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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ist] “주식 샀으면 3년은 봐라!”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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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2-03 20:35

필립 피셔 성장주 투자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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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ist] “주식 샀으면 3년은 봐라!”
워렌 버핏이 평생 스승이라 불렀던 인물은 두 명이다. 당대 최고의 투자고수가 스승으로 모셨다니 얼마나 위대한 투자자일까. 주인공들은 벤자민 그레이엄과 필립 피셔다. 역시 월가에 엄청난 족적을 남긴 투자거물들이다. ‘월가의 학장’답게 그레이엄은 가치투자의 선구자다. 버핏은 늘 “우리는 그레이엄이 심은 나무 밑에서 휴식한다”고 할 만큼 그를 존경하고 추앙했다. 다만 버핏에게 더 큰 영향력을 미친 건 피셔다. 버핏의 투자스타일을 봤을 때 그레이엄보다 피셔의 훈수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성장주 개념 최초 도입

워렌 버핏은 피셔의 1958년작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Common stocks and uncommon profits)’를 읽고 감동받아 직접 샌프란시스코까지 찾아가 그를 스승으로 모셨다. 그레이엄에게 계량 분석을 배웠다면 피셔로부터는 질적 분석을 배웠다. 버핏은 “그는 훌륭한 기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완벽히 이해한다”며 “나도 그의 생각에 절대적으로 동조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장주 투자의 아버지’다. 그레이엄과 함께 현대적인 투자이론의 창시자로 손꼽힌다. 50년대 최초로 ‘성장주(growth stocks)’란 개념을 월가에 소개했다. 이후 월가의 투자흐름은 성장주 우선으로 바뀌었다.

피셔는 190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주가 대폭락을 1년 앞둔 1928년 월가의 증권분석가로 투자세계에 데뷔했다. 1929년 대폭락 때 그는 현재의 주가수익률(PER)보다 향후 몇 년간의 PER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60년대엔 스탠포드대학에서 투자론도 강의했다. 2차 대전이 끝날 무렵부터 피셔는 더 이상 주가변동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대신 장기수익을 올리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피셔에게 장기보유는 성공투자의 지름길이었다. 그는 “주식투자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손해는 훌륭한 회사를 너무 일찍 파는 데서 비롯된다”며 “오래 보유했다면 수 백, 수 천%의 경이적인 수익을 안겨줄 회사를 수 십% 올랐을 때 조급히 팔아 버리는 게 제일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위대한 기업이라면 장기적으로 최소 몇 배의 주가상승이 기대되는데 굳이 일찍 매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그렇다면 위대한 기업의 조건은 뭘까. 피셔는 투자대상을 찾을 때 ‘기업의 질(quality)’을 중시했다. 계량(재무제표 등)을 강조한 그레이엄과는 구별된다. CEO의 탁월한 능력과 미래계획, 그리고 연구개발 역량 등을 소중히 생각했다. 피셔의 분석결과 과거 알짜종목은 장기간에 걸쳐 매출·순익이 산업평균보다 훨씬 높게 성장했다. 규모와는 무관했고, 성장을 위한 결의와 실행능력을 갖춘 경영진이 더 중요했다. 그러자면 기업에 정통한 사람을 찾아 활용하는 게 최선이다.

물론 현실적으론 어렵다. 돈이 들고 정보소통에도 걸림돌이 있다. 이럴 때 ‘사실수집(Scuttlebutt)`을 활용한다. 경쟁업체와 유통업체, 고객 모두가 정보원이다. 신뢰성만 검증되면 내부자 의견이 가장 정확하다. 위대한 기업의 정보는 대부분 너무도 명확하다.

위대한 기업의 공통특징을 피셔는 ’15가지 포인트‘로 정리했다. 대박을 고르는 아주 쉽고 간단한 방법은 없다. 그는 “좋은 주식을 고르자면 답답하겠지만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CEO의 립 서비스는 가치가 없다. 그래서 기업의 주변인과 전문가를 먼저 만나야 한다.

주식을 살 땐 ‘맞춤투자’가 제격이다. 주식투자의 최대목적은 장기·최대수익을 올리는 거다. 문제는 직접 투자할지 전문가에게 맡길 건지다. 투자자마다 포트폴리오는 다르다. 리스크를 못 진다면 대형우량주가 정답이다. 소액투자자라면 여윳돈인지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노리는 게 배당인지 차익인지도 분명할 필요가 있다. 본인의 투자성향, 자금성격, 투자기간 등을 고민해야 한다. 적절한 매수타이밍을 잡기란 인간의 경제적 지식수준을 감안컨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답은 성장주 자체의 본질적인 내용에 있다. 성장주는 대개 1~2개 분야에서 최첨단에 서있게 마련이다.

◇ 계란을 너무 많은 바구니에 담지 마라

그 다음은 언제 팔아야할 지의 문제다. 주식은 파는 게임이다. 매도타이밍은 수익극대화에 필수다. 피셔는 “주식을 파는 건 살 때 실수를 했거나, 매수근거가 점차 희박해질 때, 그리고 더 좋은 주식이 나왔을 때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때문에 투자실수에 재빨리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특출했던 기업이 추락하는 건 경영진 능력이 떨어졌거나 주력제품의 미래가 어두울 때다. 다만 더 좋은 종목으로 교체하기 위한 매도 때는 신중함이 전제된다. 약세장이 임박했다거나 고평가됐다는 이유로, 또 너무 올랐다는 두려움 때문에 주식을 팔아선 안된다. 위대한 기업이라면 반드시 다음 찬스가 오게 마련이다. 실제로 피셔의 장기투자는 대단했다. 50년대 투자했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40여년이 지난 90년대에 매도했고, 역시 비슷한 때 매입했던 모토롤라는 최근까지 보유했던 걸로 알려졌다.

피셔는 투자자들이 저지르는 수많은 잘못들에 대해서도 훈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걸 5가지로 요약했다. △선전하는 기업을 사지 말라 △훌륭한데도 장외종목이라고 무시하진 말라 △사업보고서 표현이 마음에 든다고 사지 말라 △미래의 순이익이 현재 주가에 반영됐다고 속단하지 말라 △너무 적은 호가차이에 연연해하지 말라 등이다. 여기에 그는 5가지를 더 추가했다. △너무 과도하게 분산투자하지 말라 △전쟁우려로 매수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관련 없는 통계수치는 무시하라 △진정한 성장주 매수 땐 주가뿐 아니라 시점도 정확해야 한다 △군중을 따라가지 말라 등이다.

분산투자와 관련, 피셔는 오히려 집중투자가에 가까웠다. “계란을 너무 많은 바구니에 나눠 담으면 매력적이지 않은 바구니에까지 담겨질 수 있는 데다 또 바구니가 많으면 세심한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말처럼 그는 보통 3~4개 종목에 집중 투자했다. 피셔는 60년 이상을 투자자로 살았다. 대공황과 수많은 경기와 전쟁·혁명을 겪었다. 90세가 넘어서까지 신규고객을 모집할 정도로 정력적인 삶을 살고 있다. 피셔는 노년에 알츠하이머에 걸려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때조차 포트폴리오는 직접 관리했다.

피셔에겐 추종자가 별로 없다. 그의 투자원칙은 따르기가 힘들 뿐더러 굉장한 인내를 필요로 해서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이유다. 스스로 “나는 외로운 늑대”라고 얘기했을 정도다. 고객이 많지도 않다. 단지 10명 안팎의 고객만 컨트롤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충성도는 엄청나다. 30년대에 돈을 맡겼던 고객의 5번째 자손까지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그의 사무실은 허름하다. 전화기 한 대에 파트타임 비서가 전부다. 지난 2004년 아들 품에서 명을 달리했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필립 피셔의 ‘투자기업 찾기 15대 원칙’]

1. 향후 매출액이 늘어날만한 시장잠재력 갖춘 제품·서비스 있나

2. 최고경영진은 시장이 어려울 때 신제품·기술 개발의지 있나

3. 연구개발 노력은 회사규모를 감안할 때 얼마나 생산적인가

4. 평균수준 이상의 영업조직을 갖고 있나

5. 영업이익률은 충분히 거두고 있나

6.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7. 돋보이는 노사관계를 갖고 있나

8. 임원들 간에 훌륭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나

9. 두터운 기업 경영진을 갖고 있나

10. 원가분석과 회계관리 능력은 얼마나 우수한가

11. 특별한 의미의 별도 사업부문을 갖고 있으며, 또 뛰어난가

12. 이익을 바라보는 시각이 단기적인가, 장기적인가

13. 미래 증자계획이 현재주주가 누리는 이익을 희석시킬 가능성은 없나

14. 경영진은 문제발생 때 입을 다물어버리지 않나

15. 의문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실한 최고경영진인가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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