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0여년간 연 18%의 수익률을 올렸는데 이는 워렌 버핏 정도의 투자자만이 가능했던 수준의 수익률이다.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면서 한 두명의 스타에 의존하지 않고 팀 내지는 조직수준에서 이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것은 매우 드문일이다. 결국 이에 자극받은 중동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앞다투어 국부펀드를 설립하여 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사모펀드 분야는 운용스타일에 따라 자금원에 따라 일반적으로 사모투자펀드(PEF: private equity fund), 헤지펀드, 국부펀드 그리고 벤처캐피탈 등으로 구분해 볼 수가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펀드들은 일반적으로 정부의 규제대상에서 상당 부분 제외가 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 투자자의 숫자를 100인 이하로 제한하는 조건을 통해 규제대상에서 제외하는 데에 대한 명분을 부여하고 있다. 한마디로 곗돈 같은 펀드이니 일일이 간섭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규제가 적고 보고·공시의무가 별로 없는 만큼 이들의 움직임은 빠를 수밖에 없고 그만큼 수익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흐르기는 했지만 헤지펀드의 대명사인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가 파운드화의 고평가 국면에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에 대한 투기적 공격을 감행한 일은 전설처럼 남아있다. 펀드의 수석분석가인 드루켄밀러가 전략을 보고하면서 투자규모를 제시하자 소로스 회장이 투자규모를 10배로 늘이자고 제안하는 바람에 입이 떡 벌어졌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결국 퀀텀펀드는 이러한 과감한 투자를 통한 투기적 공격 기법을 실행하면서 열흘 만에 10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에 성공하였고 중앙은행을 굴복시킬 정도의 펀드라는 이미지가 구축되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어 계속 승승장구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최근 2006년 한해 연봉을 17억 달러를 받음으로서 화제가 된 제임스 사이몬스의 경우 수학자 출신으로서 이공계 박사를 80여 명 고용하여 전 세계에 상장된 수많은 파생상품 가격들의 상호패턴을 연구하도록 한 후 이러한 패턴에서 나타나는 일정한 규칙성이나 보편성들을 찾아내서 투자 전략에 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운용하는 메달리온펀드의 경우 1988년 이후 약 20여 년간 수익률이 38% 정도가 된다. 보통의 경우 헤지펀드는 운용수수료를 자금규모의 2% 정도 떼고 운용하여 벌어들이는 수익의 20% 정도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그런데 메달리온펀드의 경우 운용수수료는 5% 정도이고 벌어들이는 돈의 44%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이렇게 수수료가 올라가다보니 2006년의 경우 상위 25개 헤지펀드의 매니저가 받은 소득은 뉴욕시 8만명 공립학교 교사의 3년치 연봉과 동일했다는 웃지 못할 통계도 제시된 적이 있다.
최근 크라이슬러의 지분 80% 정도를 인수하여 화제가 된 PEF 서버러스 캐피탈은 거의 재벌 수준으로 엄청난 규모와 범위로 투자를 하고 있다. 전직 재무장관이 대표이고 전직 부통령이 자문위원장의 역할을 하고 있으니 그 영향력도 막강하다. 유력 정치인에게 막대한 기부를 하고 이러한 커넥션을 이용하여 지분보유 자회사에 대해 정부가 발주한 대형프로젝트를 수주하도록 하여 기업 주식가치를 올리는 식의 전략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들은 영향력에 비해 대중적 지명도가 낮기 때문에 노조와 협상을 할 경우 오히려 협상력이 제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헤지펀드, PEF, 국부펀드 등은 그 운용스타일이나 전략 등이 전통적이기보다는 독특하고 특이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특징을 일정부분 인정하는 분위기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사모펀드의 활성화를 도모하려면 우리가 넘어야할 장벽이 한 둘이 아니다. 유달리 평등적 사고가 강한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볼 때 우선 헤지펀드 매니저가 받게 될 엄청난 연봉 그리고 이들의 투자행태 나아가 일부 고소득층만이 가입한다든가 하는 부분이 걸림돌이 될 수가 있다. 그러나 자산운용산업의 발전을 위해 이러한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개인의 창의성 내지는 과감함을 존중하되 규제의 칼날을 최소화하는 분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음식점 중에 단일메뉴로 성공하는 음식점 들이 있다. 식당에 들어가 앉으면 자동으로 정해진 메뉴 한 가지가 나오는 음식점이 가끔 있다. 자신이 있다는 얘기고 실제로도 맛과 품질이 훌륭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로 사모펀드들이 이같은 예에 해당한다. 몇 가지 특징적 투자기법을 잘 활용하여 고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최근 대외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특히 에너지 자원 곡물가격의 상승이 문제가 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나서야 할 부분도 있지만 다양한 민간의 펀드가 등장하도록 하고 이들 사적인 펀드들이 해외에 나가 농장 유전 광산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매입하도록 하면 이는 일종의 범한류자본이 되는 셈이고 이러한 흐름을 잘 이용한다면 우리 경제가 자원 에너지 곡물의 부족 현상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각종 금융 분야의 과제가 아직은 가시화되지 못하고 성과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 바람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헤지펀드의 도입과 활성화를 추진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져 다행스럽기는 하나 이 기회에 광범위한 사모펀드의 육성과 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함으로써 자산운용산업의 획기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