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달인] ‘車보험 보상’ 26년 외길인생 빛난다](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7030423072325932fnimage_01.jpg&nmt=18)
과잉보상 문제 보험사기보다 심각하다
창간 15주년을 맞아 본지는 맡은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뤘고 모범이 될만한 금융인을 만나기로 했다.
이미 경지에 오른 달인일 수도 있고 자질이 출중해 큰 그릇으로 한창 발돋움하는 예비달인일 수 있을 그들의 숨결을 권역별로 담을 예정이다. 이번호에는 손해보험업계의 ‘보상 달인’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우리는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다. 성공은 한 분야에서 이루어야 한다. 나는 일을 어중간하게 하는 것을 싫어한다. 이상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성공적인 삶이다.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있거라’ 등의 주옥같은 작품들로 친숙한 미국의 대 소설가 헤밍웨이의 말이다.
한가지 분야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노력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성공한 인생이라는 그의 말에 누구나 고개를 끄떡이며 동감하지만 현실생활에서 이를 지켜나가기는 쉽지 않다. 인생을 살면서 마주치는 수많은 갈림길에서 자신이 선택한 길을 고수해 나가기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 본다면 주재삼 동부화재 강남보상서비스센터 지점장〈사진〉의 인생은 직장인, 특히 자동차보험 보상업무에서 근무하는 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흔히들 ‘사람 상대로 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하지만 주재삼 지점장의 일은 사람을 상대로, 그것도 사고 당사자들의 중재를 담당하는 일이기에 그 고됨은 여타 직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그러나 그는 군소리 없이 지난 26년간 보상업무에 자신의 인생을 걸고 묵묵히 외길을 걸어왔다.
또한 앞으로도 여력이 다할때까지 그 길을 걸어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일이 고되더라도 자신이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는 그의 말은 그를 ‘보상 달인’이라 칭하는데 조금의 과함도 없어 보인다.
◇ 한국자동차보험 공채로 시작해 26년 지나
한국자동차보험 시절부터 보상업무를 담당해온 주재삼 지점장의 26년 보상인생은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
1982년 한국자동차보험에 공채로 발탁된 후부터 시작된 그의 보상인생은 동부화재로 이름이 바뀐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주 지점장이 처음 자동차보험과 연을 맺은 시기는 자동차보험의 초창기라고 할 수 있다.
당시는 한국자동차보험이 국내 자동차보험시장을 독점하던 시기로, 차량대수 50만대에 보험료는 15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는 입사 당시 상황에 대해 “그 당시만 해도 한국자동차보험의 공채는 드물었다”며 “대다수 인력수급이 ROTC출신들의 특채로 이뤄지는 게 보통이었다”고 회상했다.
공채에 합격해 자동차보험업무를 담당한 그는 2년후인 1984년 10월 ‘제3종 손해사정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본격적인 보상업무를 시작했다.
그 시절을 회상해 보면 그때는 보험계약자들의 의식도, 회사의 보상시스템도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취약했다는 것이 주 지점장의 설명이다.
그는 “한 예로 그때는 보상직원들이 현장자금 100~200만원을 직접 가지고 다니기도 했는데 이는 사고 피해자와 합의시에 직접 현금을 보여줘야 할 정도로 계약자들의 의식도 낮았고, 송금시스템도 구비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현재 사고발생 후 최초 안내, 중간안내, 처리결과안내 등을 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참 많은 것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험난한 길이지만 보람은 두배
26년간 보상외길을 걸어온 주재삼 지점장에게도 아직까지 보상업무는 어려운 일이다.
특히 10년전만해도 보상업무 직원들의 애로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주 지점장은 “10년전만 해도 보상직원들은 폭력배의 공갈 협박까지 참고 이겨야 했던 시기가 있었다”면서 “사소한 사고에도 피해금액의 수백배에 달하는 보험금을 내놓으라고 협박할 때는 보상업무에 대한 회의도 들었고, 실제로 이로인해 퇴직한 직원들도 있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지금은 이러한 관행이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막무가내 식의 피해자를 만날때면 난감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힘든만큼 보람이 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어쩌면 그 보람 때문에 이 일을 포기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가장 힘들고 보람있었던 일에 대해 주재삼 지점장은 2002년 영동지역에 엄청난 피해를 불러온 태풍 ‘루사’ 피해보상을 손꼽았다.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기 2개월전인 2002년 7월, 그는 강원보상서비스센터의 지점장으로 발령난 상태였다.
연고하나 없는 원주에서 지점장으로 부임해 업무파악을 하고 있던 그에게 2002년 9월 1일은 결코 잊지 못할 3주의 시작이었다.
9월 1일 아침 그는 강릉지역의 루사 피해 소식을 전해듣고 그 길로 강릉으로 출발했다. 도로유실로 강릉까지 가기도 힘들었지만, 힘들게 도착한 강릉의 모습은 한마디로 뻘밭 그 자체였다고 한다.
피해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오긴 했지만 여관은 물론 화장실도 없던 곳에서 그는 차에서 5일간을 거주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시 동부화재에 가입된 피해차량 700여대의 신속한 보상처리를 해 냈고, 결국 그 공을 인정받아 ‘2002년 최우수 보상팀장’과 ‘2003년 최우수 보상센터장’을 수상했다.
주재삼 지점장은 “당시 강릉에선 각사가 보상처리를 두고 경합을 벌렸다”면서 “한마디로 보상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레카차 확보와 현수막을 걸기위해 총력을 기울여야만 했다”고 말했다.
◇ 과잉보상 해결 가장 큰 문제
보상업무의 베테랑으로 주재삼 지점장은 현재 보상업무 발전을 위해 꼭 해결해야 할 것은 ‘과잉보상’문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1998년부터 손해보험업계에 보상서비스가 강조되면서 각 사가 신속한 현장출동 등과 같이 고객만족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과잉보상으로 인한 불만이 높다며, 신속하게 현장에 나가는 것보다 과잉보상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보상서비스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주 지점장은 “보험사기도 큰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보상처리의 남발”이라고 지적하며 “현재 경찰 미신고 상황에서 이뤄지는 보상처리가 85%에 달할 정도로 너무 쉽게 보상신고와 처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경미한 사고에도 과잉보상이 이뤄질 수밖에 없고 결국 그 부담은 고객들의 보험료로 이어진다”며 “보상서비스의 핵심은 이러한 과잉보상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부화재에선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현재 교통사고 신고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손해보험업계 모두가 과잉보상 예방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전문성 배양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라
“마라톤도 처음이 가장 어렵듯이 보상업무도 3년차까지가 가장 어렵다. 그러나 눈돌리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보상업무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다”며 주재삼 지점장은 후배 보상인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보상직원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꾸준한 업적관리와 전문성 배양이 필요하다고 재삼 강조하며, 손해사정사 자격증 취득 등을 적극 추천했다.
주 지점장은 “손해사정사 등 전문성을 배양하는 것과 아닌것과는 일하는 각오 자체가 틀리다”면서 “자신이 노력을 한다면 보다 빨리 업무에 적응할 수 있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 사내자격증 취득도 좋은 방법중에 하나로 자신이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인터뷰 말미에 보상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 한명 한명의 노력이 국내 자동차보험 발전의 초석이 된다며,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주요 경력·수상 소개>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