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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첫 주를 보내면서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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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9-07 18:25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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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첫 주를 보내면서
채권매도나 자금이탈 징후는 보이지 않아

재발방지 위해서도 신뢰 받는 지표 있어야

‘9월 위기설’ 속에 첫 주가 지났다. 주로 국내 외은지점들이 보유하고 있는 6조원이 넘는 채권의 만기가 9월 초순에 돌아오는데 이 돈이 재투자되지 않고 한꺼번에 빠져나간다는 시나리오가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더타임즈지’가 위기설에 기름을 부었고 ‘파이낸셜 타임스’의 비관적인 한국 경제 에 대한 무책임한 예측보도 등도 한몫하였다.

정책당국은 이러한 시나리오는 단지 ‘說’로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주장하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정하다.

국내 외환보유액이 IMF가 권고한 수준인 1,400억 달러 보다 훨씬 많은 2,432억 달러(8월말 기준)이며,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들과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연일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좀처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9월 첫 주의 국내 금융시장은 그야말로 공황상태에 빠졌다. 환율과 금리는 치솟고, 주가는 폭락하였다. 원/달러 환율은 종가기준으로 3일간 84.6원이 올랐다.

KOSPI는 이틀 사이 5% 이상 급락하면서 1년 반 만에 최저로 뚝 떨어졌다. 장중 한때 1400선 아래로 내려가는 등 불안심리가 고조에 달하자 개인들의 투매 현상이 나타났고, 자칫 ‘펀드런(fund run)’이 일어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까지 몰렸다. 국고채수익률(3년)은 이틀 새 20bp 급등하였고 5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한달 반 만에 다시 6%대로 올라섰다. 시장의 불안심리가 팽배해지면서 조그만 뉴스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는 주요 금융지표의 변동성은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9월 첫주 외국인의 채권매도가 있었지만 우려하는 만큼 크지 않았다. 9월 만기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은 대부분 국고채나 통안채로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현재 이 보다 수익성도 좋고 안정적인 대체 투자대상을 찾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국내 금리상승으로 스왑 베이시스가 더욱 벌어져 차익거래 유인이 더욱 높아진 것도 채권매도를 축소시킨 요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이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최악의 경우 국내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이탈되어 해외로 빠져 나간다 하더라도 국내 채권시장의 유통규모나 세계 6위의 외환보유액 수준 등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금융시장 내 깔려있는 불확실성이 크며 금융시장 내 신뢰감이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 상황을 극심한 시장 쏠림현상으로 벌어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하지만, 시장에서는 수급불균형에서 오는 보다 근본적인 현상으로 읽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불안 상태는 언제쯤 진정될 것인가? 시장에서는 일단 외국인 보유 채권의 만기일이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9월 초순이 무난히 지나가면 위기설이 약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금융시장이 본격적으로 ‘9월 위기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불안요인이 해소될 수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위기를 경험한 바 있는 우리로서는 무엇보다 대표적인 펀더멘탈 중 하나인 국제수지 적자가 호전되어야 한다. 유가급등 등에 따른 상품수지 악화와 교육, 관광, 의료 등 서비스업 분야에서의 만성적인 적자 등으로 금년 7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78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금년 7월까지의 누적 자본수지는 작년 동기 123억 달러의 흑자와는 대조적으로 111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주식투자자의 순매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 급증과 국내 외국인직접투자액이 지분투자의 순유출 등으로 사상 최초 2분기 연속 순유출되는 등 직접투자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말로 가면서 국제수지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다행스럽게도 유가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고, 전통적으로 4/4분기 직전부터 수출이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할 경우 3/4분기 이후 경상수지 적자폭이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자본수지의 경우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순유입을 보이고 있는데다, 두산의 ‘밥켓’ M&A의 경험, 해외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내국인의 해외투자 역시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적자폭이 크게 줄어지거나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국제수지 개선에 따라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외환보유액도 감소폭이 크게 줄거나 다시 증가세로 반전할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9월 위기설’은 이달말 쯤 일단락되면서 금융시장 변수들이 안정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해 볼 수 있다.

이제 우리 금융시장은 아시아 2위의 규모로 성장하면서 매우 성숙해지고 있다. 시장은 정부의 구두발언 등보다는 확신을 줄 수 있는 지표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이번 ‘9월 위기설’이 확산된 것도 시장에 믿을 만한 지표가 제시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생각되며, 이는 앞으로 기업유동성 문제, 가계부채, 부동산 PF 대출 등과 관련한 여러 예견 가능한 위기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고 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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