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저축은행 후순위채 발행 괜찮나](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8060118071787157fnimage_01.jpg&nmt=18)
예보 “이자부담 부메랑 우려” 지적도
저축은행들이 6월말 결산을 앞두고 건전성 확보와 자본확충을 위해 잇따라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한국저축은행, 솔로몬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이 150억원에서 200억원대, 8.5%대의 금리로 후순위채 발행을 했다.
하지만 후순위채는 유상증자와는 달리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예금보험공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발행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이 보고서를 통해 저축은행의 후순위채 발행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을 풀어봤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저축은행에서 후순위채권의 발행이 2005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2008년말 현재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발행규모는 4338억원으로 집계됐다. 2005년 결산(2005년 7월 1일~2006년 6월 30일)에 후순위채권 발행이 급증한 것은 2006년 9월 우량저축은행 기준인 8·8클럽(BIS기준자기자본비율 8%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 8% 이하) 시행을 앞두고 저축은행들이 BIS비율 제고를 위해 후순위채권을 집중 발행하면서 비롯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전체 108개 저축은행 중 21개사가 후순위채권을 발행했으며 이 가운데 한국저축은행의 발행규모가 1250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어 솔로몬저축은행 700억원, 현대스위스저축은행 500억원, 제일저축은행 300억원, HK저축은행 250억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 외형 확대위해 후순위채 발행 이어져
저축은행의 후순위채 발행은 자산건전성 향상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외형 확대를 위한 방안이기도 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최근 3~4년간 저축은행의 급격한 성장은 부동산PF(파이낸싱 프로젝트)대출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유상증자와 함께 후순위채권 발행도 한 몫 한 것이라는 것.
예보 리스크감시2부 경영분석팀 최진무 팀장은 “저축은행들은 대형화 그룹화 및 겸업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본확충을 위해 유상증자와 함께 후순위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상증자는 기본자본인 자본금 및 자본잉여금 증가를 통해 BIS비율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반면, 대주주의 자금부담이 크고 보유지분이 희석될 가능성이 있으며 저축은행의 배당부담이 증가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후순위채권은 외부자금으로써 비교적 조달이 용이하고 채권잔존기간 동안 BIS비율을 제고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최진무 팀장은 “감독규정상 BIS비율 산정시 기한부 후순위채무는 기본자본의 50%이내에서 보완자본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순위채권은 추가금리 부담으로 이자비용이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최 팀장은 “1년 만기 정기예금에 대한 지급이자율이 6~7%인데 반해 후순위채권은 8~9%를 지급해야한다”고 말했다.
◆ 유상증자보다 후순위채 선호…규모도 넘어
이 보고서는 또한 2003년 7월 1일부터 2008년 3월 31일 기간중 후순위채권을 발행한 저축은행에 대해 유상증자 실적을 비교해 봤다. 후순위채권 발행잔액이 4338억원으로 유상증자 발행잔액인 4003억원을 뛰어넘었다. 특히, 후쉰위채권 발행은 주로 대형저축은행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 팀장은 “이같은 이유는 대형저축은행들이 외형 성장과정에서 BIS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유상증자보다 후순위채권 발행을 선호한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후순위채발행이 유상증자보다 많은 곳은 한국저축은행으로 나타났다. 한국저축은행은 3월말 현재 125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지만 같은 기간 유상증자는 하지 않았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유상증자 규모가 200억원 증가했지만 후순위채 발행이 500억원으로 이를 초과했다. 이밖에 부산저축은행도 유상증자를 하지 않았지만 1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했다. 제일저축은행도 유상증자가 280억원 증가했지만 후순위채 발행은 300억원에 달했다.
◆ 보완자본 인정금액 감소로 발행은 계속될 듯
주요 저축은행의 후순위채 발행은 지속될 것으로 예보는 이 보고서를 통해 전망했다.
현재 일부 저축은행은 후순위채 발행분에 대한 보완자본 인정으로 8·8클럽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만 후순위채 발행효과 제거시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BIS비율이 8%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채권잔존기간의 경과로 향후 보완자본 인정금액이 감소됨에 따라 유상증자 또는 후순위채권의 추가발행 유인으로 증대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 팀장은 “실제로 솔로몬저축은행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각각 150억원, 200억원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한 것도 이같은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저축은행이 자(子)저축은행을 두고 있을 경우도 후순위채 발행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저축은행 금융그룹의 경우 모저축은행이 후순위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자(子) 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모저축은행과 자저축은행의 BIS비율을 동시에 제고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역마진 발생할 수도…유상증자가 바람직
최근 저축은행업계는 부동산PF대출 등 대출자산의 부실화로 인해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이다. 이에 따라 추가 자본확충 등 자본적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어서 후순위채권 발행을 손쉬운 자본조달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보고서는 은행들도 건전성 개선을 위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고 있어 이자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권이 바젤Ⅱ 시행으로 하락한 BIS비율을 제고시키기 위해 후순위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어 권역간 경쟁으로 인한 발행금리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곧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영업환경 악화로 수익성 저하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 팀장은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인한 이자부담은 저축은행의 수익성 저하를 가속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또한 경쟁심화로 신규 여신거래처 발굴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할 때 조달한 자금이 대출 재원으로 활용되지 못할 경우 역마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 팀장은 “따라서 저축은행들은 후순위채권 발행보다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별 후순위채권 발행 규모>
(단위 : 억원)
<후순위채권 발행 및 유상증자 실적 비교>
(단위 : 억원)
※ 자료 :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유상증자 VS 후순위채권 장단점>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