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기만료를 불과 몇 달 앞둔 하영구 행장이 씨티은행의 본사가 있는 뉴욕으로 이번 주초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다음주 이사회를 앞두고 있어 ‘연임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6일 “하 행장이 미국 본사로 간 것은 연임과 관련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은행 내부에서도 하 행장의 연임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외국인 행장이 임명됐을 때 노조의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 부진에 빠졌던 영업을 부활시키는 데 새로운 인물이 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끌어오던 한미은행과 씨티은행의 임단협이 합의되며 이번주 중에 조합원의 투표를 통한 최종 결정만 남겨놓고 있다.
씨티은행 노조와의 임단협은 지난 2005년부터 합의되지 않다, 이번에 잠정 합의된 것이다.
이로써 양사는 직급통합만 끝내면 사실상 물리적통합은 완료하게 돼 한국씨티은행의 이름으로 힘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결국 하 행장 임기만료를 얼마 안 남겨놓은 시점에서 내부적인 현안이 정리되고 재도약을 위한 기반이 조성된 셈이다.
올초 이뤄진 인사와 올해 경영계획도 주목해야 한다.
먼저 씨티은행 뉴욕 본사의 정책을 집행하는 핵심부서인 ARR부서에 일라이자 옹 부장 대신에 권재완 부장이 임명됐다.
또 기업금융그룹장에 하 행장과 오랜 친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박진회닫기

모두가 외국인이 담당하고 있던 자리를 한국인이 꿰찬 것이고 하 행장의 측근이 임명됐다고 보는 풀이가 많다.
특히 광동은행장으로 승진한 마이클 징크 후임 인선과정에서 뉴욕본사 일부에서 추천한 인물을 밀어내고 박진회 부행장카드를 관철시켰다는 후문이다.
ARR부서장으로 한국인이 임명된 것은 하행장의 입지를 상징하는 것이란 분석이 분분하다.
또 하 행장이 올초 경영계획을 밝히면서 ‘공격경영’을 전면에 내세운 점도 연임을 염두해 놓은 것이라는 게 주변의 분석이다.
하 행장의 임기는 오는 3월 만료된다. 이 때 주총이 소집돼 신임 이사진도 결정된다. 만일 하 행장이 연임한다면 2010년까지 씨티은행 재도약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