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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01-24 01:41

정경채 한국산업은행 국제금융실 실장

쩐의 전쟁
월초 글로벌본드를 발행하고 돌아왔다. 국제금융시장은 서브프라임사태라는 그 실체가 상당부분 알려졌으나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은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한 두려움으로 떨고 있었다.

우리는 이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한 위험수당으로 시장이 요구한 전에 없었던 가산금리를 지불하였다. 비이성적 시장을 앞세운 이성적 투자가에게 억울하지만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억울하다는 것과 비이성적시장이라고 표현한 것은 다음과 같은 근거에서이다. 금번 산은이 지불한 가산금리는 대략 외환위기 극복 직후인 1999년경의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1997년 외환위기는 앞으로 그 원인에 대하여 더 많은 성찰이 있어야 하겠지만 한국경제와 금융이 자초한 면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는 미국경제와 금융의 총체적이고 거대한 실패를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경제 특히 제조업은 항공기, 방위산업 등 일부를 제외하고 고용창출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이 고용에 근거하여 모기지 대출을 받은 미국인 채무자가 상환능력을 상실한 것이 사태의 근저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사태의 원인이 저편에 있는데 우리가 그 댓가를 지불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억울한 것이다.

아울러 시장전문가들은 금번사태가 위험의 재평가(Repricing of Risk)과정의 일환이라고 한다. 위험의 가격이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면 미국과 서방금융기관이 그간 보여준 위험자산투자행태는 그야말로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에 다름 아니었다. 사정이 그러한 데에는 시장선도적이기 보다는 시장추종적인 신용평가기관들이 일조한 것 또한 틀림없는 사실이다.

작년 하반기 이후 투자가들은 뒤늦게 이성을 회복하였고 과거 자신들의 비이성적인 투자행태에 대하여 보상이라도 하듯이 과도한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시장상황인 것이다.

이제 이러한 서브프라임사태에 대하여 미국이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에 대하여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우선, 부시행정부의 퇴진시기가 1년밖에 남지 않았다. 무엇인가 해결하여 업적을 남기고 싶어 할 것이라는 점이다. 금번 사태는 시장에 의한 자율적 안정이나 금융·재정정책에 의한 미세조정에 맡겨 두기에 이제 너무 커져 버렸다. 80년대말 저축대부조합(S&L)부실화 시기에 정리신탁공사 설립과 이에 의한 모기지 채권매입과 같은 외과수술적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음으로 서브프라임 사태는 미국의 입장에서 분명히 큰 악재이다. 이는 중국이 맞고 있는 대단한 호재 즉 올림픽 개최와 대비된다. 중국은 올림픽을 통하여 절호의 IR기회를 맞고 있으며 중화민족의 새로운 벤치마크 수립을 시도할 것이다. 중국으로서 미국의 서브프라임 악재는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하여 마냥 무시할 수 없는 이슈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 문제는 미국의 대중국 어젠더의 핵심인 위안화 절상교섭시 멋진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지도부의 입장에서 보면 올림픽으로 고양된 국가체면, 본격적인 소비사회의 도래 및 서비스산업의 만개는 위안화 절상에 따른 한계기업 도태로 인한 실업을 흡수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따라서 엉뚱하게도 서브프라임 사태는 플라자 합의와 같은 큰폭의 위안화 절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위안화 절상이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의 동반 절상을 초래하는 것이 필자가 우려하는 바다.

이것이 필자의 단순한 추론일지 모르나 미국이 사태해결과정에서 모든 것을 자국기관 우대, 자국이익 우선으로 밀고 나갈 때 우리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대비는 있어야 한다. 산은이 최근에 지불한 과도한 리스크 프리미엄 부담을 더 이상 지지 않기 위한 모두의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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