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지도자와 언행(言行), 그리고 정치력

관리자 기자

webmaster@

기사입력 : 2008-06-04 22:35

홍세표 혜원학원 이사장, 前 외환은행장, 한미은행장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국민의 큰 지지를 업고 선출된 이명박 대통령의 인기가 100일 만에 20% 선으로 떨어진 것은 큰 충격이다. 지난 10년간의 좌경 포퓨리스트 정권에 식상한 국민이 표를 몰아주어 당선된 이 정권이 가장 기대했던 경제살리기를 위한 특단의 정책조차 펴보지도 못한 체 불신을 받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왜 이 지경이 됐을까?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필할 참모진들의 함량미달 자질, 결격 사유 등에 기인한 인사파동, 한미 FTA 체결의 선결 조건인 미국 쇠고기 수입의 졸속타결 등이 사태를 악화시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마디로 저수준의 정치력에 문제가 있었고 대통령의 사기업 CEO적 통치 스타일이 국민들을 보듬어주지 못하고 외면한데 기인한다. 또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정제되지 못한 언행이 국민들의 불신을 키운 면도 있다.

허식이 없고 평이한 말을 쓰기 좋아하는 대통령은 당초 국민의 호감을 샀고 사랑을 받았다. 사실 그 분은 정치인들에게 따라 붙어 다니는 허언이나 가식적 선동어구를 안쓰는 것으로 인식되었고 그러기 때문에 지난 10년간 가장 낙후되었던 경제 부문을 무실역행(務實力行)하면서 살려줄 수 있는 적임자라는 믿음을 국민 속에 심어 주었었다.

그러나 최근 그 분의 일련의 언행을 보고 들어보면 지나치게 자신감에 차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국민에게 오만하고 경솔하게 비쳐졌고 그의 진의(眞意)까지 곡해되고 왜곡되어 전달되는 경향이 있다. 그 분이 이따금 내뱉듯 던지는 말들은(범상인들이 말하면 기지에 찬 말들이라 할지 몰라도) 국민의 마음을 달래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불만을 키우고 있다. 영국의 평론가 「W. 해즈릿트」는 “침묵은 회화의 위대한 화술(話術)이다.” “스스로 입을 다물 줄 아는 사람은 어리석지 않다.”라고 말했고 옛 로마시대의 웅변가인 「키케로」는 “침묵한다는 것은 바로 큰 절규이다. - 또 침묵은 화술의 일대비결이다.” 라고 말하며 침묵의 무게를 찬양하였다. 「그리스」의 철인「프르타스코스」의 말에도 ”시의적절한 침묵은 영지(英知)이며 여하한 웅변보다 상위(上位)에 있다.“는 것이 있다. 무엇보다도 「웅변은 은(銀)이고 침묵은 금(金)이다.”라고 언명한 영국의 사상가 「T. 카-라일」의 말은 명언으로 꼽힌다.

자신감과 자만은 다르다. 대통령은 자신감을 가지고 말할지 모르지만 듣는 국민은 자만으로 받아들이니 문제다. 그 분이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국민들 사이에 여러 갈래의 크나큰 반향을 일으켜 국정 전반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여 제발 말하기에 앞서 극히 신중하게 사고하며 보좌진을 비롯한 여러 사람의 의견을 참작할 필요가 있다.

무릇 지도자란 몰라서, 무지해서, 남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애써서 남의 말을 경청하는 척 할 필요도 있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자기 지식의 편향도를 시정하기도 하고 기존 지식을 더욱 탁마하여 확신에 찬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지난 5년간 전임 대통령의 무책임한 다변에 시달림을 받아온 국민의 정서를 보듬어주어 시행착오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다행히 현 정부의 작은 정부 지향, 각종 규제 철폐 내지 완화, 민영화 등 정책 방향은 지극히 옳다고 본다.

다만 기업 CEO 스타일의 일방적 추진 성향에서 탈피하여 참모나 국민의 소리에 겸허하게 귀 기울이고 중의를 모아 정책을 신중히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기업 CEO의 추진력에 더하여 포용력과 설득력을 병유한 한 차원 높은 정치적 지도자의 현신을 국민은 바라고 있는 것이다.

“자기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 사람은 사실 그 이상의 인재다.(괴-테)”라는 어록에 덧붙여 미국의 철학자 「G. 산타야나」는 “인간의 한 가지 진실한 위엄은 스스로를 비하할줄 아는 능력이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인간, 특히 일국의 지도자에게는 스스로의 단점, 시정할 점을 겸허하게 자각하고 이를 과감히 고쳐나가고자 노력하는 행위야말로 고귀한 것이 아니겠는가?

최근에 우리가 처한 경제 환경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악재, 세계적 원자재 가격 폭등, 글러벌 스태그플레이션 압력 등 최악의 사태에 처해 있어 국민들 모두가 불안에 떨고 심각한 우울증에 사로잡혀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집권 초기에 형성된 국민의 부정적 거부감을 약초로 삼아 신뢰가 가는 훌륭한 통치자로 탈바꿈해 주어서 온갖 역경을 극복하여 이 나라를 재도약시켜 주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그 분에게는 그런 꿈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확신한다.


관리자 기자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