트 위주로 무기력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국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국정감사를 실시해야 하지만 언론의 이목을 끌기 위한 한탕주의와 이미 거론된 일을 다시 우려내는 재탕주의 등으로 인해 벌써부터 부실 국정감사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는 것.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8대 국회 첫 정무위 국정감사가 여야의 주도권 다툼과 일단 뜨고 보자는 한건주의 식의 태도로 인해 정책 국감, 대안 제시 국감은 실종되고 국감 본연의 취지가 변질되면서 벌써부터 부실감사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정무위 의원들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내놓는 자료 가운데 왜곡, 과장, 허위 사례가 많아 지고 있다.이는 피감기관인 금융권에서 보내온 자료를 무성의하게 짜깁기하거나 재확인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한건주의’로 무책임하게 발표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해당 금융권에 대한 기본지식도 없이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폭로도 ‘단골메뉴’로 등장해 빈축을 사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한구 의원(한나라당)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올해 6월 기준 카드사들의 리볼빙 잔액은 7조5328억원으로 2006년 말 4조2174억원보다 무려 78.6%나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는 신용카드 총 신용의 11.9%를 차지하고 있다”며 “실제 연체 전까지는 ‘정상 여신’으로 처리되고 있어 또 하나의 ‘시한폭탄’과도 같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업계나 감독당국조차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오히려 걱정하는 것은 금융시장 혼란으로 조달금리가 폭등하고 조달조차 원활하지 않을 경우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볼빙서비스는 카드가 발급되면 자동으로 제공되지만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회원은 일정한 등급 이상이어야 하고 이용률도 낮아 문제될 수준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리볼빙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의 연체율은 1.9%에 불과했다.

지난주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열린 정무위 국감장에서도 금융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증인으로 대거 출석했지만 끝까지 국감장에 나온 이유조차 모른 채 자리를 지켜야 했다. 속이 탄 A사 사장은 “질문도 없고, 가고 싶은데 가란 말도 없고 곤란했다”면서 “시장도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국감은 국정 감시와 비판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것이다. 하지만 폭로성 ‘한건주의’나 우수의원 점수 매기기에 대비한 ‘보도전쟁’에 관심이 쏠려 확인과 검증이란 기본기가 뒷전으로 밀리는 건 아닌지 곱씹어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들은 “정무위 국정감사가 정작 정부 정책을 감시하고 개선하기는 커녕 오히려 금융회사에 초점을 맞춘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며 “단순한 금융권 때리기에 치중하기보다 정확한 근거와 사실을 바탕으로 경영활동에 도움이 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국감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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