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은행 모두 수익확대 비책으로 비이자수익과 카드영업을 들고 나옴으로써 본원적인 수익성 증대는 올해 역시 힘겨울 전망이다.
지난 8일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를 끝으로 5대 대형은행 실적발표가 이뤄지면서 핵심이익창출력이 무뎌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은행별로 대응책을 내세웠지만 뾰족한 타개책 노릇을 할지는 미지수인 상태다.
실적발표 결과 금융감독원이 대손충당금 기준을 상향하지 않았다면 사상 최대 당기순익 기록을 대거 갈아치울 뻔 했지만 결코 이익창출을 잘 해서가 아닌 것으로 입증됐다.
은행업의 핵심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외형 성장 폭이나 증가율을 대부분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총자산을 무려 46조5000억원 불려내 증가율 33.2%와 함께 독보적 성장을 일궈냈다.〈그림 참조〉 규모 21조원에 20.4%의 증가율을 보인 하나은행이나 규모 17조7000억원에 증가율 20%로 선전했던 기업은행조차 멀찌감치 따돌린 실적이다.
덕분에 우리은행이 여려 지표에서 신한은행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설 수 있었고 우리금융지주 역시 신한지주를 앞섰노라고 주장할 근거가 마련됐다.
대신에 우리은행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2768억원과 1446억원으로 이들을 합한 총영업이익은 4214억원, 14.6% 늘리는데 그쳤다. 총자산을 활용해 이들 핵심영업이익을 얼마나 실현했는지 따지는 총이익률은 이 때문에 2005년 2.74%에서 2.28%로 무려 0.46%포인트 낙하했다.
〈3면 그림과 표 참조〉
반면에 이익의 질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나은 모습을 보였다.
이들 은행 총자산 증가규모는 약 14조원으로 보폭을 나란히 했다. 물론 신한은행은 핵심이익창출력의 진전을 일궈냈고 국민은행은 하락폭 상쇄와 핵심고객 지키기의 와중에 여전히 가장 뛰어난 이익창출력을 고수했다.
신한은행 총영업이익 증가폭은 3817억원, 9.7%로 증가율이 총자산 8.4%를 앞섰다. 따라서 총이익률은 2.42%에서 2.45%로 좋아졌다.
국민은행은 비이자이익 부진의 영향으로 총영업이익이 1574억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총이익률이 3.76%에서 3.58%로 0.18%포인트 낙폭을 보였지만 아직 수위를 지킨다.
하나은행은 이자이익을 16.9%나 늘린 덕분에 총영업이익을 16%(3602억) 늘릴 수 있었고 총이익률 하락폭은 0.08%포인트로 선방했다.
기업은행은 순익 1조원과 총자산 100조 돌파, 중소기업금융 분야의 독보적 위상 굳히기에 성공했으나 총영업이익을 9.3%, 2406억원 늘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덕분에 기업은행 총이익률은 0.26%포인트 줄어든 2.66%를 나타냈다.
이처럼 핵심이익창출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은행들은 △이자이익 증대를 위한 고객기반 확충 △수익원 다변화를 통한 비이자수익 증대 등을 앞세우는 데 엇비슷한 모습을 보였고 △카드영업 차별화를 통한 수익증대 등에 사실상 일치했다.
국민은행 경영진이 내다본 것처럼 이자마진 회복이 연말께에나 가시화 되고 역량을 집중 투입하는 시장이 겹친다면 올해 역시 은행권 전반적으로 이익창출력이 늘어나기는 힘들어질 전망이다.
그래서 이익증대가 화두가 된 경쟁심화 시장에서 차별화된 이익창출력을 선보일 은행이 누가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2006년 5대 은행 경영지표>
(단위 : 총자산은 조원, 나머지 억원 또는 %)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