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지난해 실적에서도 국민은행이 영업에서 선두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했지만, 신한지주도 국민은행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 신한, 맹추격
총자산면에서 국민은행은 아직도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지난해 실적을 보면 지난해까지 국민은행의 총자산(신탁포함)은 231조1000억원으로, 신한은행 208조3150억원 비해, 약 23조원정도 앞서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전년대비 17.7%(31조3000억원)상승하는 등 성장세가 무섭다.
특히 신한지주의 총자산은 274조8000억원으로 1년전에 비해 58조5000억원이 늘어, 국민은행의 총자산을 앞질렀다. 이는 신한지주가 지난 2003년 조흥은행, 지난해 LG카드 등의 M&A를 통해 덩치를 키워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신한지주는 순익규모에서도 국민은행을 맹추격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7453억원으로 2006년에 비해 11.1% 증가하며 매년 최대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이처럼 국민은행이 사상 최고의 순이익을 시현하고 있지만, 신한은행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513억원으로, 국민은행 순이익 증가율보다 2배 이상 많은 전년대비 26.2%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또 신한지주도 전년 대비 30.8%로 증가한 2조3964억원으로 연간 순이익 기준으로 최초 2조원대 순이익을 냈다.
이에 대해 신한지주 관계자는 “LG카드 인수를 계기로 비은행 부문의 이익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이익기반이 다변화됐다”며 “향후 국민은행 등 경쟁사와의 순이익 경쟁에서 더욱 차별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수익성은 악화
이처럼 국민은행과 신한지주가 선두자리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두 은행 모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에서는 양호한 성적을 거뒀지만, 4분기중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28.8% 감소한 55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신한지주도 4분기중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56.9%로 감소한 2257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과 신한지주 모두 “금융감독원의 충당금 최저 적립률 상향조정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전입액 증가 등으로 순이익 감소요인이 발생한 것일 뿐”이라며 “일회성 요인들을 제외할 경우 매우 양호한 실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은행영업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등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국민은행의 연간누적 순이자마진 추이를 보면 지난해 1분기 3.60%, 2분기 3.54%로 떨어진 후 3분기에는 3.47%를 기록했고, 4분기에는 3.45%로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연간누적 순이자마진도 2.26%로 지난 2006년 2.38% 대비 -12bp 감소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마진 하락이 올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해 4분기 동안 순이자마진 등이 소폭 회복지만 아직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생각된다”며 “특히 올해 바젤2의 시행 등의 대내외적 여건상 이들 은행들이 리스크관리의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여 올해 대규모 순익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올해의 경영전략
은행권에서는 올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간 대결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업계 2위인 신한지주가 M&A 등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는 사이, 주춤했던 국민은행이 ‘리딩뱅크’로서 위상을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구체화하는 등 신성장동력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최고의 종합금융그룹 위상을 확립해 나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연임이후 ‘국내 최고의 종합금융그룹 위상 확립’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올해 그간 다진 기반을 토대로 소매금융은 물론, 카드·자산운용·신탁·증권·보험·투자금융업 등 종합금융그룹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누리투자증권을 인수한 국민은행은 증권업의 성공적 진출을 위해 추가로 대형 증권사를 인수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으며, 소비자금융업 등의 진출도 모색하는 등 올해안에 지주사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또 해외자산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동·서남아시아, 독립국가연합 등을 잇는 ‘트라이앵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국민은행이 올해 지주사 전환 및 증권업진출, 해외진출 등 외형성장에 중점두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은 리스크관리 중심의 내실경영 전략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그러면서도 신한은행은 해외진출 등 ‘신성장동력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올해 신한은행의 경영전략은 외형성장보다는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춰질 것”이라며 “신한은행은 외형확대를 위한 시중은행들과의 경쟁은 하지 않고, 리딩뱅크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경영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