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에 세계적으로 생산능력은 수요증대에 미치지 못한다. 미달러화 약세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도 유가급등 요인이 되고 있다. 국제원유 가격은 작년 한 해 동안에 무려 60~70%나 올랐다.
국제원자재 가격도 지난달 1년 전에 비해 56% 폭등했다. 수급상의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한 유가 및 원재료 가격의 급등은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생산비와 제품가격이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악화된다. 또한 원가 상승은 공급을 줄이기 때문에 경기를 침체시킨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택하느냐 아니면 실업을 택하느냐 하는 어려운 정책 딜레마에 빠진다.
고유가에 따른 경기침체를 회복하기 위해서 총수요를 확대하면 인플레이션이 악화된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 긴축정책을 쓰면 경기는 더욱 침체에 빠진다. 이래저래 앞으로 상당 기간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세계는 그동안 비교적 높은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물가안정을 누려왔지만 이제 골디락(Goldilocks economy)의 시대는 끝난 것 같다. 우리 경제가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그동안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높은 유류세를 부과해왔다. 그러나 고율의 세금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소비가 별로 줄지 않는다.
정부가 고율의 유류세를 고수하는 것은 에너지 절약 보다 세수를 늘리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는 비판이 있다. 그 바람에 서민들의 부담만 늘어나고 소비 및 투자위축으로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결국 높은 세금 때문에 물가만 오른다. 높은 세율과 각종 세금 때문에 국내물가가 외국보다 높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대비 4.1%가 올랐다.
최근의 물가상승 속도는 매우 걱정스럽다. 고유가 뿐 아니라 국제원자재 가격급등, 중국의 인플레 추세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인플레이션은 우리경제의 심각한 경제,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다. 경상수지 역시 적자로 돌아선지 여러 달이 되었다. 정부는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방관하는 것 같다. 그러나 환율상승은 원유 및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불붙는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붙는 격이다.
노인, 연금생활자, 퇴직자 등이 가장 걱정하는 경제문제는 인플레이션이다. 그들은 대부분 직장이 없고 이렇다 할 소득도 없다. 그들은 인플레를 회피하거나 방어할 수단이 없다. 물가가 크게 오르면 이들의 생활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이며 몇 년 내로 고령사회가 된다. 노인 인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환위기 이후 산업구조조정과 경기침체로 많은 실직자 및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늘어났다. 인플레 공포는 이들 계층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하고 들어선 이명박 정부에 커다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올해에는 경제성장율 7% 공약은커녕 5%도 어렵다.
고유가 시대에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감세와 규제완화 이외에는 대책이 없다. 고유가로 위축된 소비와 투자를 부양하기 위해서 유가 부담을 상쇄하는 감세정책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환율을 안정시키고 거시경제정책도 안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규제를 줄여서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세금과 규제는 모두 정부가 민간의 생산원가를 높이는 비용이다.
이러한 비용을 줄이고 민간의 경제활동을 촉진해야 한다. 정부지출을 줄여야 한다. 공기업의 민영화도 앞당겨야 한다. 주요 선진국들은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 법인세와 소득세를 낮추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법인세 인하는 기업이익을 증가시키고 투자를 확대한다.
이에 따라 일자리가 늘고 소득도 증가한다. 개인 소득세까지 낮추면 소비가 늘고 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무엇보다 세금을 줄이고 정부지출을 줄이는 것이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