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부동산규제 강화 등으로 부동산개발 및 분양시장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도권 금융기관들의 PF대출 실적이 줄어들면서 담보신탁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가운데 국제·아시아 등 신설 부동산신탁회사들의 본격적 시장참여 등으로 수주 경쟁이 격화되면서 간헐적이지만 수수료 덤핑공세도 벌이지고 있다.
◆ 담보신탁 등 약정보수 줄었다
4월말 현재 7개 부동산신탁회사들의 약정보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감소한 705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래프 참조〉
이처럼 부동산신탁 약정보수가 줄어든 것은 지방소재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는데다 민간 부문의 부동산개발 부진 등으로 저축은행의 PF대출 실적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토지신탁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과의 연계된 수주 계약이 많기 때문에 이들의 PF대출 실적에 따라 부동산신탁회사들의 약정보수 실적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신탁업무 가운데 상대적으로 리스크부담이 작은 담보신탁 신규 수주실적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어 이 부문의 수익비중이 높은 일부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실제 4월말 현재 7개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담보신탁 약정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43.6% 감소한 115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 수주경쟁 격화로 수수료 덤핑도
이처럼 실적부진 속에서도 아시아, 국제 등 신규 전업사 수는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수주를 위한 부동산신탁사간의 경쟁은 과열 혼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일부 부동산신탁회사들의 경우 대리사무와 담보신탁 등 리스크부담이 작은 신탁 업무의 계약을 위한 저가의 신탁보수를 제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반 대리사무의 경우 매출액(전체 분양가)의 0.7%를 신탁보수로 받았지만 국제자산신탁과 아시아자산신탁 등 신설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이 본격적인 수주경쟁에 뛰어들면서 약정보수가 0.2%까지 떨어졌다.
이와 관련 부동산신탁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매출액의 1% 내외에서 대리사무의 약정보수가 결정됐지만 최근 신설 부동산신탁회사들이 수주를 위해 수수료(약정보수) 덤핑에 나서면서 시장질서가 문란해졌다”고 지적했다.
담보신탁 역시 마찬가지다.
보통 담보증권 설정 가액의 0.4% 수준에서 담보신탁 약정보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신설 전업회사들의 공격적인 수주영업과 수수료 덤핑 공세 등으로 현재 0.2~ 01% 수준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 한 관계자는 “신설 부동산신탁회사라는 점에서 당장 먹고살기 위해 리스크부담이 적은 일반 대리사무와 담보신탁 부문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 뒤 “하지만 지나친 수수료 덤핑 등으로 기존 시장 질서를 크게 훼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