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주회사 전환의 전제 조건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비율이 발행주식의 15%이내’가 되어, 국민은행의 KB금융지주 전환이 확정된 것이다. 이로써 KB금융지주는 국민은행과 KB투자증권, KB자산운용, KB선물, KB부동산신탁, KB신용정보, KB창업투자, KB데이터시스템 등 8개 계열사를 거느리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지주의 향후 행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은행만 보면 국민은행은 자산규모 등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지만, 금융지주사 차원에서 보면 KB금융지주는 우리금융이나 신한금융 등에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KB금융지주가 공격적인 M&A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검투사’로 불리는 황영기닫기

그간 황 내정자는 “지주사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은행, 비은행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KB금융지주는 해외보다는 국내 M&A시장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황 내정자는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해외보다는 국내투자에 집중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해외투자의 경우 카자흐스탄 진출건도 있고 하니…”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 카자흐스탄 뱅크센터크레디트(BCC) 지분 23%를 약599억 카자흐스탄 텡게(원화 5250억원)에 인수했다. 또 연말까지 지분 7%를 추가 인수하고, 30개월 이내에 50.1%까지 지분을 확대해 완전한 경영권을 획득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은행의 해외 M&A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다.
황 내정자의 발언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시점에 해외투자는 리스크 위험이 높은데다, 당분간 투자규모가 큰 BBC인수에 전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는 우선 은행부문에서 외환은행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의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HSBC가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할 경우 KB금융지주는 인수전에 적극 뛰어들 태세다. 여기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M&A를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황 내정자는 비은행부문 확대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출범하는 KB금융지주의 경우, 전체 자산과 수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5%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KB금융지주사는 카드부문이외에는 뚜렷한 비은행 자회사가 없는 만큼 비은행부문에 대한 공격적인 M&A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지주가 증권사 등에 대한 M&A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통법 시행 등에 맞춰 먼저 규모가 작은 KB투자증권을 키울 것이란 분석이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