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상하이지수가 2800선으로 폭락하며 애써 벌어놓았던 수익은 까먹은지 이미 오래이고 본전이라도 건졌으면 좋겠다고 울상을 지었다.
의아한 것은 투자대상이 중국펀드인 것이 아니라 투자규모였다. 적립식이지만 생활비를 제외하고 남은 돈의 전부를 중국펀드에 집어넣는다는 대목에선 그 배짱에 용감하다고 할지 무모하다고 할지 말문이 막혔다.
투자전문가라도 한 자산에 올인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전통적 자산배분에서 부동산을 제외하면 안정형 자산(현금, 채권 등), 위험자산 비율은 크게 60:40으로 나뉜다. 이론적으로 안정성이 크게 나아졌다지만 주식형펀드도 위험자산에 속한다. 한창 돈을 모아야 하는 30대에 전재산을 중국펀드로 올인했으니 당연히 주가가 빠졌을 때 공포는 배가 된다. 혹시 추가폭락으로 이어지면 그나마 남은 돈이라도 건지기 위해 투매에 나서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자산배분이 필요한 것은 시장이 흔들려도 위험이 다른 자산으로 상쇄하거나 전체 자산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오를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승택 삼성증권 자산클리닉센터장은 “주식은 오를 수 밖에 없다”며 “기다릴 수 있는 여유돈과 인내심이 있으면 누구나 돈을 번다”라고 했다. 또 인내심과 여유돈을 가진 이들은 부자이며 그래서 부자가 계속 돈을 벌 수 밖에 없다는 얘기도 털어놓았다.
오성진 현대증권 포트폴리오분석부 부장도 “위험은 곧 변동성”이라며 “투자기간을 길게 잡으면 변동성이 줄어 결국 수익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자식에게 물려줄 만한 우량주나 우량펀드라면 그 여정이 지그재그식으로 부침은 있으나 결국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얘기다. 이들 투자고수의 조언을 정리하면 자산배분으로 여유를 찾고, 그 여유돈은 장기투자를 하면 역사적으로 주식의 수익률이 채권, 예금보다 훨씬 높다는 사례에서 보듯 주식 등 위험자산이 훗날 보배로 돌아온다는 충고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6월 23일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700p선이 한때 무너졌다. 미국 다우지수는 12000p선을 이탈했고, 모대형투자은행에선 심지어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시장의 투자비중을 0%로 줄여야 한다는 살벌한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자산배분으로 실탄이 충분하고 또 기다릴 인내심이 있는 투자자에겐 이 같은 조정장이 우량주를 저가에 쓸어담을 바겐세일의 기회일 수도 있다. 계속 흔들리는 증시에 밤잠을 설칠지 여유돈으로 단잠을 잘 것인지, 불안한 투자자라면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