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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는 돈가뭄에 허덕, 은행은 몸사리기

정하성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10-08 22:45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 하락세 뚜렷
4분기, 대출수요 늘지만 대출심사는 엄격

中企는 돈가뭄에 허덕, 은행은 몸사리기
중소기업은 돈 가뭄에 허덕이고 있지만,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를 한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정부는 은행들에게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을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은행장들에게 중소기업 대출의 급속한 회수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며, 은행의 중소기업 지원 실적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은행들은 시큰둥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자금 지원 등에는 적극 동참할 수 있다”며 “하지만 개별은행이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에 대해 무조건 대출을 늘릴 경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신규대출이나 대출연장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경북의 수출중소기업인 A사는 환헤지 상품으로 작년 순익의 2~3배 이상의 손실을 봤다. 정부가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정책자금을 지원한다는 소식에 A사는 희망을 걸고 있지만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금에 대해 ‘만기연장’하려했지만, 은행으로부터 거부 당했다.

A사 관계자는 “정부와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해 적극 유동성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이는 우량 기업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키코 등의 피해로 재무구조가 어려워진 기업들이나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들은 은행대출 받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도 “우량 중소기업으로 은행 자금이 몰리고 있고, 영세한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지속되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은 은행 이용시 ‘신규대출 거부’, ‘대출금 만기 연장 거부’, ‘일부상환 후 만기연장’, ‘기존 신용대출에 대해 추가 담보 요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크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은 7월에 5조5000억원대였지만 8월과 9월에는 각각 1조8000억원과 1조9000억원으로 줄어 들었다.

은행들의 월 평균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도 올해 2분기 6조5000억원에서 3분기 3조9000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특히 이같은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자제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내 16개 은행의 여신총괄담당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면담 조사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41로 이 통계를 편제한 1999년 이래 사상최고치로 나타났다.

대출태도 지수가 플러스면 ‘대출 완화’라고 응답한 금융기관 수가 ‘대출 강화’라고 응답한 금융기관수보다 많음을, 반면 마이너스면 ‘대출 강화’를 하려는 금융기관이 많다는 뜻이다.

한은은 “대내외 경제여건 불확실성 증대, 대출재원 확보 어려움 등으로 은행이 대출심사기준을 더욱 엄격히 적용하는 등 대출태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건설업,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일부 경기민감업종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매출부진,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의 채산성 악화 및 이자지급부담 증가 등으로 비우량중소기업 중심의 부실 대출이 증가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의 대출수요는 4분기에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은은 “경기둔화로 매출부진과 재고자산의 증가로 부족자산을 보전하기 위해 대출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4분기 은행의 대출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은 많아지고 있지만 은행들의 대출 기준은 더욱 까다로워지는 것이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은행 이용시 예상되는 어려움으로 중소기업들은 ‘신규대출 거부(37%)’, ‘일부상환 후 만기연장(34.4%)’, ‘기존 신용대출에 대해 담보·보증서 요구(29.9%)’, ‘만기연장 거절(28.6%)’ 등을 꼽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기대출의 경우 리스크 관리가 쉽지 않아, 앞으로도 대출 확대가 어렵다”며 “연체 가능성이 높은 곳에 무조건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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