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자산건전성 확보로 경쟁력 배가
금융소비자, 다양한 상품 제공 혜택 기대
18년이란 긴 세월 동안 팽팽한 찬반 논쟁으로 매듭짓지 못했던 생명보험사 상장문제가 드디어 종지부를 찍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 27일 정례회의를 열고 증권선물거래위원회가 제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개정안을 최종 승인했다.
개정안은 기존의 상장 규정 가운데 ‘이익배분 등과 관련한 상법상 주식회사의 속성이 인정될 것’이라는 조항이 ‘법적 성격과 운영 방식 측면에서 상법 상 주식회사로 인정 받을 것’으로 변경된 내용을 담고 있다.
즉 개정안은 이익배분이라는 문구 삭제를 통해 보험계약자에 대한 상장차익 배분을 둘러싼 논란의 소지를 없애는 한편 상장을 신청한 생보사를 주식회사로 인정할 수 있는 포괄적인 판단근거를 마련했다.
이로써 생명보험사들은 상장요건만 충족되면 증시에 상장할 수 있게 됐다.
금융감독위원회의 김용환닫기

또한 보험소비자들은 우량한 보험사에서 저렴한 양질의 보험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생보사 글로벌화 등 경쟁력 강화발판
생보사들이 상장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상장이 되면 증권시장을 통한 자본조달 수단이 다양화돼 재무구조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대규모의 자본조달이 가능해짐에 따라 인수합병 등을 통한 대형화가 가능, 경쟁력이 한층 배가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공시의 의무강화로 외부의 감시기능이 제고돼 경영의 투명성은 물론 책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경영실적에 대한 시장평가가 불가피해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상장발판을 마련함으로써 국내생보사들의 자본조달이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자본확충으로 자율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가 가능해 글로벌 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보험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의 경우 삼성생명이 유일하게 세계 10대 생보사에 포함돼 있지만 지속적으로 순위가 하락되고 있다”며 “이는 일본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일본은 세계 10대 보험사 안에 4~5개사가 포함돼 있었지만 글로벌화하지 못한 탓에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내보험사들은 이 점을 살펴 글로벌화 전략을 꾀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대형화 전략이 불가피 하다”며 “상장이 되면 생보사들의 경쟁력은 배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교보 ‘상장1호’ 전망, 삼성 그룹지배구조 변화 촉발
생명보험사의 상장방안이 확정됨에 따라 교보생명의 상장이 가장 급속히 이뤄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또한 삼성생명의 경우 상장이 되면 그룹지배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해 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적극적인 상장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교보생명은 ‘상장1호사’로 유력시 되고 있다.
교보생명의 2006회계연도 실적을 살펴보면 잠정적이지만 13조3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세전이익 43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생보상장에 앞서 교보생명의 경우 41.48%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 캠코와의 협의를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캠코는 교보생명이 상장되면 보유지분을 시가로 전량 매각할 방침이며 이 중 일부를 국외자본 유치를 통해 교보생명이 재 인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은 지속적으로 제 3자 유상증자 방식을 통한 국외자본 유치를 시도하려 했으나 가치하락을 우려한 캠코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올 회계연도 실적을 보면 삼성, 대한생명 등 빅3사 중 효율적인 측면에서 가장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며 “지급여력비율 등 재무건전성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상장작업을 빠르게 추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생명의 경우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장이 되면 그룹지배구조에 상당한 변화를 야기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우선 지난 1997년 외환위기로 삼성자동차에 대한 법정관리에 들어서면서 서울보증보험 등 14개 채권단은 삼성자동차에 총 2조 4500억원을 대출해 주었고 그 담보로 삼성그룹측은 이건희 회장 명의의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잡혔다.
따라서 삼성생명이 상장 되면 이들 채권단은 담보로 잡은 삼성생명의 지분을 매각해 대출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삼성생명의 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 요건을 갖추게 돼 현재의 그룹 지배구조 틀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데 에버랜드가 금융지주사가 되면 비 금융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삼성전자의 지분보유 문제가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보생명 역시 장기적인 차원에서 금융지주사로의 계획을 갖고 있어 향후 교보문고 등 비 금융계열사의 보유지분에 대한 처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 동부생명이 상장추진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올 회계연도 적자가 예상, 요건충족 미달로 상장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동양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상장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 누적손을 털지 못해 상장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생보사들은 내후년 중 상장요건을 충족하면 상장작업에 돌입 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 보험소비자, 다양한 혜택 제공 가능
금융당국은 상장효과로 보험소비자들이 다양하고 저렴한 보험상품들을 제공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생보사들의 대형화가 가능해짐에 따라 전문인력의 확보가 용이해져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제공하는 한편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효과로 저렴한 상품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각종 공시의무의 강화로 인해 정보제공범위가 확대되고 이에 따라 불완전 판매의 소지가 축소돼 보험소비자의 권익의 보호될 것으로 전망됐으며 특히 브랜드가치의 중요성이 부각, 고객불만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촉진될 것으로 보았다.
이외에도 신속한 보험료 지급심사시스템의 구축으로 보험소비자의 편의성이 제고되는 한편 전문 인력 확보를 통한 다양한 자산관리의 효율성이 제고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장추진 쟁점사항 변동내용>
김양규 기자 kyk7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